뇌출혈환자 의사에게 보고 안한 간호사, 의사는 응급환자 방치

알콜의존증으로 정신병동에 입원해 두차례 쓰러져 뇌출혈이 발생했지만 간호사가 금단증상으로 판단해 당직의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의료진 역시 응급진료를 하지 않고 방치한 의료과실.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일부 승, 2심 원고 일부 승

 

 

사건의 개요

환자는 알콜의존증 치료를 위하여 피고 병원의 정신병동에 입원하였다.

 

환자는 01:05경 피고 병원의 입원실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바닥에 쓰러져(1차 충격) 의식이 없이 30초 가량 온몸에 심한 경련을 일으키고, 많은 거품을 내며, 몸이 경직되는 증상을 보였다.

 

당직간호사 □□□은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알콜의존증에 의한 통상적인 금단증상으로 판단하여, 당직의사인 ■■■에게 이를 보고하거나 그로부터 응급처치에 관한 지시를 받지 않았다.

 

그러면서 당직간호사는 환자의 입 속에 설압자(혀를 깨물지 못하도록 하는 기구)를 넣고, 목을 뒤로 젖혀 기도를 유지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당직간호사는 잠시 후 환자의 의식이 회복되자 스스로의 판단으로 혈압강하제인 아달라트 5㎎을 투여하였다.

 

환자는 같은 날 06:30경 잠자리에서 일어나 피고 병원의 정신병동 휴게실에서 등받이가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던 중 갑자기 뒤로 넘어져 ‘쿵’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쓰러졌다(2차 충격).

 

당직의사로서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는 □□□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전화로 “아달라트 10㎎을 더 투여한 후 조금 더 지켜보자”라고 지시하였을 뿐, 직접 환자를 살펴보지 아니하였다.

 

간호사 □□□은 같은 날 07:00경과 07:45경 두 차례에 걸쳐 환자의 혈압을 측정하였는데, 각각 200/150, 220/150으로서 혈압이 떨어지지 아니하였다.

 

07:00경의 맥박수가 분당 100회로 빈맥이었으며, 계속 의식이 명료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토와 설사를 하고 그로 인하여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는 등 그 예후가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나 □□□은 이를 확인하고도 달리 업무인계시까지 당직의사나 주치의에게 보고하지 아니하였다

 

주치의 ☆☆☆은 같은 날 10:40경 비로소 환자의 상태를 직접 살펴보았는데, 이미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통상적인 금단증상과는 다르다고 판단하여 뇌CT 촬영 결과 뇌출혈로 판명이 되어 상급병원으로 후송했다.

 

상급병원은 즉시 기관내 삽관술을 시행하고, 응급수술을 했지만 사망하였다

 

2심 법원의 판단

피고 병원의 당직간호사 □□□은 1차 충격 후 환자의 증세를 단순한 알콜 금단증상에 따른 간질 증상으로만 판단하여, 스스로 혈압강하제만 투여하였을 뿐, 당직의사에게 보고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또 2차 충격 후에도 당직의사에게 환자의 정확한 상태나 두부외상 또는 그로 인한 뇌손상의 가능성 등 증상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와 함께 당직의사 ■■■와 주치의 ☆☆☆은 2차 충격부터 회진시까지 4시간 이상 환자를 방치해 조속한 진단 및 응급 치료 시기를 놓친 의료상의 잘못이 있다.

 

그리고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환자의 뇌출혈 발생 사실을 인지하여 상급병원으로 후송함에 있어서도 즉각적인 기관내 삽관 등 응급치료를 시행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증상을 악화시킨 의료상의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판례번호: 256번(2002가합**), 9200번(2006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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