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근위지골 골절, 족부 열상 등을 수술하기 위해 마취유도제를 투여한 후 뇌손상을 초래한 사건.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패
사건의 개요
원고는 석회공장에서 놀다가 큰 석회돌에 왼쪽 발이 깔려 A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A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원고의 왼쪽 첫 번째 발가락 근위지골 골절, 족부 열상 등으로 진단한 후 왼쪽 발가락뼈를 당겨서 붙인 후 핀을 박는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공중보건의사였던 마취과 전문의인 피고는 전신마취제와 근육이완제를 주입하고, 마취유도제 등을 주입했다.
또 수술이 종료되자 마취 유지를 위해 사용하던 마취가스, 진통제 등을 모두 중지하고 원고의 이름을 부르는 등으로 마취에서 깨웠다.
약 10분 후 원고는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대답을 하고, 눈을 뜨고 수술 침대에서 일어나려 머리를 들며 사지를 움직였으며, 수술 부위 통증을 호소했다.
피고는 원고가 마취에서 충분히 깨어났다고 판단하고 수술실 간호사 김00에게 원고의 X-ray 촬영 등을 위해 회복실 겸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응급실로 인계하도록 하면서 ‘원고 보호자가 무통주사를 신청하지 않았으니 응급실에서도 '울티바'를 폐기하지 말고 그대로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울티바'는 마취유도 및 마취유지 진통제로 알려져 있다.
김00는 원고를 응급실 간호사 고00에게 인계하면서 ‘울티바를 유지해 달라고 하는데 자세한 것은 마취과에 확인해 보라’고 전했다.
당시 울티바와 수액을 혼합한 용액은 100ml 팩 중 약 절반 이상이 남은 상태로 달려있었다.
그런데 고00는 25분 후 원고에게 청색증이 나타난 것을 발견해 의료진을 호출했고,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하자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약 1시간 후 혼수상태에 빠져 상급병원으로 전원했다.
피고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원고를 응급실로 인계할 당시 남아 있던 울티바 혼합액이 전부 주입된 상태였다.
원고는 그 후 저산소성 뇌손상, 의식혼미, 사지 강직성 마비 등으로 인한 와상상태로서 의식 회복이 어려운 상태다.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수술 종료후 주입을 멈춰야 하는 울티바를 계속 주입했고, 원고의 호흡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충분히 감독할 책임이 있음에도 수술 종료후 10분 만에 응급실로 인계한 과실이 있다.
법원의 판단
만약 피고가 수술후에도 수술 당시와 동일하게 울티바를 10gtt 용량으로 지속적으로 정맥 주사했다면 원고는 부르는 이름에 대답하거나 통증을 호소하고, 약 15분간 자발호흡을 유지할 정도로 각성될 수 없다.
수술을 종료하면서 울티바 주입을 중단한 피고에게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 원고의 수술 직후 전신상태 등에 비춰볼 때 피고가 원고의 상태가 회복실 퇴실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응급실로 인계한 조치에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런데 원고에게 청색증이 발견된 직후 확인한 결과 잔여 울티바 혼합액이 원고에게 전부 주입되어 있었는데 이는 응급실 인계 이후 누군가 다시 주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떠한 경위로 울티바가 다시 주입됐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피고가 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응급실 인계 당시 주입을 중단한 울티바를 폐기하지 않고 유지해 둔 것도 갑작스런 통증 호소 등 향후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서, 적절한 조치였던 것으로 보인다.
판례번호: 562453번(2016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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