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태성 고혈압환자가 뇌출혈로 사망…효과 없는 처방반복 과실

(고혈압 약물치료)

 

손해배상

1심 원고 패, 2심 원고 일부 승, 대법원 상고 기각

 

환자는 구치소 입소자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구치소 의료과장(흉부외과 전문의)에게 "과거 10년간 키 181㎝, 몸무게 90㎏ 정도를 유지했고, 2002년경 측정 혈압이 160/95㎜Hg로 나왔다. 그러나 투약 치료를 받지 않았으며, 현재 두통 등 특이 증상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의료과장은 혈압 측정 결과 180/105㎜Hg로 나오고 그 원인 질환을 알 수 없자 '본태성(원발성)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고혈압 치료제를 정기 투약하도록 처방했다.

 

구치소는 환자의 고혈압에 대해 약 5개월간 주로 이뇨제인 다이크로지디정(Dichlozid tab.)과 혈압강하제 파인디핀정(Pinedipin Tab, 유효성분은 암로디핀으로 혈관확장제에 속하는 칼슘통로차단제의 하나)을 각 1일 1회 1정씩 정기 투약하도록 처방했다.

 

그러던 중 발음이 어눌하고 거동이 불편해 대학병원으로 전원한 결과 뇌실내출혈 등으로 진단받고, 뇌실 천자술, 뇌혈관 조형술 등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 집중적인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뇌출혈로 인한 패혈증(중간선행사인은 뇌농양)으로 사망했다.

 

2심 법원의 판단

구치소는 입소자 건강검진 당일 이뇨제인와 혈압강하제를 각 1일 1회 1정씩 정기 투약하도록 처방한 이래, 혈압강하효과가 거의 없는데도 약 4개월 동안 같은 처방만 반복했고, 혈압 측정도 약 10회 정도만 했다.

 

그 사이 혈압 측정결과 대부분 중증 고혈압 수치에 해당하는 수축기 혈압 162~200㎜Hg, 확장기 혈압 92~119㎜Hg를 오르내렸다.

 

그런데 의무관들은 기존 처방에 따른 혈압강하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약제량을 증가시키거나 약물의 종류를 교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혈압에 악영향을 끼치는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해 고지혈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지도 않았고, 당연히 그에 대한 치료도 하지 않았다.

 

이 사건 구치소 의무관들은 수용자인 환자에 대한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자칫 뇌출혈로 인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 고혈압 환자에 대해 약 4~5개월 동안이나 혈압강하의 효과가 없는 처방만 반복했다.

 

이 사건 사고는 의무관들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행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로 발생했다고 할 것이다.

 

이에 피고 대한민국은 사용자책임의 법리에 따라 그 소속 구치소 의무관들의 위와 같은 직무 집행상의 과실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례번호: 2심 5111번

판결문 받으실 분은 댓글 또는 비밀댓글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