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의 진료비 조정 사전통보는 행정소송 대상 아니다

내과의원을 운영중인 의사가 혈액투석을 받으러 온 의료급여 대상 환자에게 원외처방하자 심평원이 해당 비용이 조정 대상이라고 통보한 사안. 이에 대해 법원은 해당 약제비를 상계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에 불과해 행정청의 공권력 행사로 보기 어렵다며 각하 판결. 

 

사건: 의료급여비용 조정처분 취소청구

판결: 1심 원고 소 각하

 

 

사건의 개요

내과의원을 운영중인 원고는 혈액투석을 받으러 온 의료급여 대상 환자 임모 씨와 신모 씨에게 혈중 요산농도를 조절하는 유유알로푸리놀정과 천식치료제 2액시마정을 원외처방했다. 

 

이에 두 환자는 약국에서 해당 약제를 조제받았다. 그러자 피고 심평원은 해당 약제비 상당액이 원고에게 지급할 급여비용에서 조정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통보했다.

 

[사건의 쟁점]

의료급여 대상 만성신부전증환자에 대한 혈액투석수가는 1회당 14만 6120원 일당정액수가가 적용된다.

 

혈액투석 일당정액수가는 16년 동안 단 한차례 인상됐을 뿐이어서 물가인상, 임금인상 등이 반영되지 않는 대표적인 저수가 항목으로 통한다.  

    

이번 사건의 논란은 ‘의료급여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 제7조 제2항이다.

 

제7조(혈액투석수가)

②외래 1회당 혈액투석 정액수가에는 진찰료, 혈액투석수기료, 재료대, 투석액, 필수경구약제 및 Erythropoietin제제 등 투석당일 투여된 약제 및 검사료 등을 포함한다. 다만, 혈액투석을 위한 정맥내 카테타삽입술 비용은 별도로 산정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행정해석

혈액투석 정액수가에는 필수경구약제뿐만 아니라 당일에 투여되는 비필수약제 등 모든 약제가 포함되어 별도 산정할 수 없다.

 

심평원 주장

의료급여 만성신부전환자의 약값이 정액수가에 포함돼 있어 별도로 산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원외처방해 약국이 건보공단에 약제비를 청구하도록 한 것은 해당 고시 위반이어서 삭감 대상이다.

 

원고의 주장

고시에서 말하는 필수경구약제는 혈압강하제, 인산염흡수방지제, 비타민제, 조혈제 등으로 원고가 처방한 유유알로푸리놀정, 2액시마정은 필수경구약제가 아니다.

 

원내에 환자에게 필요한 약이 없어 처방전을 발급한 것일 뿐이고, 설령 고시를 위반해 원외처방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약제비를 받은 곳은 약국 등 제3자이지 의료기관이 아니다.

 

행정해석으로 인한 또다른 논란

심평원은 이런 보건복지부 행정해석을 기초로 혈액투석을 받던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약값(400여만원)을 삭감했다.

 

글리벡이 혈액투석에 수반해 통상적으로 투여하는 약제가 아닐 뿐만 아니라 글리벡 약값이 혈액투석수가 14만 6120원에 비해 크게 높지만 심평원은 ‘투석 당일 투여한 약제’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원고의 청구에 대한 법원의 판단

심평원의 조정 통보는 자치단체가 원고에게 지급할 의료급여비용에서 해당 약제비를 상계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 행정청의 공권력 행사로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소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대한 게 아니어서 부적법하다.

 

판례번호: 80014번(2016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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