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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자 의료판례

엘 튜브(L-tube) 삽입술 의료분쟁

by dha826 2022.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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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맥루 수술 부위 출혈로 인조혈관 제거

환자는 과거 피고 병원에서 좌측 동정맥루(arteriovenous fistulae, 인조혈관) 수술을 받았고, 5개월 뒤 수술 부위 출혈로 피고 병원 응급센터를 방문해 입원했다.

 

이에 의료진은 인조혈관 제거술(graft removal operation)을 시행했는데 환자는 며칠 뒤 혈액에서 그람양성균이 발견되었고, 분절핵 호중구 수치가 계속 상승했다.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항생제 투여

이에 대해 감염내과는 감염성 심내막염(infective endocarditis)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항생제를 추가 투약하고, 중환자실로 옮기고 감염내과로 전과하라고 회신했다.

 

환자는 혈액투석 동정맥루 재개통술을 받은 뒤 병동으로 돌아왔고, 감염내과 의사는 오후 630분 환자에 대해 금식(NPO)을 지시했다.

 

엘 튜브 삽입 후 심정지

이어 감염내과의사는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니 엘 튜브(L-tube, 비위관, 콧줄)를 삽입하라고 인턴의사 E에게 지시했다.

 

인턴 E는 오후 830~40분 환자에게 엘 튜브를 삽입하려고 시도했다.

 

당시 환자는 동정맥루 재개통술에 사용된 진정제 미다졸람의 영향으로 자극에 반응하고 일부 지시에 따를 수는 있었지만 지남력이 없는 상태였고, 활력징후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였다.

 

인턴 E는 오후 855분 환자가 호흡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엘 튜브를 제거했으며, 환자의 통증반응, 의식이 없고 맥박이 측정되지 않자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감염성 심내막염 응급수술

환자는 오후 9시 맥박이 다시 측정되었지만 의식수준은 반혼수(semicoma) 상태였다.

 

환자는 다음 날 의식수준이 나른한(drowsy) 상태가 되었고, 라인을 제거하려는 행동을 했으며, 감염성 심내막염에 대한 응급수술을 시행했지만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의 보호자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이 환자의 보호자들에게 엘 튜브 시술에 관해 먼저 설명하지도 않은 채 시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원고들은 인턴의사가 환자의 거부반응 등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15분 이상 무리하고 미숙하게 엘 튜브 삽입을 시도하다 호흡정지 및 심장마비를 초래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피고 병원의 주장

이에 대해 피고 병원은 엘 튜브 시술의 경우 일반적이고 빈번히 행해지고 비교적 간단한 것이어서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피고 병원은 인턴의사가 엘 튜브를 삽입함에 있어 무리하고 미숙한 시술을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1심 법원의 판단(원고 일부 승)

. 엘 튜브 삽입과정의 과실 여부

인턴 E가 환자의 거부반응 등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15분 이상 무리하고 미숙하게 엘 튜브 삽입을 시도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E가 환자의 상태 등을 파악하지 못한 채 보호자들이 말할 때까지 계속 주사기 펌프작업만 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 E가 환자에게 엘 튜브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다.

 

 

. 설명의무 위반 여부

엘 튜브 삽입술은 금식 상태의 환자에게 경구용 약제를 투여해야 할 경우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시술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환자와 같이 비록 활력증후군은 비교적 안정된 상태이지만 방금 수술을 받고 왔고, 진정제의 영향으로 의식이 완전하지 않으며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 대해서는 환자의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로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 내지 보호자에게 엘 튜브 삽입술 시행 전에 그 부작용, 위험성 등을 설명하지 않은 이상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엘 튜브 삽입술이 환자의 사망과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갑작스러운 호흡정지 내지 심정지와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므로 피고 병원은 원고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데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2심 법원(원고 패소)

. 피고 인턴 E의 엘 튜브 시술 과정의 과실 여부

인턴의사가 환자에게 엘 튜브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피고 인턴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

(1). 이 사건에서 환자가 사망한 원인은 엘 튜브 삽입 과정에서 일어난 호흡정지, 심정지가 아니라 그 전부터 앓고 있던 세균 감염으로 인한 감염성 심내막염이다.

 

(2). 엘 튜브 삽입술은 금식 상태의 환자에게 경구용 약제를 투약할 경우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시술이다.

 

(3). 엘 튜브 삽입 내지 심폐소생술로 인해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 악화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4). 피고 인턴이 환자에게 엘 튜브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엘 튜브 삽입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않는 사항에 관한 것으로서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글 번호: 104937, 37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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