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전방출혈 치료상 과실로 실명

눈 전방출혈 후 실명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눈 부위에 출혈이 발생해 피고 병원에서 안압치료를 하고 퇴원했지만 며칠 뒤 전방출혈 및 재출혈이 발생해 인공수정체 삽입술 치료를 했지만 실명된 사안이다.

 

사건의 쟁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진료 과정에서 관찰 및 처치를 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는지, 전방출혈의 위험성 등을 제대로 지도설명하지 않아 환자가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했는지 여부다.

 

 

눈 출혈 후 재출혈로 실명된 사건의 개요

원고는 야구를 하던 중 야구방망이에 오른쪽 눈 부위를 맞아 눈썹 부위가 찢어지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을 보여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당시 안압이 36mmHg(정상범위 15~25mmHg)이었고, 전방출혈이 4mm 가량 발생한 상태였다.

 

전방출혈이란?

전방출혈은 눈에 둔상이 가해지면 홍채나 섬모체의 혈관이 터져 수정체와 각막 사이의 공간으로 출혈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외상성 전방출혈은 무해하고, 일시적이지만 재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처음보다 더 많은 출혈이 발생해 안압상승 및 녹내장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추적관찰과 처치가 필요하다.

 

 

전방출혈과 안압상승 치료 후 퇴원 조치

피고 병원 의사는 전방출혈과 안압상승을 확인하고 안압치료를 위해 만니톨 등을 주사하고, 안압약을 점안했다.

 

그런데 이후 안압이 20mmHg으로 떨어지고 전방출혈에 의한 안저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초음파촬영 결과 유리체, 망막, 맥락막 등에서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원고는 입원 치료를 요청했지만 피고 병원 의료진은 안압하강 점안제, 스테로이드 점안제 등의 약물을 처방하면서 퇴원 조치했다.

 

인공수정체 삽입술 불구 실명 상태

그런데 원고는 3일 뒤 오른쪽 눈 부위에서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다시 피고 병원에 내원했고, 안압이 45mmHg까지 상승하고, 홍채해리, 외상성 백내장, 이차성 녹내장 및 각막혼탁 등까지 발생한 상태였다.

 

원고는 수차례에 걸쳐 전방출혈에 대한 전방세척술, 백내장 및 녹내장에 대한 인공수정체 삽입술 수술을 받았지만 사실상 실명상태이고, 녹내장 치료에 별다른 효과가 없어 안구통증이 오면 안구적출이 필요하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의료진의 과실로 실명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다음은 원고의 주장이다.

 

가. 피고 병원의 수술 상 과실

원고는 피고 병원이 전방출혈로 안압이 상승했음에도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은 채 퇴원시켰고, 퇴원 당시에도 아무런 처방을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 지도설명의무 위반

또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를 퇴원조치하면서 전방출혈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주의사항, 즉 통증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지 않아 적기에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의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음은 판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가. 피고 병원의 수술상 과실 주장(불인정)

(1) 외상성 전방출혈은 재출혈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안압치료 후 원고의 안압이 정상범위 안으로 회복되었고, 당시 재출혈이나 그로 인한 녹내장 등의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므로 피고 의료진이 원고를 입원시켜 치료하지 않았다고 해서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진료방법을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다.

 

(2) 이런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병원은 원고에 대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실시했다고 할 것이고, 원고를 입원시켜 치료했어야 할 주의의무까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지도설명의무 위반 주장(인정)

(1) 외상성 전방출혈의 경우 대부분은 별다른 후유증 없이 사라지지만 재출혈로 인해 녹내장이 발생할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시력상실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2) 따라서 의료진으로서는 원고의 재출혈이나 그에 따른 합병증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하더라도 그 위험성에 비춰 향후 경과관찰이 필요하고, 재출혈의 경우 수술적 치료까지 필요하다고는 판단할 수 있었다.

 

(3) 피고 의료진은 환자나 환자 보호자에게 외상성 전방출혈의 위험성, 발생 가능한 합병증의 종류, 심각성, 증상 발생시 필요한 조치 등을 명확히 설명해 통증이 재발하면 즉시 피고 병원에 내원해 치료 받도록 구체적인 정보 제공과 함께 이를 지도설명할 의무가 있었다.

 

(4) 그럼에도 피고 의료진은 이와 같은 지도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원고는 퇴원 후 전방출혈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재출혈이 광범위하게 발생할 때까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

 

(5) 이로 인해 이 사건 실명사고 등이 발생했으므로 피고 의료진의 지도설명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글 번호: 12657번

 

2022.07.31 - [안기자 의료판례] - 백내장수술 후 인공수정체 탈구 재삽입 중 과실

백내장수술 후 인공수정체 탈구 재삽입 중 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