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의료이야기

'요양원' 화재나자 '요양병원' 환자들이 대피했다는 기자들

by dha826 2020. 4. 14.
반응형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구별 못하는 기자들

 

2019년 이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노출된 요양병원, 요양시설(요양원) 관련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하고, 사실관계가 불명확하거나 잘못된 기사를 정리했습니다. 요양병원은 환자들이 입원하는 의료기관, 요양원은 일상생활이 불편하신 분들이 입소해 돌봄서비스를 받는 생활시설이지만 상당수 기자들은 요양원=요양병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편집자]

 

 

15. 요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본문에서는 요양병원

 

사례 [K매체 2020년 1월 3일자]

시흥 한 상가 화장실서 화재...소방당국, 요양원 환자 신속 구조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어젯밤(2일) 8시 48분쯤 시흥시 은행동의 한 상가 1층 화장실에서 불이 나 5분여 만에 꺼졌습니다. 이 불로 연기가 건물 전체로 퍼졌고, 14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중 9명은 5층 요양병원 환자로서,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상가에서 불이 발생해 요양원 입소자들을 신속히 구조했는데 알고보니 요양병원 환자?

 

16. Y매체는 요양병원, N매체는 요양원, C매체는 혼용

 

사례1 [Y매체 2019년 2월 18일자]
'흉가 체험' 방송하던 BJ 진짜 시신 발견 '화들짝'


"여러분, 여기가 버려진 요양병입니다"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던 1인 미디어 활동가(BJ) 박모(30)씨는 지난 16일 자정께 광주 서구에 있는 한 요양병원을 찾아갔다. 개인방송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흉가 체험'을 하기 위해서였다. 당연히 사람이 없어야 할 입원실 입구 쪽에 내복을 입은 60대 남성이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 남성이 병원 입원실에서 노숙하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고 18일 밝혔다.

 

사례2 [N매체 2019년 2월 18일자]
'심야 흉가체험' BJ, 폐쇄 요양원서 시신 발견…경찰 수사

폐쇄된 요양원에서 흉가체험을 하던 인터넷 방송인이 요양원에서 숨져 있는 60대 남성을 발견했다고 신고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요양원은 외부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철망이 설치되어 있었고 건물 내부는 10여년째 방치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례3 [C매체 2019년 2월 18일자]
폐쇄 요양병원서 '흉가체험' 생중계 하던 BJ, 실제 60대男 시신 발견

폐쇄된 요양병원에서 ‘흉가 체험’을 생중계하던 유튜버가 60대 남성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요양원은 사실상 버려진 건물로, 유튜버 박씨가 무단침입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박씨에 적용할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흉가체험에 대해 많은 매체가 보도했지만 시신이 발견된 곳이 과거 요양병원이었는지, 요양시설(요양원)이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기자들이 용어를 마구잡이로 쓰고 있다.  

 

17. 자해한 곳은 요양원? 요양병원?


요양보호사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상 노인요양시설에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를 의미하는 법정용어이다. 반면 요양병원은 돌봄서비스 제공 기관이 아니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요양보호사'가 근무하지 않고, 입원한 환자들이 간병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간병인'를 채용한다. 요양원 요양보호사(O), 요양병원 요양보호사(×)

 

사례1 [N매체 2018년 12월 22일자]
요양원 입원 80대, 간병인 찌른뒤 자해해 숨져

 

경남함안군 소재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80대가 잠 자던 간병인을 흉기로 찔러 상해를 입힌 뒤 스스로 자해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함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10시45분쯤 A씨(89)가 요양병원 병실 내 간이침대에서 자고 있던 간병인 B씨(67)를 흉기로 찔러 상해를 입혔다.

 

사례2 [Y매체 2018년 12월 22일자]
함안 소재 요양병원서 80대 환자 요양보호사 찌르고 자해 사망

 

경남 함안의 한 요양병원에서 80대 환자가 요양보호사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하고 자해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함안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0분께 함안 모 요양병원 병실에서 A(89)씨가 요양보호사 B(67)씨를 찔러 다치게 했다.

 

☞사례1 기사를 보면 요양원 입소한 80대가 야간에 몰래 요양병원으로 건너가 병실 간이침대에서 자고 있는 간병인을 찌른 게 된다.  


18. 요양원=병원?

 

사례1 [T매체 2019년 3월 2일자]
병원이 더 위험하다?…‘검은 연기 가득’ 포항 요양원 화재 당시 상황

 

포항 요양원 화재로 인해 병원 내 화재가 특히 더 위험한 이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오후 8시경에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한 요양원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불은 20여분 만에 전소됐다. 해당 병원에 직원과 환자 등 2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발 빠르게 대피시키면서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요양원 화재의 위험성은 항상 강조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일어나 22명이 사망했다. 약 1년 전인 밀양에 위치한 병원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사상자만 160여명이었다. 이렇듯 요양원은 화재가 나더라도 대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기 때문에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후 병원에 스프링클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법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사례2 [S매체 2019년 3월 1일자]
포항 요양원 화재, 20여 분만에 진화…빠른 대피로 인명피해 없어

 

1일 오후 8시 5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한 요양원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는 “병원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환자를 이동시켜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요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병원'이 더 위험하다고 말하는 건 뭐지 싶다. 또 요양원에서 불이 났는데 병원 직원과 환자들이 대피하는 것도, 병원 스프링클러를 의무화하자는 것도 코미디지만 기자들만 이유를 모른다.

 

19. 요양시설은 요양기관?

 

사례 [M매체 2019년 8월 26일자]
"어떻게 하면 요양기관을 잘 고를 수 있을까?"
김석표 대구시노인복지협회장 "가장 중요한 것을 선택하라" "직접 확인하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처음 실시된 2007년 이후 2008년 1천700곳에서 2018년 5천338곳으로 노인요양시설이 급증했다. 이런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요양기관을 찾는 노인은 거의 없고,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부모를 요양기관에 입소시키야 하는 가족들 역시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더욱이 요양기관의 실태를 고발하는 언론보도를 보면 "혹시나"하는 마음에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다.

 

어쩔 수 없이 부모를 요양기관에 모시더라도 좀 더 나은 환경의 기관을 찾으려 애쓰는 것이 자녀와 가족의 당연한 심정이다. 그럼 "좋은 요양기관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김석표 대구시노인복지협회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대한 가장 많은 정보가 있지만, 주로 소재지·정원·설립연도·평가등급 등 단편적 정보 위주여서 요양시설의 속사정을 입체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대부분 다양한 질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 부모를 요양기관에 모실 수밖에 없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님께 가장 잘 맞는 좋은 요양기관을 찾을 수 있다.

 

요양시설은 노인복지법에 기반해 돌봄서비스를 주로 하는 생활시설이라면, 요양기관은 건강보험법에 따라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과 약국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요양시설은 요양기관이 아니다.

 

그럼에도 요양시설을 요양기관으로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국민들에게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이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인식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요양병원=요양기관(0), 요양원=요양기관(×), 요양원=요양시설(0)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