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수술 후 출혈…퇴근후 연락두절된 외과의사 주의의무 위반

일반적으로 갑상선은 다량의 혈액이 공급되는 장기로서 수술후 출혈 위험이 높고, 바로 뒤에 기도가 위치하고 있어 출혈이 발생할 경우 호흡곤란으로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기 쉽다.

 

따라서 갑상선 부위를 수술한 의사는 일정한 시간 동안 환자의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혈종에 의한 기도압박 등의 증세가 발생하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대비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사건: 업무상과실치사

판결: 1심 피고인 벌금형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병원 외과 진료부장으로, 피해자의 갑상선 우엽(종양) 절제술을 시행하고 입원시켰다.

 

그런데 피고인은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관찰하지 않고 수술부위 출혈로 인한 혈종 발생 등 응급상황 발생시 조치에 대해 아무런 지시를 하지 않고, 담당 간호사들과의 연락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후 5시 30분에 퇴근했다.

 

피고인이 퇴근한지 30분 뒤 피해자가 기도압박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자 간호사들이 피고인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계속 연락이 되지 않는 등 담당의사로서 피해자에게 어떠한 응급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3시간 뒤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이송도중 갑상샘 우측 엽 제거술 부위 출혈 및 혈종 형성으로 기인된 기도 압박으로 질식사했다.

 

피고인의 주장

환자의 상태에 비춰 오후 8시 이전에는 응급상황이 아니었고, 그 이후에는 피고인이 피곤해 잠을 자느라 연락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서 이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연락을 받았더라도 조치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사망과 인과관계가 없어 무죄에 해당한다.

 

법원의 판단

담당 간호사는 18:30경 ‘수술한 부위 쪽으로 콕콕 찌르는 불편감이 있으며 외관상 부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진료차트에 기록했는데, 피고인은 당시 담당간호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현재 특이변화 없으므로 증상 관찰하자”고 대답했다.

 

환자는 19:34경 호흡곤란을, 20:40경 숨쉬기 힘들어 하면서 몸부림을 쳤고, 간호사가 피고인에게 계속 연락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갑상선 부위를 수술한 의사로서는 수술 직후 일정한 시간 동안 환자의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혈종에 의한 기도압박을 의심할 만한 증세가 발생한 경우 바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대비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주치의는 퇴근 후라도 비상연락을 취하는 등의 방법으로라도 간호사와 당직의 등이 신속하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특히 피고인은 18:30경 담당간호사로부터 환자가 수술 부위의 불편감을 호소한다는 상황보고를 받고 계속 증상을 관찰하자고 답변한 상태였다.

 

그러므로, 곧 이상징후로 발전하거나 다시 연락이 올 가능성이 있음을 예상해 그에 대비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했고, 당직의의 기도확보 만으로는 적절한 치료가 되지 못해 환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한 과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19:34경 담당간호사의 연락을 정상적으로 받았더라면 당직의에게 기도삽관 등 필요한 지시를 하거나 자신이 직접 돌아와 응급수술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사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은 적어도 간호사 내지 당직의가 적절하게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명백한데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죄질과 정상이 무겁다.

 

판례번호: 1심 461번(2013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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