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분만 후 뇌출혈과 신생아가사…전원의무도 위반

태아가 심하게 몰딩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연분만을 시행해 신생아에게 뇌출혈과 신생아 가사를 초래하고, 빈호흡과 저혈당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음에도 상급병원으로 신속하게 전원하지 않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한 판결.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패, 2심 원고 일부 승

 

사건의 개요

원고는 초산부로서 출산예정일이 지나도 진통이 시작되지 않자 임신 41주 4일째 유도분만을 하기 위해 피고 병원에 내원했다.

 

원고는 09:30경부터 분만촉진제 옥시토신을 투여받았고, 15:30경 태아의 머리에 몰딩이 발생했다.

 

(몰딩: 태아의 머리가 좁은 산도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기 위해 머리의 봉합 부분이 겹쳐지는 것을 말한다)

 

분만 중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태아 머리의 몰딩이 심하거나 오래된 상태에서 분만이 진행되지 않으면 머리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18:20경 원고의 자궁경관이 완전 개대되었지만 19:20경에도 몰딩이 지속되었고, 피고 의료진은 그 무렵 흡입분만을 시도해 19:35경 3.8kg의 원고 A가 출생했다.

 

A는 출생 당시 전신청색증이 있었고, 약간의 태변 착색이 있었다. 이에 의료진은 앰부배깅을 하고 19:45경 신생아실로 옮겼다.

 

그런데 A는 20:20경 빈호흡이 발생했고, 의료진은 23:20경 A를 전원하기로 결정하고, 24:00경 상급병원으로 전원시켰다.

 

A는 상급병원 도착후 검사 결과 빈호흡, 양쪽 폐에서 호흡음 감소, 흉벽 함몰, 전신 부종, 두부 양쪽 두 개혈종이 관찰되었고, 신생아 혈소판 감소증, 파종성 혈관 내 응고증후군 의증, 저혈당, 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A는 뇌내출혈, 강직성 사지마비성 뇌성마비, 양안 원시 및 난시 진단을 받았다.

 

원고들의 주장

A에게 심한 몰딩이 발생했음에도 피고 의료진은 제왕절재와 같은 수술적 요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흡입분만을 통한 자연분만을 시행해 뇌출혈 및 신생아 가사를 초래했다.

 

(신생아 가사:분만 직후 신생아에서 심장의 박동은 있지만 호흡이 곤란하거나 정지된 상태)

 

또 A가 출생 직후 전신청색증, 저산소증이 의심되는 상황이었고 저혈당 상태에 있었음에도 의료진은 산소 순환이 적절한지 여부에 대한 검사 및 혈당 조절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즉시 상급병원으로 전원했어야 함에도 이를 지연했다.

 

2심 법원의 판단

A의 뇌손상은 자궁경관의 개대가 완료되었음에도 태아가 산도로 쉽게 내려오지 못해 심한 몰딩이 발생하고 흡입분만 과정에서 두 개혈종이 발생한 것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추정된다.

 

피고 의료진으로서는 15:30경부터 몰딩이 시작되었으므로 수술적 요법을 고려해 태아를 안전하게 분만하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몰딩이 심하게 진행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흡입분만을 통한 자연분만을 시행한 잘못이 있다.

 

그로 인해 A에게 뇌출혈 및 신생아 가사가 발생해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했다고 할 것이다.

 

또 A는 20:20경부터 빈호흡이 발생했고, 20:50경 혈당이 체크되지 않을 정도의 저혈당 상태를 나타났지만 의료진은 흉부방사선검사, 동맥혈가스분석 검사 등을 시행하지 않고, 포도당 용액을 경구 투여했을 뿐 정맥 내 투여하지도 않았다.

 

만약 A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어려웠다면 빈호흡과 저혈당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전원시킬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지연한 과실도 있다.

 

판례번호: 25980번(2011가합***), 49741번(2013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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