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과 요양원을 구별 못하는 기자들①

2019년 이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노출된 요양병원, 요양시설(요양원) 관련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하고, 사실관계가 불명확하거나 잘못된 기사를 정리해 보았다. 

 

 

1. 폭행사건이 발생한 곳은 어디일까요?

요양시설에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가 치매 할머니를 폭행한 사건이지만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것처럼 기사화된 사례. 잘못된 용어 사용으로 인해 전체 요양병원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 요양원 요양보호사의 폭행사건을 요양병원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오보.

 

사례 [C매체 2020년 2월 12일자]
구미서 요양보호사 80대 치매 할머니 폭행 논란…경찰 수사 나서

 

경북 구미의 한 요양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할머니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할머니의 손자 B씨는 요양원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가 지난 7일 오전 7시 20분께 할머니를 폭행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해당 요양원 측은 자체 조사를 한 뒤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자진 신고하면서 사실상 폭행을 인정했다.

 

2. 요양원과 요양병원 단어 혼용
요양원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요양시설이며 노인복지법 적용 대상이다. 반면 요양병원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며, 의료법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만큼이나 기능과 역할이 상이하기 때문에 용어를 혼용하는 것은 오보라고 할 수 있다. 요양원 임금체불을 고발하면서 요양병원 불법행위 폭로?

 

사례 [C매체 2019년 4월 10일자]
밀양시립노인요양원 임금체불·인권침해 논란

민주노총 전국요양서비스노조 "밀양시에 철저한 지도감독과 민간위탁 중단"

 

경남 밀양시립노인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이 임금체불과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밀양시에 철저한 지도감독과 민간위탁 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9일 밀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시의 직접위탁을 받아 운영돼 온 밀양시립노인요양병원에서 온갖 위·불법 행위들이 자행돼 온 것에 충격을 금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3. 요양시설(요양원)의 비리 근절을 촉구하는 보도. 하지만 기사 본문에 등장하는 ‘요양기관’, ‘장기요양병원’ 등의 용어는 요양시설과 무관해 잘못 사용된 것이다.

 

요양기관은 건강보험법 상 환자들에게 요양급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 약국 등을 일컫는 단어이다.

 

장기요양기관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되는 노인의료복지시설(요양원,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주간보호센터 등)을 의미하며 의료기관이 아니다. 장기요양병원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사례 [N매체 2019년 4월 9일자]
광주 요양보호사 노조 "요양기관들 4대 보험금 횡령 등 불법 일삼아"

(수정하자면 광주 요양보호사 노조 "요양원들 4대 보험금 호이령 등 불법 일삼아")

 

광주지역 요양보호사 노조가 요양기관들이 4대 보험금 횡령 등의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해당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요양기관'은 의료기관과 약국을 총칭하는 표현이다. 따라서 '요양기관'을 '요양시설' 내지 '요양원'으로 수정해야 한다)

 

전국요양서비스노조 광주지부는 9일 오전 광주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상당수 장기요양기관이 요양보호사들의 4대 보험금을 횡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밖에 상당수 장기요양병원들이 이와 유사한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물론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국가가 이들 기관에 노인복지를 맡긴 만큼 사회서비스 공단을 설립하는 등의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요양병원은 통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장기요양병원이 아니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요양시설을 의미하는 '장기요양기관'으로 수정해야 한다.)

 

4. 화재가 발생한 곳은 어디일까요?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 65세 이상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노인이 거주하는 ‘요양시설’은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관련 기사에 매우 민감하다.

 

뿐만 아니라 요양병원, 요양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일반 국민, 환자 보호자 등에게 불안과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요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2명이 숨졌다? 

사례1 [K매체 2019년 9월 24일자]
김포요양병원 불···2명 숨지고 19명 부상

 

경기 김포시 풍무동의 김포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요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2명이 숨졌다. 이 요양병원에는 130여 명이 입원해 있다.

 

경기소방본부는 24일 오전 9시 3분쯤 김포시 풍무동의 김포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요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례2 [H매체 2019년 9월 24일자]
문 대통령 “김포 요양원 화재, 피해 없도록 만전 기해달라” 지시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발생한 김포 요양병원 화재 사고에 대해 “가용인력을 최대로 투입해 인명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사례3 [또 다른 H매체 2019년 9월 25일자]
김포 요양원 화재 발생 3분 전 전력 끊어… CCTV 꺼져 있었다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친 경기 김포시 요양병원 화재 당시 병원 폐쇄회로(CC)TV가 단전으로 꺼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례4 [Y매체 2019년 9월 24일자]
주차장 건물로 대피한 김포 요양원 환자들

 

24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한 요양병원 화재현장에서 대피한 환자들이 인근 주차장에서 병원 호송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사례5 [N매체 2019년 9월 24일자]
김포 요양원 환자들, 주차장 건물로 대피

24일 오전 경기 김포시 풍무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환자들이 인근 주차장에서 병원 호송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사례6 [Y매체 2019년 9월 24일자]
보일러실에서 불 시작..."스프링클러 작동 안 해“

 

이번 김포 요양원 화재는 보일러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자] 병원 보일러실에서 시작된 불은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서 순식간에 병원 안으로 연기를 뿜어냈습니다. 스프링클러가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요양병원 관계자 : 중환자실은 중간에 있어서, 거긴 창문도 없어서 심했어요. 전기도 안 들어오니까 암흑이에요.]

지난해 밀양 요양원 화재로 서른 명이 넘게 숨졌지만, 아직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5. 요양시설 폭행사건을 다루면서 기사 본문에 요양병원이라고 표현해 독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 사례. 요양시설은 입소자 2.5명 당 1명의 요양보호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정해진 수가를 받는다.

 

그러나 요양병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요양보호사를 두지 않고, 환자나 환자보호자가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간병인’을 둔다.

 

따라서 볼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은 요양시설(요양원)의 경우 ‘요양보호사’, 요양병원은 ‘간병인’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사례 [Y매체 2019년 4월 13일자]
[사설] 고령사회 노인인권 민낯 드러낸 ‘요양원 폭행’

 

고령의 한 요양시설에서 요양보호사와 원장 등이 80대 입소자를 폭행하는 CCTV 영상이 본지 보도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중에서 요양시설·요양병원 등에서 노인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2010년 210여건에서 5년 새 400여건으로 급증했다.

통상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는 어르신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을 고용해야 한다.

 

(요양병원은 요양시설도 아니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요양보호사가 근무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