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전이 정밀검사 안한 과실

대장암 수술 후 3차 항암치료 예정

환자는 모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항암치료를 받았고, 7개월 뒤 3차 항암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무릎 부위에 피가 고이는 증상이 발생해 병원에 입원해 초음파 및 CT 촬영을 한 결과 부신(adrenal gland, 콩팥위샘)이 종전보다 더 비대해 보인다는 소견에 따라 피고 병원으로 내원했다.

 

피고 병원 혈액종양내과 의료진은 부신의 종양이 예전에 비해 많이 비대해져 있고, 덩이가 관찰되자 추후 조직검사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가퇴원하게 했다.

 

무릎염증 제거수술, 시멘트삽입술 시행

환자는 피고 병원 정형외과에 내원해 주사기 2개로 무릎에 고인 피를 뽑고 귀가했지만 11일 뒤 몸에 열이 나고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무릎의 통증이 심해졌다.

 

이에 119 구급차를 타고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정형외과에서 무릎 염증제거수술, 시멘트삽입시술을 받았다.

 

그런데 환자는 그 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심한 허리통증이 발생했고, 구토 증상, 다리와 복부, 고환 등에서 부종과 발진 등이 나타났다.

 

인공관절수술 후 암세포 전이 발생

이에 피고 병원 정형외과는 슬관절(무릎관절)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했는데 그 후에도 복부와 등, 고환에서 부종 증상이 발생했다.

 

피고 병원은 CT 촬영한 결과 암세포가 폐, 간, 등, 부신 등으로 전이되어 있어 이미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의 보호자인 원고들은 환자에게 암전이의 여러 증상으로 허리 통증, 심한 구토, 부종 등이 발현되고 있었으므로 암전이 여부에 대한 정밀 검사와 그에 대한 충분한 치료를 하거나 원고들에게 암전이에 대해 설명해 치료 선택기회를 제공해야 함에도 무릎관절만 치료해 환자가 암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상실하도록 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피고 병원의 주장

반면 피고 병원은 암환자라 하더라도 환자와 같이 전신상태가 불량하고 무릎의 패혈성 관절염이 의심되는 등 감염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여서 무릎 감염에 대한 치료가 더 시급한 의료상 조치였으므로 의료진의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암환자 진료 의사의 주의의무

의사가 환자의 모든 질환을 완벽하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가해질 위험을 방지하고,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더욱이 암과 같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질병과 관련된 경우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더욱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환자들이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더라도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에 기초해 치료방법 혹은 고통 완화방법을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계약상의 의무가 있다.

 

법원의 판단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부종이 커졌다는 소견과 함께 피고 병원에 전원하게 되었고, 피고 병원 내과에서도 암전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환자가 피고 병원에 입원해 무릎염증제거수술 등을 한 이후 요통과 구토, 부종 등의 증상을 호소했고, 복부 팽만이나 요통이 부신종양에서 비롯된 증상일 수 있음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은 부신종양의 크기가 커진 이유 및 암전이 여부에 대해 CT 촬영 등 정밀 검사를 하지 않았다.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은 암전이 여부를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임에도 그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환자에게 암전이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의학적으로는 무릎의 염증치료를 선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그와 같은 환자의 특수한 상태 및 불가피한 의료적 조치 등에 대해 환자나 원고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치료 여부의 선택을 하게 했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병원은 환자와 원고들이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해 최선의 치료와 생명의 연장 및 고통의 경감을 받지 못한데 대한 정신적인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글 번호: 64791번

 

2022.06.16 - [안기자 의료판례] - 재발 위암 수술 후 출혈, 중환자실 이송 지연 과실

재발 위암 수술 후 출혈, 중환자실 이송 지연 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