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의약품 입찰)
시정명령 등 취소
1심 원고 일부 승
원고들은 의약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로서, 8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인 A병원이 매년 입찰에 부치는 의약품 품목은 약 1300~1600종에 달했다.
A병원은 의약품 구매입찰 시 해당 의약품의 약가(상한금액)를 합산한 입찰기초금액을 그룹별로 정해 공지했고, 이 기초금액을 상한액으로 해 그 아래 적정 수준에서 예정가격을 정했다.
이하 기초금액과 예정가격의 차액을 기초금액으로 나눈 값을 예정 할인율이라고 한다.
의약품 도매상은 A병원이 정한 이 기초금액을 기준으로 투찰금액을 결정했다.
기초금액과 투찰금액의 차액을 기초금액으로 나눈 값을 투찰인하율이라 하고, 기초금액과 낙찰금액의 차액을 기초금액으로 나눈 값을 낙찰인하율이라고 한다.
A병원이 발주한 2004~2009년도 연도별 의약품 구매입찰 및 낙찰 내역을 보면 2006~2008년까지는 투찰인하율이 예정인하율보다 낮아 3회 이상 유찰되었는데, A병원은 최종입찰 시 투찰인하율이 여전히 예정인하율보다 낮음에도 최저가로 투찰한 도매상을 낙찰자로 선정했다.
원고들은 입찰시 예정인하율이 2005년 0%에서 2006년 7%로 높아짐에 따라 3회에 걸쳐 유찰이 이뤄지면서 투찰인하율도 2005년 약 4%에서 약 6.4%로 높아졌다.
또 계속입찰경쟁이 이뤄질 경우 낙찰이 되더라도 종전에 비해 도매마진이 큰 폭으로 감소될 상황에 처했다.
이에 원고들은 A병원의 2006년 3차 입찰일 다음날 '낙찰도매상은 기존 제약사와 거래해 오던 타 도매상으로부터 낙찰단가대로 구매해 납품한 후 병원에서 수금하면 타 도매상에게 그 금액을 송금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피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가 위와 같이 합의하고, 합의대로 이행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납부 명령을 했다.
2심 법원 판단
원고 등은 2006년 이 사건 합의를 했고, 2007년 및 2008년에도 위 합의가 그대로 유지된 채 입찰 및 납품이 이뤄졌다.
원고 등의 이 사건 합의는 합의에 참가한 사업자들 사이에 낙찰받은 사업자가 합의에 참가한 다른 사업자로부터 낙찰받은 가격대로 공급받음으로써 서로 간에 이익을 남기지 않기로 서로의 사업활동을 제한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A병원 납품에 관해 이 사건 합의에 참가한 도매상 외의 다른 제약회사나 도매상과 거래하는 것을 제한한 것이며, 기본에 납품하는 품목의 납품을 서로 보장해주기로 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로 제한한 것이다.
원고 등의 담합이 없었던 2009년도 입찰에서는 2007년 및 2008년 낙찰인하율보다 더 높은 낙찰인하율로 낙찰됐다.
A병원의 2006년 최종 입찰일 다음날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졌고, A병원은 그 며칠 후 별도의 협상절차 없이 최저가로 투찰한 도매상을 낙찰자로 선정, 2006년 구매입찰의 낙찰자 선정에서는 이 사건 합의로 경쟁이 제한되는 효과가 없었다.
그렇다면 A병원의 2006년도 입찰로 발생한 매출액은 관련 매출액에서 제외해야 한다.
판례번호: 2심 1263번(2012누110**, 2012누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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