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충돌로 하복부 좌상과 복부 통증 호소하자 타박상으로 판단, 금식 조치 안하고 검사 지연해 대장천공…상급병원 아닌 의원에 전원한 것도 과실.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승
사건의 개요
환자는 원고 A가 운전하는 승용차 조수석에 탑승해 가던 중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 편에서 오던 차량과 충돌해 대장천공 등의 상해를 입었다.
환자는 F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후 평소 말기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위해 다니던 G의원으로 가서 혈액투석을 받았다.
당시 환자는 우측 하복부 좌상 및 압통 등 복부 통증을 호소했으며, G의원 의사인 피고 D는 이학적 검사를 시행했지만 특이소견을 발견하지 못하자 귀가시켰다.
환자는 사고 다음날 다시 G의원을 방문해 혈액투석을 받으며 복부통증을 호소했다. F병원에서 발급한 진단서 및 전원소견서에는 복부 둔상, 복강 내 손상 여부는 추후 정밀검사 및 증상의 경과 관찰후 재결정을 요한다고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피고 D는 정밀검사를 하지 않은 채 복부 통증을 타박상에 의한 것으로 진단했다.
피고 D는 혈액 투석과 경과 관찰을 위해 피고 H의원에 전원시켰고, 당시 환자는 복부 통증으로 보행이 힘들어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H의원 의사인 피고 E는 엑스선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 복부 CT 촬영(조영제를 사용하지않음) 등의 검사를 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자 피고 D의 진단 대로 타박상에 의한 통증으로 진단하고 금식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일반 식사를 하게 했다.
다음 날 피고 E가 회진을 한 후 간호사가 환자에게 진통제를 주사했지만 계속 통증을 호소했고, 환자 가족들의 계속된 통증 호소에도 불구하고 피고나 간호다들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피고 E는 다음 날 9시 경 회진 중 환자의 복부가 팽창한 것을 확인하고 CT를 촬영한 결과 복강 내 파열 소견이 있어 시험적 개복술을 받게 하기 위해 J병원으로 전원을 권유했고, J병원에 도착했지만 늦어서 수술을 할 수 없었고, 같은 날 오후 6시경 사망했다.
법원의 판단
피고 D는 환자의 증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검사도 하지않은 채 단순히 부족한 문진만을 통해 환자의 증상을 타박상에 의한 통증으로 경솔하게 판단하고, 그에 대한 치료만 실시했다.
이로 인해 환자의 대장천공에 대한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
또한 환자를 다른 병원에 전원시킬 경우 복부 손상 여부의 정밀 검사와 치료를 위해 의료수준과 시설이 보다 나은 상급병원으로 전원시켜야 함에도 전문병원도 아니고 야간 당직 간호사도 없는 H의원에 전원시킨 과실이 있다.
피고 E에게는 일반 엑스선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더라도 계속 복부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 대해 조영제를 이용한 복부 CT 촬영 등을 시행,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고, 적절한 치료 및 상급병원에의 조기 전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 가사 환자가 G의원에서의 혈액투석을 주목적으로 H의원에 입원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판례번호: 1심 97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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