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폐로 들어간 치아 수술로 제거했지만 의식불명…의사 과실 여부

 

 

기관지 내시경으로 끄집어내려다 더 깊이 박혔다면 의료진의 과실일까?

 

사건: 손해배상
판결: 원고 패

 

[사건의 개요]
이모 씨는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 발견돼 119구급대에 의해 피고 1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1병원은 이씨의 의식이 혼미하고 동공반사가 감소돼 있음을 확인한 후 생체활력징후 확인, 산소포화도 및 심전도 검사, 심초음파 검사 등을 거쳐 기관삽관, 필라델피아 고정 등의 응급처치를 했다.

이씨는 응급처치를 받고 자발호흡과 동공반사가 회복되었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해 의사소통이나 지시 수행이 전혀 불가능한 혼미한 의식상태가 지속되었다.

1병원 의료진은 일주일 후 이씨를 경과관찰하던 중 아래 앞니, 윗니가 흔들리는 것을 확인했고, 20분여 후 윗니가 결손돼 보이지 않자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한 결과 치아가 우측 폐로 흡인된 것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기관지 내시경으로 폐로 흡인된 치아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이틀후 재차 시도했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며칠 후 1병원은 환자를 피고 2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 

2병원은 이씨에 대해 흉부방사선검사를 한 결과 치아 흡인에 따른 기관지 폐쇄로 인해 폐쇄성 폐렴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해 치아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치아가 우측 폐하엽 부위에 쇄기모양으로 박혀 있어 실패했다.

결국 2병원은 재차 실패하자 우측 폐하엽 부위 절제술을 통해 치아를 제거했다.

이씨는 이후 2병원에서 보존적 치료를 받았지만 의료진의 명령에 간간이 눈을 뜨거나 입을 오물거리는 정도의 반응만 보일 뿐 의식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원고들의 주장]
1병원은 이씨의 치아가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치아의 기도 흡인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게을리 했다. 또

 

의료진은 시술 기구와 시술자의 숙련도 등을 점검하지 않은 채 두 차례에 걸쳐 경솔하게 기관지 내시경 시술을 해 폐로 흡인된 치아를 더 깊이 흡인되게 했다.

[법원의 판단]
피고 1병원에는 치과 과목이 개설돼 있지 않아 발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치과 협진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우선적으로 지속적인 관찰을 하기로 결정한 바 이런 조치가 그 당시 의료진이 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폐로 흡인된 치아를 제거하는 것은 대학병원인 2병원의 의료진조차도 두차례 모두 실패한 바 있는 술기로서, 중소병원에 불과한 1병원 의료진으로서도 치아를 즉시 제거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치아 제거에 실패한 결과만을 들어 기관지 내시경 시술의 시행 자체를 과실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판례번호: 1심 502993번(2013가합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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