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원에게 부상경위, 의식상태를 묻는 등 문진의무 위반

 

뇌손상

 

손해배상

1심 원고 일부 승

 

망인은 계단을 걷던 중 넘어지는 바람에 계단 밑으로 굴러져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119구급대는 피고 병원 응급실로 망인을 후송했는데 술을 마셨고, 아래쪽 입술에 약 2cm 가량의 열상이 있었으며, 의식은 있었으나 의식상태는 기면상태였다. 

 

동공은 조금 느리게 반응하는 상태였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다음날 망인의 상태를 점검하였는데, 좌측 동공이 산대되어 7mm 벌어진 채 빛에 반응하지 않았고, 보호자에게 뇌출혈 가능성을 설명한 뒤 뇌CT 촬영을 하였다.

 

그 검사 결과에 따라 좌측 뇌반구에 대량의 경막하출혈, 우측 전두정골 정수리 부위에 경막외출혈, 좌측 전두엽 및 측두엽 부위에 외상성 출혈, 양측 뇌반구부위에 지주막하 출혈 등 다발성 뇌출혈 소견을 진단하였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좌측 두개절제술 및 감압술(1차 수술)을 했는데 그뒤 수축기 혈압이 140 ~150mmHg로 높게 측정되고, 좌측 동공이 8mm까지 산대되며, 1차 수술 부위에 재출혈 소견을 확인하였고, 망인에 대한 뇌CT 촬영을 한 결과에 따라 재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개두술을 통한 혈종제거술(2차 수술)을 시행했는데 비가역적인 뇌손상을 입어 의식이 회복되지 아니하는 혼수상태에 빠져 요양병원으로 전원조치되었다가 사망하였다.

 

법원의 판단

의료진은 뇌손상으로 인한 망인의 의식상태 등의 변화를 음주로 인한 것으로 오인하는 일이 없도록 망인 또는 망인을 후송한 구급대원 등에게 망인이 부상을 입은 상황을 문진해야 한다.

 

또 부상을 입을 당시의 의식상태 및 그 후 의 의식상태의 변화, 기타 증상의 변화유무 등에 관하여 문진을 하고, 보호자에게 망인의 음주량, 음주시각, 섭취한 술의 종류 등 충분한 정보를 문진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위와 같은 문진상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의 부상경위 등을 충분히 문진하여 망인에게 두부 외상에 의한 뇌손상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뇌CT 촬영 등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며, 망인의 상태를 계속 관찰하는 방법으로 뇌출혈 여부를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를 게을리한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와 같이 두부 외상으로 인한 망인의 뇌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의료진으로서는 망인의 신경학적 이상증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하여 동공반응 및 움직임 등을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망인의 상태를 더욱 면밀히 관찰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응급조치 단계에서 약 1~2시간 간격으로 망인의 활력징후와 의식상태만 측정하고, 그 사이에 동공반응 및 움직임 등의 확인을 하지 아니하여 망인에 대한 경과관찰을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

 

판례번호: 6864번(2012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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