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이 운영하는 병원 건물 지하에 장례식장을 운영하기 위해 자치단체에 용도변경허가 신청을 하자 자치단체가 불허가한 사안.
사건: 용도변경 불수리처분 취소
판결: 1심 원고 승소
사건의 개요
원고는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으로서 건물 지하 1층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원고는 이를 위해 피고 자치단체에 지하 1층 807.80㎡ 부분의 용도를 '일반목욕탕'에서 '의료시설(병원)'로 변경하기 위한 용도변경허가신청을 하였다.
이에 피고는 아래와 같은 처분사유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신청을 불허가하는 처분을 하였다.
1) 지하 1층에 3개의 분향소가 있는 장례식장이 설치되면 간선도로의 교통소통에 지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2)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주된 통학로로 사용되는 곳으로서 정서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있는 학생의 정서 발달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3) 현재 도로구조상 장의차량을 위 입구 부분에 주차할 경우 도로교통 방해 또는 위반 요인이 생기고, 승용차 외의 자동차가 함께 사용하는 주차장의 경우 승용차 외의 자동차가 주차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주차장법 시행령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미 54대의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어 주차장법에 따른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고, 장의차량의 운행이 장례식장의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도 아니며, 교통 소통에 미칠 악영향과 교육환경 및 정서적 환경의 악화 우려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사유로서 적법한 처분사유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피고는 실질적으로 주민의 막연한 반대 민원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하게 된 것인바, 이 사건 처분은 피고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법원의 판단
1. 교통 소통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처분사유
지하 1층의 기존 용도는 일반목욕탕이었는데, 종전의 용도로 그대로 사용될 경우에 비하여 장례식장으로 사용될 경우 반드시 교통량이 증가해 교통 소통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건물 주변은 ◎◎군에서 주거와 상권이 밀집된 곳임에도 도로가 왕복 2차선으로 협소하고, 불법 주·정차량 등의 문제가 있어 이 사건 건물 부근에서 교통 혼잡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장례식장 방문객들이 상시로 특정한 시간대에 몰려서 과도한 교통혼잡을 유발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통상 장례식장 문상객들은 주․야간에 고르게 분산될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시간보다는 교통량이 적은 저녁 이후 늦은 시간대에 문상객들의 왕래가 잦아서 차량통행에 크게 지장을 가져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병원 입원환자 중 사망자는 2011년도 85명, 2012년도 117명으로서 월 평균 10명 정도인데, 상시적으로 원고가 계획하는 장례식장의 3개 분향소에서 동시에 발인이 이루어져 많은 방문객이 몰릴 것이라 예상하기는 어렵다.
2. 교육환경 및 정서적 환경의 악화 처분사유
장례식장은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사후의 명복을 기원하는 필수적인 시설로서 혐오시설 또는 기피시설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건물에 장례식장이 설치될 경우 이 사건 병원에서 사망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고, 인구의 노령화 등을 고려하면 접근성이 좋은 이 사건 병원에 장례식장이 설치되는 것이 군의 주민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어 처분사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3. 장의차량 운행에 따른 도로교통방해, 주차장법 위반 사유
원고는 이미 주차장법에 따라 시설면적 150㎡당 1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마련하고 있다.
장례를 돕는 상조회사 등이 영구차를 직접 운영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장의차량의 보유가 장례식장의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없고, 원고도 병원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면서 필요한 경우 장의차량을 임대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원고가 계획하는 장례식장에서 장의차량 여러 대가 동시에 운행되는 등 도로교통 방해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 보기 어렵고, 원고가 현재 별도의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이를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 처분사유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판례번호: 85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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