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은 의료법에 따라 노인성질환자, 만성질환자, 수술이나 상해후 회복이 필요한 사람을 '치료' 내지 '케어'하기 위해 '입원'하는 '의료기관'. 노인요양시설인 요양원은 노인복지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돌봄'이 필요한 65세 이상 노인이 '입소'하는 '생활시설'이다.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의료인(의사, 간호사 등), 약사가 상근하느냐 여부다.
요양원은 의사를 채용하지 않는다. 다만 한 달에 두 번 외부의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가 와서 진료하면 된다. 이렇게 출장진료를 하는 의사를 촉탁의사라고 한다.
의료인인 간호사든 간호조무사든 입소자 25명당 1명을 두면 된다. 전국의 노인요양시설은 2018년 기준으로 5320개에 달하는데 요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1472명에 불과하다. 요양원 3.6곳 당 1명꼴로 간호사가 근무한다는 의미다. 약사는 두지 않아도 된다.
반면 요양병원은 입원환자 80명까지는 의사 2명을 둬야 하고, 80명을 초과하면 입원환자 매 40명 당 1명씩 추가 채용해야 한다. 간호사는 입원환자 6명당 1명, 약사는 약사법에 따라 1명 이상 의무적으로 상근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
이처럼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기능과 역할이 다르지만 기사를 보면 일부 기자들이 두 용어를 마구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충북 청주의 한 요양기관에서 80대 치매 노인이 몽둥이로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노인은 온몸에 피멍이 들고 머리까지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 요양시설은 목사가 운영하는 기관이었고, 가해자는 그 목사의 부인이었습니다. SBS 2019.10.23.)
⇒요양기관은 의료기관과 약국, 보건소 등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행하는 기관을 의미한다. 그런데 폭행사건이 벌어진 곳은 노인요양시설이다.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은 요양병원이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생각해 요양병원에 대해 엄청난 비난 댓글을 달았다. 사고를 친 곳은 노인요양시설인데 요양병원들이 뭇매를 맞은 셈이다.
#2.
이도범 온누리요양원 대표, 김해시 장유1동에 성품 기탁
이도범 온누리요양병원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장유1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한흔희 동장에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써달라며 40만원 상당(라면 30박스)의 성품을 기탁했다. 아시아투데이 2019. 10. 23.
⇒기사 제목은 요양원, 기사 본문은 요양병원. 성품을 전달한 곳은 노인요양시설인 요양원일까? 의료기관인 요양병원일까?
#3.
김포요양병원 불···2명 숨지고 19명 부상
경기소방본부는 24일 오전 9시 3분쯤 김포시 풍무동의 김포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요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2019.09.24.
주차장 건물로 대피한 김포 요양원 환자들
24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한 요양병원 화재현장에서 대피한 환자들이 인근 주차장에서 병원 호송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9.9.24.
주차장 건물로 대피한 김포 요양원 환자들
24일 오전 경기 김포시 풍무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환자들이 인근 주차장에서 병원 호송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019.9.24.
⇒불이 난 곳은 요양원일까? 요양병원일까? 요양원, 요양병원 모두 노인들이 다수 입소 내지 입원해 있기 때문에 화재에 민감하다. 요양병원에서 불이 났는데 요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숨지는 사건은 왜 일어난 것일까?
#4.
유 의원은 최근 용인시에는 물류센터, 냉동창고, 요양시설(요양병원, 요양원, 요양센터)등의 인허가 신청 및 변경 신청이 많은데 담당부서의 태도가 안일하여 주민들이 불만이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매일일보 2019.10.17
⇒요양원과 요양센터는 노인요양시설이 맞지만 요양병원은 요양시설이 아닌 의료기관이다. 기자와 유 의원 중 한명은 틀렸다.
#5.
문 대통령 "김포 요양원 화재, 피해 없도록 만전 기해달라" 지시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발생한 김포 요양병원 화재 사고에 대해 "가용인력을 최대로 투입해 인명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헤럴드경제 2019-09-24
⇒기사 제목은 요양원, 본문은 요양병원. 기사 대로라면 대통령이 헷갈렸거나 받아적은 기사가 잘못 이해한 게 된다.
#6.
김포시는 풍무동 소재 요양병원 화재 사고와 관련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해자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화재로 3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데는 요양원이란 특성도 있지만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안전도시 조성을 목이 쉬어라 외치지만 안전관리사각지대는 여전했던 셈이다. 파이넨셜뉴스 2019.09.24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왜 요양원에서 3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일까?
#7.
김포 요양원 화재현장 찾은 진영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이 24일 오전 경기 김포 풍무동 요양병원 화재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19.09.24.
⇒진영 장관이 간 곳은 요양원? 아님 요양병원?
#8.
[단독]생애 마지막 2년을 요양시설에서 보내는 노인들
국내 노인들이 요양시설(요양병원, 요양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한 노인(65세 이상) 중 요양시설 이용자 13만1802명은 1인당 평균 707일(약 1년 11개월)을 요양시설에서 보냈다. 이는 사망 전 10년 내 이용한 기간이다. 동아일보 2019-08-15
⇒요양원은 요양시설이지만 요양병원은 의료기관. 김승희 의원과 동아일보 기자 둘 중 하나는 틀린 표현.
#9.
치매에 걸린 80대 노인이 요양원에 입소한 지 하루 만에 피멍이 든 채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중략)
A씨는 치매에 걸려 왜 다쳤는지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병원 CCTV는 모두 모형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참고할 CCTV 영상도 현재로서는 없다. 노컷뉴스 2019-08-23
요양원서 치매노인 폭행 의혹…경찰 수사
경찰이 사실관계 조사를 위해 병원 내부 CCTV를 들여다보려 했지만, 모두 모형으로 확인됐습니다. 연합뉴스TV 2019-08-23
"80대 노인 요양원서 폭행 당해"...수사 착수
서울 양천경찰서는 양천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매 노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며 관계자들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2019-08-23
⇒요양원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했는게 경찰은 왜 병원 CCTV를 조사할까?
#10.
서천소방서 동서천요양병원 불시출동훈련 실시
노현인 현장대응팀장은 "추석을 맞아 요양원을 찾는 방문객과 거주하시는 분들이 행복하고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일보 2019-09-03
⇒요양병원에서 소방훈련하고 요양원의 행복을 빈다?
#11.
부산 요양병원서 화재…방화문 신속 폐쇄로 피해 면해
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방화문도 신속히 폐쇄했고, 연기가 병실로 스며들지 않은 상태여서 부상 우려가 있는 요양원 환자들을 전원 대피시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스 2019.09.29
부산 요양병원 화재..'신속한 방화문 폐쇄 대처로 인명 피해 막았다'
연기가 병실로 스며들지 않아서 부상 우려가 있는 요양원 환자들은 남아 있었고 연기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부산CBS 2019-09-29
⇒요양병원에서 불이 났는데 요양원 환자들을 전원 대피시키지는 않았다?
#12.
요양병원서 치매환자 상습폭행 70대 간병인 징역형
요양병원에 입원환 치매 환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70대 간병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심우승 판사는 노인복지법 위반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A(70·여)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3월 인천 남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매환자 B(61)씨 등 3명을 상습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 판사는 "피고인은 간병인임에도 요양원에 입원한 노인들을 폭행하고 상해를 가한것은 그 죄질이 좋지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은 간병인으로 병원에서 치매환자 6명을 혼자 간병하면서 3개월간 사실상 24시간을 근무한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뉴시스 2019-05-30
⇒기사 제목과 본문을 보면 요양병원 간병인이 상습폭행...만약 요양병원이 맞다면 의료법 위반이 맞는데 기사 본문 중간에 노인복지법 위반, 요양원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요양원 요양보호사가 폭행한 게 요양병원 간병사가 폭행한 것으로 둔갑.
#13.
웃음마술드림봉사단 요양병원서 봉사활동
이수남 회장은 “웃음마술드림봉사단원들의 공연에 요양원 환우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봉사자로써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경로당, 사회복지시설 등의 재능기부 봉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민일보 2019.04.28
⇒요양병원에서 봉사활동했는데 요양원 환우들이 왜 기뻐할까? 기사 써주고 욕 먹기 딱좋은 기사다.
#14.
요양보호사가 80대 치매 노인 이불 덮어 구타…요양원은 함구
한 요양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80대 치매 노인을 폭행한 사실이 적발돼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일보 2019-04-11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15.
“요양원 복도서 노인 기저귀 교체 행위는 성적 학대”
요양병원 복도에서 80대 여성 노인의 하반신을 노출한 채 기저귀를 교체한 행위는 성적 학대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양은상)는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58·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신문 2019-04-07
⇒요양시설이기 때문에 노인복지법 위반. 그런데 본문에는 요양병원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표현. 이런 기사를 읽는 요양병원 업계 사람들은 기분이 몹시 좋지 않을 것이다.
#16.
요양원 퇴원 거절당한 80대 치매노인 투신 사망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부터 병원 관계자들에게 퇴원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병원 직원들이 청소하는 틈을 타 옥상으로 올라가 투신해 숨졌다.
병원 측은 “A씨의 가족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퇴원시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CCTV를 분석한 결과 A씨가 스스로 투신한 것을 확인했다”며 “병원측의 과실 여부는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스1 2019-02-11
⇒요양원에서 투신 사망했는데 병원 CCTV는 왜 분석하지?
#17.
폐쇄 요양병원서 '흉가체험' 생중계 하던 BJ, 실제 60대男 시신 발견
경찰 관계자는 "요양원은 사실상 버려진 건물로, 유튜버 박씨가 무단침입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박씨에 적용할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9.02.18 16:10
⇒요양병원 흉가체험했는데 요양원은 버려진 건물?
#18.
포항 폐기물처리공장·요양원서 화재 잇따라
화재 당시 건물에 입원 환자 등 20여 명이 있었지만 모두 건물 밖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차량 18대를 동원해 불을 20여 분 만에 완전히 껐다. 소방 관계자는 "병원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환자를 이동시켜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9-03-02
⇒요양원에서 화재가 났는데 병원에서 안전하게 환자를 이동시켰다? 이게 사실이라면 해당 소방관은 파면되었지도 모를 일이다.
#19.
부산 기장군 요양병원 불…30여명 대피
22일 오후 10시55분께 부산 기장군 정관읍의 한 요양병원 별관 옥상 모터 가압실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연기가 발생해 요양원 별관 4층에 있던 입실 자와 의료진 등 30여명이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국제뉴스 2019.04.23.
⇒요양병원 환자들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다.
#20.
두 기사 중 어느 것이 fact일까?
울산 노인요양병원서 60대 결핵 감염
울산의 한 노인요양병원에서 60대 환자 1명이 결핵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이 전수 조사에 나섰다.
3일 울산 동구보건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울산 모 노인요양원에 입원 중인 A(67) 씨가 정기 검사를 위해 인근 대형 병원을 찾았다가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신문 2019-01-03
노인요양원에서 결핵 발생…“전수 조사 착수”
울산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60대 환자 1명이 결핵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이 전수 조사에 나섰습니다.
울산 동구보건소는 지난해 12월 28일 울산 모 노인요양원에 입원 중인 67살 A씨가 정기 검사를 위해 인근 대형 병원을 찾았다가 결핵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동구보건소는 노인요양원 환자 70여 명과 직원 등 모두 120여 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일 예정입니다. KBS 뉴스 2019.01.03
⇒결핵이 발생한 곳은 요양원일까? 요양병원일까?
인구 고령화 여파로 몇 년 전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원 관련 사건, 사고가 급증하고 있고, 해당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는 기사 하나 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기자는 무심코 요양원을 요양병원으로, 요양병원을 요양원으로 표기했을 수 있지만 업계 종사자는 이런 기사 하나 때문에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확하게 취재하고 기사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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