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아 유도분만후 산모 과다출혈

유도분만으로 거대아를 출산한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한 사건.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패, 2심 원고 일부 승, 대법원 상고 기각

 

사건의 개요

산모는 피고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태아의 예상 체중이 3.9~4kg, 두정부직경이 9.7cm로 거대아에 해당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또 분만예정일에 출산할 경우 난산이 예상된다는 설명을 듣고 유도분만을 하기로 결정했다.

 

산모는 3.76kg의 남아인 원고를 분만하였다.

 

그런데 피고 의료진은 산모의 질에서 통상보다 많은 출혈이 있고, 혈압이 70/40mmHg로 측정되자 에르고트 알칼로이드인 메덜진, 혈액량확장제인 펜타스판을 투여했다.

 

또 항이뇨호르몬인 바소프레신을 문힌 거즈 16장으로 질벽을 압박했다.

 

피고는 산모의 회음절개부위를 봉합한 후 자궁경부 및 질상부벽을 검사한 결과 특별한 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자궁경부 입구에서 계속 출혈이 발생했다.

 

피고는 산모의 질 부위에서 다시 출혈이 시작되고 혈압을 회복하지 못하자 간호사 2명을 동승해 K병원으로 전원했다.

 

산모는 구급차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의식이 혼미해져 응급실에 도착했을 당시 의식이 없었다.

 

K병원은 산모에 대해 자궁적출수술을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출혈이 계속돼 심정지가 발생했고, 파종성 혈관내 응고장애,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사망했다.

 

원고의 주장

피고 의료진은 산전진료에서 산모가 거대아를 포태해 출산후 자궁수축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견하였다.

 

그러므로 미리 혈액형을 검사해 신속한 수혈 준비를 해야 함에도 혈액형 검사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원의뢰서에 혈액형을 기재할 수 없었고, 응급수혈요청서에 의한 응급수혈도 요청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K병원에서의 수혈이 지연되었고, 수혈 없이 자궁적출술을 시작했다.

 

또 피고 의료진은 혈액과 전해질 용액을 신속하게 투여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전원하기 전까지 단지 자궁마사지를 하면서 바소프레신이 묻은 거즈로 출혈 부위를 지혈하기만 한 잘못이 있다.

 

또한 산후출혈에 대해 출혈의 원인을 파악하는 동시에 혈액손실량을 측정하고 혈액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를 하며 혈액과 전해질 용액을 신속하게 투여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수액 공급을 적절하게 하지 않았고, 전원하기 전까지 단지 자궁마사지를 하면서 바소프레신이 묻은 거즈로 출혈 부위를 지혈시킨 과실이 있다.

 

이와 함께 뒤늦게 전원을 결정한 잘못이 있고, 구급차에 동승하지 않은 잘못이 있으며 전원받는 병원 의료진에게 망인의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2심 법원의 판단

전원의뢰서에 반드시 혈액형을 기재해야 한다고 볼 수 없어 진료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혈액형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과 전원의뢰서에 혈액형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수혈이 지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산모가 원고를 출산한 직후부터 K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수액을 1800ml 보충한 것이 통상 알려진 수액보충의 방법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병원이 산후출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병원이 산모의 출혈을 발견한 즉시 이에 대한 수액보충 및 기타 보존적 치료를 시도해 보지 않고 바로 상급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설명의무 위반 여부

옥시토신을 사용해 유도분만을 시행할 경우 그 부작용으로 이완성 자궁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옥시토신 투여에 의한 유도분만을 시행함에 있어 산모에게 유도분만의 필요성, 옥시토신 투여에 따른 후유증 내지 부작용 등에 대해 설명의무를 다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는 설명의무를 위반해 산모가 옥시토신 투여에 의한 방법으로 유도분만을 받을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했다.

 

판례번호: 2955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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