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2020년 4월 23일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만성신부전증환자에 대한 외래 혈액투석의 의료급여수가 기준을 정액수가로 규정한 의료급여수가 기준 및 일반기준가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의사 또는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로서 외래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만성신부전증환자이다.
청구인들은 만성신부전증환자의 외래 혈액투석 의료급여수가를 정액수가로 규정하여 의사 또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인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 대상 조항
의료급여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 제7조(혈액투석수가) ① 만성신부전증환자가 외래 혈액투석시에는 의료급여기관 종별에 불구하고 1회당 146,120원)의 정액수가로 산정한다.
② 외래 1회당 혈액투석 정액수가에는 진찰료, 혈액투석수기료, 재료대, 투석액, 필수경구약제 및 Erythropoietin제제 등 투석당일 투여된 약제 및 검사료 등을 포함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주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정액수가조항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의료급여수가기준은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영역이어서 구체적인 수가기준을 반드시 법률로 정하여야 한다거나 의료급여법 등 상위법령이 행위별수가나 포괄수가만을 예정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정액수가조항은 의료급여법 등 상위법령의 위임에 따라 의료수가기준과 그 계산방법을 정한 것이어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의사인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
정액수가제는 혈액투석 진료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여 적합하고 지속가능한 의료급여가 제공될 수 있도록 도입된 수가기준으로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혈액투석 진료는 비교적 정형적이고, 대체조제의 가능성, 정액수가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진료비용 등이 인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최소화된다고 볼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의사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한정된 재원의 범위에서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더 크다고 볼 수도 없다.
수급권자인 청구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내지 보건권 침해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의료급여의 수준이 국가가 실현해야 할 객관적 내용의 최소한도의 보장에도 이르지 못하였다거나, 국가가 국민의 보건권 등을 보호하는 데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수급권자인 청구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내지 보건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수급권자인 청구인의 의료행위 선택권 침해 여부
한정된 의료급여재정의 범위 내에서 적정하고 지속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의료행위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반대 의견(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정액수가는 건강보험환자에 대한 평균진료비용의 8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금액으로 20년 가까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또 현행 정액수가제는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에 따른 진료의 차이를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같은 수가를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맞는 진료 결과 정액수가를 초과하는 비용이 발생한 경우에도 의사는 초과비용을 지급받을 수 없다.
현행 정액수가제는 의사로 하여금 최선의 진료가 아니라 정액수가의 범위 내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진료만을 하도록 유인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재정의 안정성을 도모하면서도 의사의 진료재량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에 관한 고려 없이 일률적, 획일적으로 정액수가를 적용함으로써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의사인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
결정번호: 2017헌마10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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