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식립후 감각상실, 지각마비 사건

이번 사건은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치과의사의 주의의무에 관한 건이다. 치과의사가 하치조신경을 압박할 정도로 과도하게 깊이 임플란트를 식립해 입술과 잇몸 감각을 상실하고, 지각마비를 초래한 사건.

 

 

A는 치과의사 K가 운영하는 치과병원에서 아래턱(하악) 좌측 제2대구치(뒤어금니) 치아 결손(충치 등으로 인해 치아의 뿌리만 남은 상태) 부위에 임플란트를 식립했다.

 

A는 임플란트 식립후 좌측 아랫입술(하순)과 잇몸(치은)에 지각마비가 발생해 임플란트를 제거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임플란트를 제거한 뒤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각마비가 계속 되자 다른 병원에서 신경을 잇는 신경문합과 감압술(싡경을 누르는 것으로 판단되는 주위 조직의 제거술식)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당시 좌측 하치조신경의 3/4 정도가 끊어진 소견이 관찰되었다.

 

원고는 현재까지도 좌측 입술 및 잇몸에 감각이 없고, 좌측 이부(턱 앞부분)와 하악 좌측 견치(송곳니)부터 하악 좌측 제1대구치까지 뺨측 치온의 지각마비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자 A는 치과의사 K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청구했다.

 

A의 주장

"피고 K가 원고에게 수술을 시행하면서 치근에 근접해 지나가는 신경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피고 치과의사는 그럼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로 인해 원고의 말단 신경을 손상해 삼차신경장애에 의한 좌측 하순 및 치은 지각 마비와 이후의 하악변형으로 인한 장해에 이르게 되었다."

 

인정 사실

임플란트 시술 이후 발생 가능한 후유증과 합병증으로는 출혈, 감염, 부종 등을 비롯해 구강악안면 영역의 수술에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하악 좌측 제2대구치 결손 부위에 임플란트를 식립할 경우 하악관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사선사진 상에서 임플란트와 하악관을 1~2mm 정도 이상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플란트 시술 이후 직접적인 신경 손상이 아닌 간접적인 원인으로 인한 지각이상 등의 증상은 정도에 따라서 일정기간 후에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도 있다.

 

또 직접적인 신경 손상이나 압작 등이 임상적 검사와 방사선사진 등에서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는 간접적인 원인으로 인한 지각 이상으로 추정할 수 있으므로 자연적인 회복을 일정기간 동안 관찰해 볼 수 있다.

 

법원의 판단

1. 이 사건 시술은 하악관 및 하치조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술이고, 환자의 증상은 이 사건 시술 이후 발생했다.

 

2. 일정 기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고, 신경문합 및 감압술을 받은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 있으며, 신경문합 및 감압술 당시 하치조신경의 3/4 정도 끊어진 것으로 확인되어 직접적인 신경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시술 당시 임플란트가 하치조신경을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고 볼 수 없고, 환자의 하치조신경이 완전히 끊어진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오랜 기간 압박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인다.

 

4. 일반적으로 손상 후 수 개월이 경과한 다음에는 임플란트 매식체가 하치조신경을 침범했는지 여부를 방사선사진에서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

 

그러므로 시술 이후 촬영한 파노라마 사진에서 특이소견이 없다고 해서 이 사건 시술 후 원고의 하치조신경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보았을 때 치과의사가 시술 당시 임플란트를 하치조신경을 압박할 정도로 과도하게 깊이 식립한 것으로 보인다.

 

5. 일반적으로 하악관에서 1~2mm 정도 이상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런데 피고는 하악관에 근접하게 이식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었는데도 임플란트를 하치조신경을 압박할 정도로 과도하게 깊이 이식한 것으로 보여 주의의무 위반도 인정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치과의사의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의 이 사건 증상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어서 치과의사는 환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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