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난소 종양으로 복강경을 이용한 난소낭종 절제술을 받은 뒤 S자 결장의 천공으로 복막염이 발생해 재수술을 받은 사안입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수술 중 장 천공을 발생시킨 과실이 있는지 △수술후 경과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는지 △지도설명의무를 위반했는지 등이 쟁점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복부 골반 CT 검사를 받았는데 3.3cm 크기의 좌측 난소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자 복강경을 이용한 난소낭종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난소낭종 절제술 과정
의료진은 난소낭종 절제술을 위해 배꼽 아래 부위에 1차, 2차로 트로카를 삽입하고, 유착박리술을 한 후 전기소작기와 겸자를 사용해 난소 낭종을 절제했다.
복강경 수술 후 경과
원고는 수술 후 피고 병원을 퇴원해 집으로 귀가한 당일 저녁부터 복부 통증이 심해지자 119 구급차를 이용해 인근 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관장 등의 처치를 받고 퇴원했습니다.
그러나 통증이 지속되자 다시 인근 병원에 입원했고, 복부 CT 검사 결과 복막염이 의심되어 다시 수술을 한 피고 병원으로 전원했습니다.
피고 병원은 복부 CT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S자 결장의 천공으로 인한 복막염으로 진단되자 천공 부위 봉합 및 회장루 설치술을 시행했습니다.
수술 기록상 원고의 S자 결장이 2cm 정도 천공되었고, 복강 내에 변이 퍼져 있는 상태였으며 장기간 유착이 심한 상태였습니다.
원고는 수술 후 복막염이 개선되고 다른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자 퇴원했지만 호흡곤란, 전신 부종, 탈장 등의 치료를 위해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피고 병원이 복강경을 이용한 난소 낭종 절제술을 하는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의 주장
"수술 당시 장 천공의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전기소작기 사용에 주의의무를 위반해 S자 결장 부위에 열 손상을 일으켜 괴사와 천공, 복막염을 유발한 과실이 있다."
"의료진은 원고가 수술 후 지속적인 복통을 호소했음에도 정밀검사를 하지 않고 만연히 퇴원시켜 복막염에 이르게 했다."
"의료진은 퇴원 당시 유착박리술을 시행해 유착되어 있던 장기 부위에 쉽게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하며, 복통이 지속되는 경우 장 천공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내원하도록 설명해야 함에도 하지 않았다."
법원의 판단
1. 수술 중 장 천공을 발생시킨 과실 여부
(1) 법원 신체감정 의사는 ‘지혈 목적으로 시행한 전기소작술이 S자 결장에 화상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기소작기에 장기에 접촉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원고에게 수술을 시행하기 이전에는 없던 천공이 수술 이후에 유착이 심하였던 S자 결장부위에 발생했고, 수술 이전에 원고의 S자 결장에 천공이 발생할 다른 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3) 원고에게 발생한 천공의 의료진이 전기소작기를 사용해 유착박리술을 시행하거나 좌측 난소 낭종 절제술을 시행하는 과정, 혹은 절제술 후 지혈 과정 중 원고의 S자 결장 부위에 전류를 흐르게 한 과실로 발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2. 수술후 경과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 여부
(1) 원고는 수술 다음날 '배에 통증이 너무 심해 못 일어나겠다'고 호소했고, 그 다음날에는 '소변이 잘 안 나와서 배를 많이 눌렀는데 그 부위가 너무 아프네요'라고 호소했다.
(2) 그러나 원고가 피고 병원에서 퇴원한 당일 통증강도는 0점으로 측정되었다.
(3) 장 천공으로 인한 복막염 발생시 보통 발열, 오한, 구토 증상이 나타나는데 퇴원 당시 이런 증상이 보이지 않았다.
(4) 비록 수술 도중 원고의 장이 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천공이 미세한 이상 그 증세가 천천히 발현될 수 있어 의료진으로서는 수술 후 통증 검사, 배액 확인 등으로 경과관찰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할 것이다.
(5) 아울러 복막염 증세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주의의무를 해태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피고 병원이 퇴원을 강요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지도설명의무 위반 여부
원고가 피고 병원을 내원한 당시 외래초진기록지 기재에 의하면 의료진은 문진과정에서 원고가 과거 변비로 인한 관장을 자주 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원고가 퇴원할 당시 유착박리술로 인해 원고의 장기가 약해져 있는 이상 원고에게 관장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할 주의의무가 있다.
또 수술 후 구토, 오한 등의 증상이 계속해 발생할 때에는 즉시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지도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런데 의료진은 수술 후 2일 만에 원고를 퇴원시켰는데 의료진이 교부한 퇴원간호계획서에는 목욕 및 샤워를 하지 말라는 정도의 내용만을 담고 있다.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지도설명의무를 다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유착박리술 후 유착되어 있던 주위의 장기가 약해져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관장을 해서는 안된다’ 등의 내용 지시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사건번호: 10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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