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검사 전 과거병력 조사 안한 의사과실

이번 사건은 수면내시경 검사를 실시하던 도중 환자에게 무호흡 증상이 나타나 결국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은 사례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환자에게 수면무호흡 증상이 있었음에도 의료진이 수면내시경검사 이전에 이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피고 의원에서 얼굴 지방이식수술을 하면서 수면내시경 방법으로 위내시경 및 대장내시경 검사를 함께 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피고 의료진은 먼저 수면내시경 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원고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했지만 수면유도가 되지 않자 추가로 프로포폴 4㎖를 투여하여 합계 8㎖를 투여했습니다.

 

약 15분간 수면내시경 검사를 실시하던 중 원고가 무호흡 증세가 나타났고, 의료진은 수면내시경 검사를 중단하고 내시경 기구를 뺀 다음 응급조치를 위해 기관 삽관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기관 삽관에 실패하자 원고에게 앰부배깅으로 산소를 공급했고, 원고가 수면내시경을 받던 방의 옆방에서 외래 진료를 하고 있던 피고 의료진은 응급상황 보고를 받고 달려와 119에 신고했습니다.

 

피고 의원에 출동한 구급차량을 이용해 원고를 상급병원으로 이송했는데 도착 당시 원고의 의식 상태는 혼미(의식은 없으나 자극에 움츠리는 반응) 상태였습니다.

 

해당 상급병원에서는 도착 직후 원고에게 기관 삽관을 시행하고, 고농도 산소를 공급하였으며, 수액라인으로 수액을 주입하고, 동맥혈 가스검사 및 혈액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원고는 그 후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사고 이후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해 기억력 감소 및 영구적인 하지운동력 약화 및 좌측 부전마비 증상이 남게 되었습니다.

 

저산소성 뇌손상이란?
저산소증은 호흡기능의 장애로 숨쉬기가 곤란하여 체내 산소분압이 떨어진 상태를 의미하는데 급성 알코올 중독과 비슷한 판단력 장애, 운동실조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폐 부종이나 뇌 부종을 초래하기도 하며, 저산소증이 심해지면 결국 호흡곤란에 의해 사망하게 됩니다.

 

그러자 원고 측은 피고 의원의 과실로 인해 저산소성 뇌손상이 초래되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 측 주장
“피고는 의료사고일 당시 고령인 원고의 나이와 호흡기 계통의 수술력 등을 감안하여 수면내시경 검사를 하기 전에 마취과 관련한 병력 등을 충분히 평가했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고 성급히 수면내시경 검사를 했다.”

 

“피고 의원은 환자의 기도유지를 위한 장치, 인공호흡, 산소공급을 위한 시설과 즉각적인 소생술의 실시가 가능한 시설 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프로포폴을 사용해 수면내시경 검사를 실시했다.”

 

피고 의원의 주장
“피고는 수면내시경 검사를 실시하기 전 원고에게 과거 수술 전력을 확인했지만 원고가 코골이 수술 등 과거 병력을 알리지 않아 이를 알지 못했다”

 

“피고 의원에는 응급상황시 기관 삽관에 필요한 장비, 산소, 앰부,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이 구비되어 있었고, 이 원고에게 투여한 프로포폴의 용량은 적정하였다.”

 

법원의 판단
1. 수면내시경 검사 전 조치에 관한 주의의무 위반 여부
원고는 과거 대학병원에서 수면무호흡 증상 완화를 위하여 2차례 코골이 수술을 받았으나 증상 호전이 없었다.

 

또 원고는 10년 뒤 대학병원에 입원하여 수면무호흡 증상 완화를 위하여 구개인두 성형술 및 하비갑개축소술을 받았다.

 

그 무렵 이후 침을 흘리고 발음이 새는 증상이 발생하였으며 혀가 아프고 불편하며 입떨림과 눈떨림이 생기는 증상이 있어서 설하선 절제술을 받고 퇴원한 바 있다.

 

피고 의원 의사는 원고에 대한 진료기록에 원고가 코골이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기록한 사실이 있고, 원고로부터 지속적으로 혀가 아프고 불편한 ‘설염’ 증상에 대한 호소를 들은 사실이 있다.

 

피고는 원고가 위 설염 증상으로 ‘30일 수술하러 가신다고’고 진료기록부에 기재한 사실이 있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진료기록에 ‘수술 경력 없음-00대병원 혀수술 이외엔’이라고 기재한 사실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의료사고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원고의 코골이 수술 병력 및 알코올 중독 증세를 알았다면 수면내시경을 실시하지 않았거나 큰 병원으로 가시도록 권해드렸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수면무호흡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진정제로 수면을 유도하였을 때 쉽게 기도 폐색이 발생하고, 깊은 진정 상태가 아니어도 기도 폐색에 의해 호흡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다.

 

이 때문에 쉽게 저산소증에 빠지게 되며 해부학적으로 응급상황에서 기관 삽관이 어려운 경우가 흔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속적으로 혀가 아프고 불편한 ‘설염’ 증상에 대한 호소를 들었고, 원고의 ‘설염’ 증상에 대하여 그 발생 경위를 문진하거나 코골이 수술을 받은 병력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의 혀수술에 대하여 그 경위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코골이 수술 등 과거 병력을 정확히 조사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수면무호흡 증상이 있음을 확인하고 큰 병원으로 전원하거나 수면내시경 검사 도중 호흡정지 등의 응급상태를 대비하기 위한 충분한 준비를 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게을리해 원고를 큰 병원으로 전원하지 않았고, 원고에 대한 수면내시경 검사의 위험성을 알리지도 않은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위와 같은 잘못으로 말미암아 원고에게 호흡정지가 발생하였을 때 이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채 바로 기관 삽관을 실시하지 못함으로써 원고에게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게 하였다 할 것이다.

 

2. 수면내시경 사고발생 후 응급처치 주의의무 위반 여부
수면무호흡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진정제로 수면 유도를 했을 때 쉽게 기도폐색이 발생하고, 깊은 진정 상태가 아니어도 기도 폐색에 의해 호흡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한다.

 

원고에게 시간당 60㎖로 프로포폴을 투여했다면 원고에게 충분히 호흡억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저산소증과 뇌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당시 피고 의료진이 원고의 기도유지를 위해 일련의 조치를 취한 것은 인정되지만 결과적으로 기관 삽관을 하지 못한 상태는 환자의 예후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게 저산소성 뇌손상의 기왕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수면내시경 검사 도중 무호흡 증세를 보인 원고에 대해 즉시 기관 삽관을 통한 충분한 응급조치를 다하지 못해 저산소성 뇌손상에 이르게 한 과실이 인정된다.

 

사건번호: 3403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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