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제 투여후 소아 충치치료 중 심정지

갑작스런 호흡정지 또는 심정지는 저산소증을 일으키며 결국 뇌손상과 중요장기의 손상을 야기해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심정지가 발생한 지 약 5분이 경과하면 허혈에 의한 조직손상이 시작되므로 되도록 빨리 심정지에 대해 응급처치를 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진정상태에서 충치 치료를 하던 중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 등을 했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된 사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만 5세인 환자는 충치 치료를 받기 위해 피고 병원에 내원했고, 의료진은 마취제 투여 등을 통한 진정 상태에서 충치 치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의료진은 환자가 선천성 심장질환인 동맥관개존증, 심방중견결손증 등으로 피고 대학병원 본원에서 수술 치료를 받은 전력을 확인하고서 소아과에 협진을 의뢰했습니다.

 

의료진은 소아과로부터 위와 같은 진정 상태에서 충치 치료를 받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협진 결과를 확인한 뒤 충치 치료를 시행했습니다.

 

의료진은 미다졸람을 근육주사 방식으로 투여한 뒤 마스크를 통해 아산화질소-산소를 흡입시켜 진정 내지 수면상태를 유도했는데요.

 

그 뒤 의료진은 충치 치료를 시도했지만 쉽게 진정되지 않고 치료에 협조하지 않아 즉시 치료를 시행할 수 없었고, 20분 뒤 비로소 수면상태에 이르러 국소마취제를 치아에 투여한 뒤 충치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충치 치료를 시작한 지 약 20분이 경과한 뒤 의료진은 환자의 호흡음이 약해지는 것을 확인하고, 입술 등이 파란색으로 변한 것을 확인하고, 맥박이 느껴지지 않자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는 한편 119 신고 및 응급팀에 연락했습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지속하고 있던 중 119구급대원이 도착해 기관삽관을 통해 기도를 확보해 산소를 공급했고, 에피네프린을 투여했습니다.

 

그리고 자동제세동기(AED)를 통해 심장이 무수축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심폐소생술에도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1병원 응급실로 전원했습니다.

 

환자는 그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식물인간 상태로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사망했습니다.

그러자 환자 측은 피고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의 주장
"의료진은 미다졸람을 투여한 수면마취 상태에서 치료할 경우 환자의 기도유지, 활력징후와 호흡 유무 등을 면밀히 관찰했어야 함에도 맥박산소포화도계측기조차 사용하지 않아 호흡정지 상태 발견을 지연시켰다."

 

"치료중 환자에게 갑작스런 심정지가 발생했을 당시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기도삽관 등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며 에피네프린 등 응급 약물을 투여해야 함에도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법원의 판단
1. 경과관찰상 과실 여부
소아환자에 대한 진정법은 호흡저하, 무호흡 등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고, 진정수준이 깊어질수록 그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투여한 미다졸람 4mg은 체중 1kg당 0.15mg 정도인 점에 비춰 결코 적은 양이 아니므로 의료진으로서는 더욱 더 면밀히 환자의 기도유지, 호흡 유무 등을 감시, 관찰해야 한다.

 

의료진은 치료 당시 맥박산소포화도계측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소아환자의 경우 산소포화도가 매우 빠르게 떨어지기 때문에 의료진으로서는 소아환자의 기도유지, 호흡 유무 등을 더욱 면밀히 감시 관찰해야 한다.

 

더욱이 치료 당시 참여했던 의료진 중 이 사건 치료와 독립해 환자의 수면마취 상태, 호흡유무 등을 전담해 확인했던 의료진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이 사건 치료 당시 환자의 맥박과 산소포화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맥박산소포화도계측기조차 사용하지 않는 등 환자의 기도유지, 활력징후와 호흡 유무 등을 제대로 감시, 관찰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

 

2. 응급처치상 과실 여부
갑작스런 심정지가 발생한 지 약 5분이 경과하면 허혈에 의한 조직 손상이 시작되므로 되도록 빨리 심정지에 대해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의료진은 기관내 삽관을 통해 기도를 확보해 앰부배깅 등의 방식으로 산소를 공급하거나 에피네프린 등 응급약물을 투여하는 처치를 전혀 시행하지 않았다.

 

또 119 구급대가 도착하고 나서야 119 구급대에 의해 그 외 같은 처치를 시행했다.

 

의료진으로서는 반복적으로 심장압박을 하는 것과 동시에 기도를 확보해 호흡 보조를 하거나 에피네프린 등 응급약물을 투여하는 처치를 병행해야 함에도 전혀 이런 처치를 시행하지 않았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치료 중 환자의 호흡정지라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음에도 기관내 삽관으로 기도를 확보해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

 

그러면서 인공호흡을 하거나 에피네프린 등 응급 약물을 투여하는 등의 응급처치를 적시에 제대로 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된다.

 

사건번호: 54091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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