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염전 진단을 지연한 의료과실로 고환적출한 사건
고환염전은 사춘기인 12~16세 사이에 잘 발생하는데 저절로 호전되거나 항생제 투여 등 보존적 처치로는 치료할 수 없고 응급수술을 해야 합니다.
특히 발생후 4~6시간 안에 수술해야 고환 보존이 가능하며, 이후부터는 괴사가 진행되어 고환을 제거하는 고환절제술을 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환자에게 고환염전이 발생해 응급수술을 해야 함에도 그냥 퇴원하도록 해 고환절제술을 받게 한 사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좌측 고환에 통증이 발생하자 새벽에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의료진은 정상 소견을 확인하고 비뇨기과 외래진료를 보라고 안내한 뒤 원고를 퇴원시켰는데요.
의료진은 외래진료를 받으러 온 원고에 대해 고환 초음파검사를 한 결과 좌측 부고환 또는 부고환 충수에 부분적인 꼬임(염전)을 의심했습니다.
의료진은 원고를 입원하도록 한 뒤 항생제를 투여하고 경과를 관찰했는데요.
의료진은 원고의 통증이 호전되고 음낭 부위에도 부종이나 발적 등의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자 이틀 뒤 퇴원시켰습니다.
2차 치료
원고는 9일 뒤 좌측 고환 통증으로 자정 무렵 다시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고, 의료진은 별다른 검사나 진단 없이 당일 비뇨기과 외래진료를 받으라고 안내만 한 뒤 원고를 퇴원시켰습니다.
의료진은 같은 날 오전 10시 45분 경 원고의 고환 부분에 전반적인 심한 부종이 관찰되자 초음파검사를 했는데 좌측 고환염전으로 진단하고 좌측 고환 절제술 및 우측 고환 고정술을 시행했습니다.
원고는 현재 이 사건 수술로 인해 좌측 고환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의 과실로 한쪽 고환을 잃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청구했습니다.
고환염전이란?
고환과 부고환이 정색을 중심축으로 해서 회전해 꼬이는 상태로 염전이 되면 정맥혈이 우선 막혀 부종이 일어나고, 나중에는 허혈성 괴사에 빠지는 질환입니다.
원고의 주장
“2차 진료 당시 좌측 고환 통증으로 다시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지만 의료진이 별다른 검사나 진단 없이 비뇨기과 외래진료를 보라고 안내만 한 채 퇴원시켜 적시에 응급수술을 받지 못해 과측 고환을 적출하게 한 과실이 있다.”
“원고가 치료가 늦어질 경우 고환을 적출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등을 알았더라면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수술을 요구했거나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했을 것이지만 의료진은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 일부를 인정했는데요.
법원의 판단
1. 2차 진료상 과실 여부
원고가 자정 무렵 다시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을 당시 원고는 고환염전이 잘 생기는 연령이었으므로 의료진은 고환염전을 의심하고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고 바로 응급수술을 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고환 올림근 반사 검사조차 하지 않은 채 원고를 돌려보냈고, 고환염전은 발생후 4~6시간 안에 수술해야 보존이 가능한데 오전 10시 45분 경에서야 고환염전으로 진단했다.
이 때문에 이미 고환의 괴사가 상당히 진행되어 좌측 고환을 제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2차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의 위와 같은 진단 지연 과실로 인해 원고가 좌측 고환을 보존할 수 있는 고환고정술을 받지 못하고 고환을 잃게 되었다고 보인다.
2. 설명의무 위반 여부
1차 진료 당시 의료진이 원고에 대해 고환염전이 아니라 부고환염전으로 진단한 것이 맞다고 보이므로 원고의 설명의무 위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건번호: 503330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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