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와 합의서 등 부제소합의 후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
이번 사건은 요통, 하지 방사통을 치료하기 위해 한방병원에서 약침과 도침 치료를 받은 뒤 보행장애가 발생한 사례입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환자가 한방병원과 두차례에 걸쳐 치료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와 민형사상 민원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해 놓고도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한 게 적절한 게 여부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으로 치료를 받아왔고, 2012년 경부터는 우측 엄지발가락의 근력이 약화되어 불완전 마비증상이 발생했습니다.
원고는 요통 및 우측 하지 방사통 등을 치료하기 위해 피고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에 내원했는데요.
피고는 원고의 증상에 대해 요추 3-4번의 추간판 팽윤, 요추 4-5번 및 요추 5-천추1번의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하고 20여분간 물리치료를 한 후 허리와 종아리에 약침 및 도침자락술을 시행했습니다.
도침자락술이란?
통상의 침시술보다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방법으로, 침의 끝부분이 날로 되어 있는 도침을 사용해 연부조직의 유착을 직접 제거해 신경의 압박을 줄여주는 주변의 혈류를 개선하는 치료방법입니다.
원고는 시술 직후 좌측 하지 무력감을 호소했고, 피고는 시술후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다리에 힘이 생길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원고는 다음 날에도 휠체어에 의존해 화장실에 다니고 양측 발목의 저림과 무력감으로 보행이 힘들다고 했고, 피고는 영상의학과의원에 전원해 MRI 검사를 받게 했는데요. 피고는 그 뒤로 6차에 걸쳐 도침자락술을 시행했습니다.
MRI 검사 결과 원고의 추간판 탈출증 증세가 호전되기는 했지만 원고는 현재 양측 발목의 불완전 마비와 좌측 발바닥의 내반증(발바닥이 안쪽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또 발목보조기를 착용해야 자가보행이 가능한 상태다.
원고는 피고에게 1차로 ‘치료 결과에 대해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자필각서를 써주었다(1차 부제소합의). 또 치료받는 것에 대해 향후 민형사상 및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다(2차 부제소합의).
법원의 판단
1. 부제소합의와 관련
먼저 이 사건 1차 부제소합의는 2차 시술의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일 뿐 시술 결과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해 원고가 시술을 포함한 6회에 걸친 시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했다.
그러나 합의서 작성 당시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는 원고가 시술로 인한 후유장애의 정도와 그로 인한 일실수입의 감소, 향후 치료의 필요성 등 그 손해의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양측 하지 마비 증상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다고 보인다.
만약 원고가 하지 마비로 인한 보행장애를 예상했더라면 침 시술비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합의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하브이서의 효력이 원고의 보행장애로 인한 손해 등에까지 미친다고 볼 수 없다.
2.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원고는 시술 직후부터 좌측 하지의 무력감을 호소했고, 보행장애 증상을 보였고, 우측의 심한 추간판 탈출로 인해 좌측 하지에 마비증상이 발생하는 예가 드물다.
원고는 요추 5번 신경근의 손상으로 양측 발목에 마비증상이 발생했는데 이는 이 사건 시술 부위와 일치해 보인다.
피고는 일반 침술보다 연부조직의 유착을 직접 제거하는 등으로 침습이 깊어 신경손상 위험이 있는 이 사건 시술을 시행할 경우 신경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가 이런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시술 중 요추 5번 신경근을 손상시켜 원고에게 양측 발목마비로 인한 보행장애를 발생하게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사건번호: 523417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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