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장애, 조현병 환자 빵 섭취중 기도폐색 질식

식이장애, 조현병 환자 빵 섭취중 기도폐색 질식

이번 사건은 식이장애와 조현병이 있어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카스테라 빵을 빠르게 섭취한 뒤 기도폐색으로 질식사한 사례입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병원 의료진에게 관찰, 감독할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사건의 개요

A씨는 군 생활을 하던 중 분대원들의 구타로 인해 조현병이 발병해 의병전역했는데요. 그 후 여러 병원에서 조현병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는 장기간의 입원치료에도 불구하고 망상, 환청 등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는 이 사건 K병원에 입원해 병원에서 간식으로 제공한 카스테라 빵이 목에 걸려 컥컥대는 것을 병원 간호사가 발견했습니다.

 

그러자 간호사는 즉시 하임리히법을 시행하고 당직의사를 호출했습니다. 하임리히법은 기도가 이물질로 인해 폐색되었을 때 시행하는 응급처치법입니다.

 

 

서 있는 환자의 경우 시술자가 뒤에서 양팔로 환자를 뒤로부터 안듯이 잡고 검돌기와 배꼽 사이의 공간을 주먹 등으로 세게 밀어 올리거나 등을 세게 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약 2분 후 병실에 도착한 당직의는 산소마스크로 산소를 공급하면서 처치실로 이동시킨 뒤 에어웨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카스테라 빵조각을 조금씩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당직의는 기관삽관을 시도했지만 기도를 막고 있는 카스테라 빵 조각으로 인해 실패했습니다.

 

A씨는 의식 저하 상태가 계속 되었고, 당직의는 다시 기관삽관을 시도했지만 마찬가지로 기도를 막고 있는 빵조각으로 인해 실패했습니다.

 

A씨는 그 뒤 혈압,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맥박도 잡히지 않게 되자 당직의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상급병원으로 전원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질식에 의한 심폐정지 및 그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러자 A씨의 유족들은 K병원의 과실로 인해 A씨가 질식사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A가 조현병과 더불어 식사속도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등의 식이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카스테라 빵을 간식으로 제공한 후 섭취하는 것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도 K병원이 환자를 제대로 관찰, 감독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음은 법원의 판결 내용입니다.

 

법원의 판단

A씨가 가지고 있던 식이장애는 단순히 음식을 더 먹고 싶은 욕망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정도의 것이 아니라 조현병과 더불어 발생한 것으로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도 않고 빠르게 섭취하려고 할 정도로 심각하다.

 

의료진으로서도 환자가 처음 입원했을 당시 보호자로부터 이런 사정을 구체적으로 전해 들었기 때문에 다른 환자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관찰, 감독이 필요하다는 사정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이 사건 질식사고의 경우와 같이 급하게 섭취한 음식물로 인해 기도가 폐색되는 경우 환자가 3~4분 안에 의식을 잃게 되고, 4~6분이 지나면 산소 결핍증이 동반되는 상당히 중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 의료진으로서는 이런 중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기적인 식사시간뿐만 아니라 간식 등의 음식물을 섭취할 때에도 항상 면밀하게 직접 관찰, 감독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의료진은 A씨가 조현병과 더불어 식사조절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식이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스테라 빵을 간식으로 제공한 후 이를 섭취하는 것을 제대로 관찰 감독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사건번호: 532343번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글 하단 댓글에 비밀글 형식으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