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독증 산모 즉각 유도분만 안한 과실

임신중독증 산모 즉각 유도분만 안한 과실

이번 사건은 임신 36주 된 산모가 상복부 통증, 두통, 구역질 등을 호소하며 임신성 고혈압, 임신중독증 증세를 호소했음에도 신속하게 황산마그네슘을 투여하고 즉각 유도분만을 시행하지 않아 안타깝게도 사망에 이른 사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A는 임신 36주 된 산모인데 갑자기 발생한 상복부 통증, 두통, 구역질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환자는 응급실 도착 직후 오심과 구토를 호소했고, 소변검사, 초음파검사를 한 뒤 입원해 자궁수축이 있었습니다. 또 온 몸이 강직되며 부르르 떠는 모습을 보여 발작 전조증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안구편위 양상과 의식이 혼미해지자 의료진은 산소 투여량을 늘리고 항경련제인 황산마그네슘을 추사한 뒤 응급제왕절개수술을 하기 위해 수술장으로 보냈습니다.

 

환자는 신생아를 분만하고 3시간쯤 지나 두통을 호소해 진통제를 주사했고, 오후 들어 다시 두통을 호소한데 이어 혈압이 157/105mmHg로 측정되자 혈압강하제를 투여했습니다.

 

환자는 그 뒤 보호자와 면회를 했고, 20분 뒤 간호사가 코를 골며 수면중인 것을 관찰해 혈압 측정 결과 200/112mmHg로 측정되자 담당의사에게 이를 보고했습니다.

 

의료진은 환자가 강한 자극에도 반응이 없고 의식이 혼미하며 동공 빛 반사반응도 보이지 않자 혈압강하제를 주사하고 CT 검사를 한 결과 뇌내출혈, 우측 뇌실내 출혈 소견이 확인되어 응급수술을 시행했습니다.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지속적으로 혼수상태로 인공호흡기가 연결되었고, 몇 달 뒤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그러자 A씨 유족들은 피고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원고들은 "피고 병원이 응급실에서 시행한 뇌 MRI 검사에서 소량의 뇌출혈이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판독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했을 당시부터 중증 전자간증(임신중독증) 상태였고, 언제든지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환자였음에도 경련발작을 예방할 수 있는 황산화마그네슘을 투여하지 않았고, 신속하게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하지 않고 만연히 자연분만을 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도 피고 병원에 일부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음은 법원의 판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 병원 응급실 의료진은 환자가 내원할 당시 혈압이 211/114mmHg로 측정되자 혈압강하제를 투여한 후 뇌 MRI를 시행했으며 2시간 뒤에도 혈압이 높게 나오자 혈압강하제를 투여했다.

 

뇌의 미세출혈의 경우 수술을 하지는 않으며 일반적으로 혈압조절 및 혈압상승의 원인이 된 임신의 종료를 위해 분만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의료진이 응급실 뇌 MRI 검사 결과를 잘못 판독해 부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

 

항경련제 투여와 응급 제왕절개술 시행을 지연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환자가 오전 2시 47분 경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할 당시 상당한 고혈압이었고, 의료진은 한달 전부터 혈압이 높았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혈압강하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한 후에도 오전 5시 5분 170/115mmHg로 측정되는 등 지속적으로 고혈압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상복부 통증까지 호소하고 있었다.

 

상복부통증은 중증 자간전증에서 흔히 나타나며, 이런 증상은 곧 경련이 있을 것을 암시한다.

 

의료진은 환자를 중증 자간전증으로 진단하고 즉시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 황산마그네슘을 투여해야 함에도 이를 지연해 결국 오전 7시 48분 경 경련에 이르게 한 잘못이 있다.

 

중증 자간전증의 근본적인 치료는 분만이고, 환자가 지속적으로 두통과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으므로 의료진은 즉각 유도분만을 시행했어야 함에도 이를 시행하지 않은 채 질식분만을 진행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하면 의료진은 중증 전자간증 상태였던 환자에 대해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 황산마그네슘을 투여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유도분만을 시행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의료진에게는 항경련제를 적시에 투여하지 못한 과실, 조기에 유도분만을 시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으므로 이런 과실로 인해 분만이 지연되어 경련이 발생했다고 인정된다.

 

항경련제에 의해 1차적인 경련을 예방했다면 분만후 자간증의 증상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의료진의 과실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도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사건번호: 54153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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