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탈수증상으로 수액 처치했지만 사망
이번 사례는 소아가 탈수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하자 의료진이 수액처치를 위해 정맥로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여러 차례 실패했고, 뒤늦게 중심정맥로를 확보해 주액을 투여했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한 사안입니다.
사건의 개요
출생 4개월인 소아 A는 모유와 분유를 혼합해 섭취한 이후 구토, 설사, 발열, 처짐 등의 증상이 나타나자 Y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의료진은 흉부 및 복부 X-ray 촬영을 한 결과 특이 소견이 없어 원인 미상의 위장염 및 대장염으로 진단해 소아과 병동에 입원하도록 했습니다.
의료진은 오전 2시 35분 경 혈액검사와 수액주사를 위해 간호사실 내 처치실로 데리고 나왔는데 당시 A는 늘어진 모습으로 입술이 건조했고, 탈수 양상을 보이고 있었으며 열로 인해 손과 발이 차가웠고, 우는 소리가 약했습니다.
의료진은 2시 45분 경부터 4회에 걸쳐 말초혈관 정맥로 확보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자 의사는 A의 의식상태를 확인했는데 별다른 이상이 없었습니다.
의료진은 3시 10분 경 A에게 해열제를 복용시킨 뒤 3시 25분 경 정맥로 확보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는데 당시 A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 있었고, 늘어진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간호사는 오전 3시 30분 경 의사와 통화하던 중 A의 보호자가 A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했고, 간호사들이 처치실로 들어갈 당시 자가호흡이 없는 상태로 혈압이 측정되지 않았습니다.
의료진은 심장마사지를 시행하며 오전 3시 34분 경 기관내 삽관을 시행했고, 심폐소생술을 지속했지만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측정되지 않았고, 심박수는 분당 70 내지 160회로 측정되었습니다.
의료진은 4시 5분 경 A의 좌우측 대퇴부에 중심정맥관 삽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다시 우측 쇄골하정맥에 중심정맥관을 삽입해 수액을 투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삽입된 중심정맥관 부위에서 혈액이 새어나와 의료진은 4시 30분 경 중심정맥관을 재삽입했습니다.
그러나 A는 혈압과 맥박이 촉지되지 않고 전신 청색증을 보이는 등 반응이 없어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그러자 A의 보호자들은 해당 병원의 과실로 인해 A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원고들은 "의료진은 A가 소아과병동으로 이동한 후 말초정맥로 확보만 지속하고 중심정맥로 확보, 금식 해제, 경구수분섭취를 시도하지 않는 등 경과관찰 및 치료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원고들은 "간호사들이 정맥로 확보에 실패하고 A의 상태가 악화되었음에도 적절한 시기에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는데요. 다음은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
소아, 특히 1세 미만의 영아의 경우 일반 성인 환자와 달리 정맥로 확보가 어려울 경우가 많아 영아 및 소아에 대한 경험이 많은 소아가 주로 입원하는 병동으로 신속히 이동해 정맥로 확보를 시도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영아의 경우 정맥로 확보가 실패했다고 해 침습적이고 합병증이 우려되는 중심정맥로 확보나 골내주사를 시도하는 경우는 응급하거나 위급한 중환 상태로 파악되는 경우가 아니면 드물다.
중심정맥로 확보의 경우 응급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시술 시간을 예정해 초음파 가이드 아래 시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골내주사는 심폐허탈이 매우 심한 응급 상황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심정맥로를 확보하는 등의 처치는 시술 자체의 부가적인 위험성이 있고 시술 자체에도 시간이 걸리므로 우선적으로는 말초정맥로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아가 응급실에 내원해 심정지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기까지 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증상의 발생부터 상태 악화까지 만 하루가 되지 않는 경우는 일반적인 환자에 비해 급속하고 비특이적으로 빠르게 중증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는 다른 조치를 취했다고 해서 환자가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런 사정들에 비춰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영아의 상태를 잘못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거나 응급의료법에 기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사건번호: 57856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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