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진단 못한 의료과실
이번 사건은 만성콩팥병 치료를 받던 중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폐암 판정을 받아 환자가 안타깝게 사망한 사례입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해당 병원 의료진이 신장이식수술을 하기 전 정밀검사에서 폐 결절이 발견되는 등 폐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었음에도 폐결절에 대한 검사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건의 개요
A는 만성콩팥병 치료를 받던 중 말기 신부전에 이르러 투석과 신장이식 상담을 받기 위해 피고가 운영하는 B병원에 내원했는데요.
A는 피고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으면서 생체 신장이식을 받기로 결정했고, A의 배우자인 원고가 신장을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A는 피고 병원 장기이식센터에 입원해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흉부 X선 검사 결과 좌측 폐에 염증성 병변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고, 흉부 CT 검사 결과 좌측 폐하엽 부위에 2cm 크기의 결절이 발견되었습니다.
의료진은 재차 흉부 CT 검사를 하고 3개월 정도 경과를 관찰한 후 재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 앞서 발견된 좌측 폐하엽의 결절에 대한 추적검사를 위해 재검사한 결과 결절이 4cm로 커졌고, 흉수가 증가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호흡기내과 협진 결과 종양의 가능성보다 폐흡층충과 같은 기생충 감염 병변 가능성이 크다는 소견이 나왔고, 의료진은 구충제를 투여했습니다.
의료진은 8일 후 흉부 X선 검사 결과 흉수가 감소하고, 호산구 수치 역시 점차 감소하자 예정대로 생체 신장이식 수술을 했습니다.
A는 퇴원 후 약 한 달 뒤 기침과 등과 팔의 통증을 호소하면서 피고 병원에 내원해 각종 검사를 한 결과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받았고, 이미 흉막, 림프절, 간, 뼈 전이를 동반한 폐암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의료진은 항암치료 등을 했지만 A는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그러자 원고들은 피고 병원의 과실로 인해 A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의료진은 A에 대한 폐암 검사 및 진단을 소홀히 해 폐암을 진단하지 못했고, 폐암으로 진단되었다면 시행하지 않았을 신장이식수술을 받게 한 잘못이 있으며, 불필요한 신장이식수술로 인해 폐암이 악화되어 생명이 단축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였는데요. 다음은 법원의 판결 내용입니다.
법원의 판단
A에게 기생충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폐결절이 기생충 감염에 의한 염증성 병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흉막삼출과 폐결절의 원인은 다양할 뿐만 아니라 호산구 수치는 폐암의 경우에도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환자가 3~4일 전부터 등 왼쪽에 통증이 있다고 호소했으므로 폐암의 증상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 병원 호흡기내과 의료진도 흉부 CT 검사 결과에 대한 판독을 의뢰받고 기생충 감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면서도 폐흡층충 항체 여부를 확인하라고 했다.
통상의 경우 경과관찰을 통해 폐암 여부를 확정할 수 있겠지만 환자는 신장이식수술을 앞둔 환자이므로 조직검사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흉수검사나 PET-CT 등 추가검사를 통해 악성종양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필요가 있었다.
신장이식수술은 응급을 요하는 수술이 아닌데도 폐암을 악화할 수 있는 면역억제제를 투여해 2cm 크기이던 결절이 약 3개월 뒤 4cm 크기로 커지고 흉수가 증가되게 했다.
이런 점 등에 비춰 보면 의료진은 폐결절에 대한 검사를 소홀히 해 폐암을 정확히 진단하지 못해 환자가 폐암을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받지 못하고 불필요한 신장이식수술로 인해 폐암이 악화돼 생명이 단축된 것에 대한 정신적 손해를 입게 했다.
아물러 원고가 불필요한 신장공여를 해 신장 한쪽을 잃는 장애를 초래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사건번호: 54533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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