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조직검사, 생검 후 출혈 사례

불필요한 조직검사사건

전신통, 발열 등의 증세로 병원 내원 

환자는 전신통, 발열, 두통 및 구토 증상을 호소해 오다가 의원에서 급성 A형 간염 및 신장질환이 의심되자 피고 병원에 내원했다.

 

피고 병원 응급의료센터 의료진은 혈액검사를 한 결과 급성신부전으로 중증의 신기능 저하 상태였고, 급성 간염을 의심할 수 있는 간기능 저하가 심각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다음 날 환자를 내과계 중환자실로 전원했고, 신장내과 의사는 지속적인 신대체요법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신장내과 의사는 ‘환자의 급성신부전은 신장질환 지침 상 stage3이며, 이는 간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혈소판감소증, 혈액응고시간 지연 등 전반적인 컨디션 상 금일 시행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회신했다.

 

조직검사 후 사망 사건의 개요

환자에 대한 간 생검술

피고 병원 의료진은 당일 오후 1시 40분 환자를 혈관조영실로 이동하게 한 뒤 혈액투석을 위한 내경정맥 카테터 삽입술을 시행한 후 중환자실로 이동하게 해 간 조직검사 전 출혈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신선동결혈장을 1pint 수혈했다.

 

의료진은 같은 날 오후 4시 초음파실에서 환자에게 신선동결혈장 1pint를 수혈하면서 초음파 유도 하에 경피적 간 생검술을 시행한 뒤 다시 중환자실로 이동하게 했다.

 

간 생검술 이후 경과

의료진은 같은 날 오후 5시 15분 환자에 대해 우측 내경정맥 카테터를 통해 지속적신대체요법(CRRT)을 시행했다.

 

그런데 오후 8시 33분 경 혈압이 84/43mmHg, 심박수가 분당 54회로 혈압저하가 발생하자 UFR(초여과율)을 150으로 조정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47분에는 혈압이 84/39mmHg, 심박수가 1분당 72회로 측정되자 의료진은 UFR을 100으로 조정했고, 그 뒤 혈압과 심박수가 정상화되었다.

 

의료진은 UFR을 조정한 후 혈압 등이 회복되자 혈압 저하가 환자의 체내에서 CRRT 기계로 흘러가는 혈류량의 증가로 인해 발생한 일시적인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환자는 오후 10시 55분 경 복부 통증을 호소했고, 오후 11시에는 기면(drowsy) 상태로 되었다. 당시 혈압은 121/79mmHg, 심박수 분당 103회, 호흡수 분당 34회였다.

 

의료진은 환자가 계속 호흡곤란을 호소하자 오후 11시 40분 경 기관삽관을 시행했고, 다음 날 오전 3시 18분 심박수가 분당 40회로 측정되자 심장마사지 및 앰부배깅을 시행했다.

 

의료진은 오후 12시 경 혈관색전술을 위해 혈관조영실로 이동하게 한 뒤 혈관조영술을 시행했지만 출혈병소를 찾지 못했고, 안타깝게도 혈압을 회복하지 못해 사망했다.

 

갑작스런 의료사고에 어떻게 대응할까?

부검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법의관은 A형 간염이 있던 상태에서 간의 조직검사 합병증인 배안출혈이 동반되면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생각된다‘고 감정했다.

 

간 조직검사(생검)

간 조직검사는 간염, 간경변, 간내종양 등 간질환의 진단을 위해 가느다란 주사침을 피부로부터 간으로 삽입해 간 조직을 소량 채취하는 검사이다.

 

B형간염, C형간염 또는 간경병증 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의 간초음파검사 상 결절이 확인될 때 시행하며, 간기능 수치 이상이 발견된 환자에서는 병력, 신체진찰, 혈액검사 등을 통해 흔한 질환 순으로 진단 가능성을 찾는 것이 먼저이다.

 

간 조직검사 후 흔하지는 않지만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출혈이 발생하면 지혈이 어렵다.

 

따라서 간 조직검사 후 몇 시간 이내에 의식의 변화와 함께 쇼크 등 혈역학적 징후가 나타나면 조직검사 후 복강 내 대량 출혈 가능성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조직검사후 사망사건에 대한 원고의 주장

 

환자 유족들의 손해배상소송 제기

원고들은 신장내과 협진 결과 환자는 당시 혈소판감소증, 혈액응고시간 지연 등 전반적인 상태에 비춰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였고, 필요하지도 않은 간 생검술을 시행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원고들은 피고 의료진이 스테로이드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간 조직검사 뿐만 아니라 침습적이지 않은 임상적 평가도구를 통해서도 판단할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해 환자와 원고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의 쟁점

1. 의료진이 간 조직검사를 한 의료행위가 그 당시 일반적인 임상의학 수준에 비춰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

 

2. 의료진이 간 조직검사를 하기 전에 검사의 필요성과 위험성, 부작용, 생검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는지 여부.

 

법원은 피고 병원에 과실이 있다고 판결했다

법원의 판결

가. 간 생검술 관련 과실 여부

스테로이드 사용을 통한 A형 간염 및 이로 인한 급성 간부전의 치료효과가 일반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또 스테로이드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간 조직검사를 하는 것은 일반적인 임상의학 수준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스테로이드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간 조직검사를 시행한 것이 임상의학 수준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치료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환자는 당시 혈소판감소증, 혈액응고시간 지연 등의 증상으로 인해 간 조직검사를 위한 생검술을 시행할 경우 출혈 위험이 상당했고, 의료진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환자에게 발생한 대량 출혈의 원인으로 볼만한 다른 장기 또는 혈관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대량출혈은 간 생검술의 위험성이 현실로 발현된 결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 병원 의료진이 혈소판감소증, 혈액응고시간 지연 등의 증상이 있던 환자에 대해 스테로이드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간 생검술을 시행한 것은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조치로서 과실이 인정된다.

 

의사 설명의무 총정리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피고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간 생검술의 실제 목적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출혈의 구체적인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이들로 하여금 환자가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설명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수술동의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간 생검술의 일반적인 사항을 설명한 것만으로 환자의 자기결정권 행사를 위한 충분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글 번호: 502069번

 

조직검사 다빈도 의료분쟁은 대량출혈

[조직검사 후 대량출혈 사례2]

환자는 하부요로증상과 발기부전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 비뇨기과를 내원해 전립선암 감별을 위해 생검을 통한 전립선 조직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환자는 조직검사를 받고 퇴원한 후 다량의 혈뇨, 혈변 등이 발생하자 피고 병원에 내원해 패혈증으로 추정되었고, 저혈압, 호흡곤란 등이 발생해 사망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조직검사 검체 채취 과정에서 환자에게 출혈이 발생해 감염이 발생했고, 이것이 패혈증의 원인이 되었다”며 피고 병원에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글 번호: 509737번

 

[조직검사 생검 중 출혈 초래해 심정지 발생 사례3]

환자는 피고 병원에서 심장관상동맥우회로 이식술을 받고 퇴원한 뒤 혈당 조절을 위해 재입원했다.

 

환자는 식사를 하지 못하고, 심한 구역감을 호소하자 의료진은 위내시경 검사를 하던 중 조기위암 병소에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 생검을 했다.

 

의료진은 조직검사 부위에서 궤양 출혈을 확인하고 지혈술을 시행했지만 의식 저하가 발생한 데 이어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측정되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이에 의료진은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했지만 패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렀다.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다량 출혈이 발생했음에도 뒤늦게 응급내시경 및 지혈술을 시행해 출혈 감별 및 처치를 지연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글 번호: 5116264번

 

판결문 신청방법 안내

2021.09.01 - [안기자 의료판례] - 폐암 의심 환자 추가검사 안해 치료기회 상실

폐암 의심 환자 추가검사 안해 치료기회 상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