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높은 혈압 관리 안하고, 뇌동맥류 처치상 과실

뇌동맥류 진단, 처치상 과실 사건

어지러움, 심각한 두통으로 피고 병원 입원

환자는 평소 지병이 없는데 25일 오전 9시 경 어지러움, 깨질 듯한 두통, 안구진탕, 팔 감각저하 등을 호소하며 119구급차로 피고 병원 응급실에 이송되었다.

 

환자는 피고 병원에 입원한 뇌CT 검사 결과 이상소견이 없었는데 혈압이 213/102mmHg까지 상승했고, 두통을 호소해 바륨, 아스피린 등을 투여했다.

 

혈압 지속적 상승, 두통 호소

환자는 26일에도 어지러움과 두통을 호소한데 이어 왼쪽 팔을 꼬집어도 통증을 느끼지 못했고, 의료진은 오후 11시 뇌 CTA(전산화단층 혈관조영술) 검사를 실시했다. 오후 11시 20분 혈압은 202/115mmHg였다.

 

그런데 피고 병원 영상의학과 의사는 위 CTA 검사 판독 결과를 27일 오후 5시 50분 보고했다. 영상의학과 결론은 ‘우측 추골동맥의 박리로 인해 가성동맥류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의료진은 26일까지 환자를 우측 연수외측증후군(lateral medullary infarction)으로 추정진단하고 있었다.

 

연수외측증후군

연수의 횡단면 가운데 외측부가 혈관장애(혈전에 의한 경색, 출혈 등) 등으로 기질적 변화를 일으키고 특유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현기증, 구토 등으로 시작되는 발작성 증상 등이다.

코일색전술 후 사망하건의 개요

환자의 혈압 변화

코일색전술 시행

환자는 27일 자정 무렵 두통을 호소했고, 잠시 뒤 의식이 없었으며, 동공반응이 없었으며, 산소포화도가 측정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자 의료진은 기관삽관을 시행했고, 0시 40분 혈압이 234/206mmHg까지 상승하자 심폐소생술을 했다.

 

이어 뇌CT 검사 결과 지주막하 출혈과 뇌실내출혈 소견이 발견되자 오전 3시 뇌 혈관조영술에 이어 코일색전술을 시행했다.

 

뇌동맥류 수술 후 지주막하출혈

뇌혈관조영술 결과 오른쪽 말초 추골동맥에 좁아지고 넓어지는 불규칙적인 내강의 가성뇌동맥류 확장이 비교적 긴 부분으로 연결되어 있고, 중앙부위에 동맥류 낭이 관찰되었다.

 

코일색전술에서는 추골동맥의 파열된 박리성 뇌동맥류에 대해 시행되었고, 이를 통해 우측 추골동맥을 완전히 막았다.

 

수술 이후 추가 출혈 소견은 보이지 않았지만 환자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뇌 지주막하출혈에 따른 뇌부종에 의한 뇌연수마비로 사망했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 보호자 측은 피고 병원이 환자의 혈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CTA 검사결과 판독 오류를 범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

가. 혈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과실 여부

피고 병원 의료진은 25일 D의 증상을 우측 연수외측증후군으로 추정 진단했고, 환자 혈압이 26일 220/120mmHg까지 관찰되기도 했지만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환자가 피고 병원에 내원할 당시 임상소견으로 뇌경색이나 뇌동맥류, 뇌출혈로 추정 진단될 경우 지속적으로 혈압강하제를 사용하지 않은 채 수축기 혈압이 200mmHg 이상으로 유지되면 추가적인 뇌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의료진은 26일 D에게 뇌출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혈압제를 투여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만연히 경과관찰만 해 혈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진료기록 감정의사는 뇌경색이 의심될 때 혈압을 너무 낮추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수축기 혈압 180mmHg 이상은 너무 높아 항혈압제를 투여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 CTA 검사결과 판독 오류 및 처치상 과실 여부

피고 병원은 26일 오후 11시 경 CTA 검사를 했고, 신경과 의사는 CTA 미가공 데이터를 토대로 동맥류나 박리를 시사하는 소견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해 진통제를 처방하고, 뇌동맥류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런데 영상의학과 의사는 우측 추골동맥의 박리로 인해 뇌동맥류가 발생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인정사실에 따르면 신경과 의사는 CTA 검사결과를 정확히 판독해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뇌동맥류 소견이 발견된 것을 간과했다.

 

또 뇌동맥류 파열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만연히 두통에 대한 보존적 조치만 취한 잘못이 있다.

 

다. 상당 인과관계

환자는 27일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했고, 이후 출혈에 의한 뇌부종으로 뇌 연수마비가 발생해 사망에 이르렀다.

 

27일 0시 35분 환자가 의식을 잃기 전에 의료진이 뇌동맥류를 진단하고, 조기치료를 시행했다면 환자의 예후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의료진의 과실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글 번호: 8897번

 

 

2021.05.27 - [안기자 의료판례] - 뇌동맥류 수술후 뇌경색으로 편마비, 구음장애

뇌동맥류 수술후 뇌경색으로 편마비, 구음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