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콘 임플란트 시술
원고는 10년 이상 고혈압과 당뇨로 약물을 복용해 왔는데 피고가 운영하는 치과를 방문해 임플란트 시술 상담을 하면서 자신이 당뇨병을 앓아왔다는 점을 피고 치과의사에게 설명했다.
피고는 원고의 앞니 1개와 어금니 4개에 바이콘 임플란트를 식립하기로 했다. 피고는 자신으로부터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면 감염 위험이 적다고 광고했고, 원고에게도 바이콘 임플란트로 시술하겠다고 안내했다.
바이콘 임플란트란?
일반 임플란트와 같이 하부 구조를 뼈 속에 심고, 하부구조가 뼈와 결합한 후 상부 구조(지대주)를 연결해 상부구조 위에 하얀 치아를 만들어 주는 방식이다.
기존 식립식 나사형은 뼈에 구멍을 내고 임플란트 하부구조 외면의 나사를 돌려가며 조이면서 들어가는 방식이어서 틈새로 세균이 침입할 수 있지만 바이콘 임플란트는 감염 위험이 적은 편이다.
임플란트 시술 후 기면상태 발생
원고는 임플란트 시술 후 시술 부위의 통증을 호소했지만 붓기가 빠지지 않자 피고는 레조팩 드레싱과 바이러스 감염 검사를 위한 피검사를 했다.
그런데 며칠 뒤 의식이 흐려져 병원 응급실로 가게 되었고,39도의 열과 함께 좌측 뺨 부위로 심한 부종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의식상태는 기면으로 저하되었다.
뇌경색증 발생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응급으로 목을 절개해 잇몸과 목에 있는 고름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CT 검사 결과 심부목과 좌측 구강 내, 턱, 인후 주변, 경동맥과 귀밑 부위에 감염이 있었다.
MRI 검사에서는 기저질환인 심경부감염의 확산에 의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국소적 뇌수막염, 패혈성 색전성 뇌경색 및 혈전정맥염 소견을 보였다.
의료진은 원고에 대해 뇌경색증, 세균성 뇌수막염 의증, 경부 감염 진단을 내렸고, 원인균은 클렙시엘라균으로 밝혀졌다.
원고는 현재 언어장애, 인지장애, 우측 상하지 마비상태이고, 뇌경색증 소견이 나타났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원고는 피고가 세균침투 없는 바이콘 임플란트를 시술한다고 허위광고를 하고 계약내용과 달리 다른 임플란트를 식립했으며, 무균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감염을 유발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감염 증상이 있었음에도 CT 촬영 등을 하지 않고 방치했으며, 상급병원으로 전원조치도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결
가. 진료계약과 다른 임플란트 식립 과실 여부
당초 피고는 원고에게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 전에 바이콘 임플란트를 식립하기로 하고도 실제로는 듀플로 임플란트를 사용했다.
이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와의 임플란트 시술에 관한 계약을 불완전이행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임플란트 시술상의 과실 여부
원고의 감염 원인균인 클렙시엘라균은 구강내 상재균으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잘 발생하고, 특히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고, 저항성이 낮은 환자에게 잘 발생하는 기회감염 병원체이다.
고령의 당뇨 기왕력이 있는 환자에게 임플란트를 식립할 경우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혈당 수치 파악 및 내과 주치의와 협의해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수술 전 혈당이 180을 넘는 환자에 대해 임틀란트 시술을 하는 경우 시술 2~3일 전부터 인슐린으로 혈당을 110~180 정도로 조절하고 무균술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시술을 함에 있어 항생제 처방 외에 다른 처치를 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원고가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당시 혈당과 혈압이 조절되지 않았고, 당화혈색소가 10% 이상이었고,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히 상기도감염이나 여타 다른 감염으로도 1~2일 안에 경부심부감염으로 급격히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시술 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혈당조절을 소홀히 하고, 무균적 시술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이로 인해 원고의 구강내 상재균인 클렙시엘라균이 내부로 침투해 감염 및 농양을 형성하고, 주변의 근육, 근막, 인후 등으로 감염이 확산되어 패혈증, 세균성 뇌막염으로 진행되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다. 감염방치 과실 여부
원고처럼 경구항생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뺨이 더 부어오르고 발열이 지속되었다면 감염이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CT 촬영 등이 필요하고, 감염의 확대 및 진행을 예방하기 위한 항생제 요법 시행과 농이 형성되었다면 절개 및 배농이 필요하다.
또 감염의 확대와 합병증 악결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급의료기관으로의 의뢰를 통해 입원 등의 적극적인 처치가 필요하고, 임플란트 식립 직후 부종 및 동통은 정상적인 염증 반응에 의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외과적 시술 후에는 보통 약 2일 정도 부종이 심해지고 동통이 지속될 수 있지만 약 3~4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많이 가라앉고, 약 일주일 정도 경과하면 증상이 거의 사라진다.
그런데 원고의 경우 시술 후 열흘이 지난 이후에도 통증을 호소하면서 피고 의원에 내원했으므로 정상적인 염증반응 시기를 벗어난 시점의 통증이고, 당뇨 환자의 경우 감염의 위험성이 더 높다.
아울러 통증과 붓기의 확대는 감염의 확대 및 진행을 의미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환자가 통증을 호소한 이후 추적관찰하는 동안 원고가 경구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없고, 증상악화 소견을 보였다면 즉시 CT 촬영 등을 하거나 상급의료기관으로 전원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런 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며, 이로 인해 원고에게 악결과가 발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글 번호: 10735번
2021.05.17 - [안기자 의료판례] - 임플란트 식립하면서 신경손상 의료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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