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환자 창상감염 과실로 장애 발생

둔부 3도 화상으로 피고 병원 입원

원고는 10월 24일 장기장판을 사용하다 좌측 둔부에 화상을 입고 화상 전문인 피고 병원에 내원했다. 당시 의료진은 원고에게 표피, 진피, 지방층까지 손상된 3도 화상으로 진단하고 입원치료를 시작했다.

 

농양 호전되지 않아 두 차례 추가 수술

피고 병원은 11월 21일 원고에게 가피절제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병변 부위에 2개의 농양 주머니를 확인했고, 수술 후 반복적인 항생제 치료를 했지만 농양이 호전되지 않아 두 차례 농양제거수술을 시행했다.

 

원고는 피고 병원 입원 초기 일반적인 혼합 항생제 병합요법으로 치료를 받아오다가 치료에 반응이 없자 의료진은 11월 30일부터 3세대 항생제인 세프트리악손주를 투여했다.

 

상태 악화되자 항생제 교체

그런데 이후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자 의료진은 12월 29일 혈액, 창상, 소변, 중심정맥 주입관에 대한 세균배양 및 항생제 감수성검사를 의뢰했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 12월 30일부터 항생제 ‘반코마이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감정의사의 의견

혈액 세균배양 검사 결과는 1월 8일 나온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세프트리악손주를 사용하고 2주 정도 되었을 때 창상의 호전이 없었다면 이 때(12월 12일 경) 창상에 대한 세균 동정 및 배양검사, 항생제 감수성검사를 시행했다면 하는 아쉬움을 감정의사는 피력했다.

 

피고 병원은 12월 29일 세균배양 및 항생제 감수성검사를 의뢰했다.

 

세균배양 결과 MRSA 동정

혈액 세균배양 검사 결과는 다음 해 1월 8일 나왔는데 원고의 3개 혈액 검체 중 1개에서, 창상 검체, 중심정맥 주입관 검체에서 각각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이 동정 배양되었다.

 

또 반코마이신, 테이코플라닌 등의 항생제에 감수성이 있지만 페니실린 계열에는 내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의료진이 투여한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주는 검출된 황색포도알균에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다만, 황색포도알균이 피고 병원 내원 이전부터 존재했는지, 입원 도중 감염된 것인지,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고열, 의식저하, 섬망 발생

원고는 12월 27일부터 고열과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다음날부터는 범혈구 감소증, 감염수치 상승, X-ray 검사상 폐부종 소견 등이 나타났으며, 12월 30일에는 38.5도 고열, 의식저하, 섬망 증상이 나타났다.

 

피고 병원은 12월 27일부터 1월 2일까지 원고에게 세균배양 검사와 항생제 교체 외에 대증 치료를 시행했고, 원고는 1월 2일 E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당시 원고는 X-ray 검사상 폐부종 또는 폐렴이 의심된다는 소견이었다.

 

척추염, 뇌수막염 등 치료했지만 장애 발생

E병원 의료진은 원고에 대해 제4, 5 요추(허리등뼈) 감염성 척추염, 제4, 5 요추 경막외 농양, 세균성 뇌수막염, 패혈증, 마미총증후군, 화상, 심부전 등으로 감염내과, 신경외과, 심장내과, 성형외과 등에서 치료했다.

 

아울러 E병원 성형외과는 괴사조직 절제 후 피판술, 신경외과에서 제4, 5 요추 후궁 부분 절제술, 제5 요추 후궁 절제술, 농양 배액술 및 세척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시행했다.

 

원고에 대한 신체감정 결과 요추, 천추부 통증 및 운동제한의 장해가 남을 것으로 사료되며, 척추고정술에 의한 요통 및 요·천추부 운동제한의 경우 영구적인 장해로 감정되었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이 3도 화상에 걸린 원고에 대한 창상 감염 관리를 소홀히 해 감염을 초래한 과실이 있다며 피고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화상 분류

화상은 표피 일부만 손상 받는 1도, 표피의 아래층인 진피 일부가 손상받은 2도, 진피의 전부와 진피 아래층인 피하 지방층까지 손상 받은 3도, 피하지방 아래 인대, 근육, 뼈까지 손상 받는 4도 화상으로 분류한다.

 

3도 이상 화상은 가피절제술이나 피부이식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도 화상은 변연절제술, 피판작성술 또는 단계적 피부이식술 등의 고난이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3도 이상 화상에서 가장 흔하고 주의해야 할 합병증은 창상 감염이다.

 

법원의 판단

3도 화상에서 가장 흔하고 주의해야 할 합병증은 창상 감염이며, 이때 매일 드레싱하는 게 불문율과 같은 원칙이다.

 

또한 창상 감염의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될 때까지 매일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

 

창상 감염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내원 시 세균동정검사를 시행하고, 상처에 이상이 없는 경우 약 1주 간격으로 주기적인 세균동정검사를 시행하다가 창상 감염이 의심되면 즉각 다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피고 병원은 원고가 패혈증 등에 걸릴 때까지 창상 감염에 대한 감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 병원은 11월 30일부터 3세대 항생제인 세프트리악손주를 투여했지만 창상에 대한 호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창상 감염에 대한 감시를 하지 않고, 만연히 동일한 항생제만 계속 투여했다.

 

이후 환자 상태가 악화된 12월 29일에서야 창상에 대한 세균 동정 및 배양 검사, 항생제 감수성검사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피고 병원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고, 필요하고도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는 의사로서 진료계약상 채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글 번호: 123691번

 

 

2021.08.14 - [안기자 의료판례] - 통증 온열찜질 치료 받다가 낭패 본 환자

통증 온열찜질 치료 받다가 낭패 본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