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맥협착 고혈압 초래 사건

난소 악성 종양으로 개복수술

원고는 양측 난소 악성 종양이 의심된다는 소견에 따라 피고 병원 산부인과에 내원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에 대한 기초 검사를 시행해 악성 종양이 대동맥 주변 림프절까지 전이된 것으로 추정하고, 병기결정을 위한 개복술(이 사건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은 좌측 난소·난관 절제술, 우측 난관 절제술, 대동맥 주위 림프절 생검술, 대망절제술, 우측 난소 낭종 절제술, 유착 박리술 등이었다.

 

원고는 수술 중 시행한 동결절편검사 결과 난소종양이 악성이 아닌 양성으로 판단되었다.

 

수술 3개월 뒤 신혈관성 고혈압 진단

원고는 3개월 뒤 강남 피고 병원에 입원해 복부, 골반 CT를 포함한 검사를 받았는데, 의료진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신동맥 협착으로 인한 신혈관성 고혈압으로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원고의 상태와 관련해 ‘우측 신장 혈관의 봉합에 따른 우측 신장 위축 및 좌측 신장의 보상 비대’, ‘좌측 난소 부근에 낭종: 림프 노드 박리와 연관된 수술 후 림프류’가 검사 결과 도출되었다.

 

원고는 I병원에 내원해 신동맥 협착에 관해 진찰 및 검사를 받았는데, 복부골반 CT 검사 결과 개복 수술 중 사용한 외과용 클립으로 인한 심각한 신동맥 협착’이 나타났다.

 

수술했지만 신혈관성 고혈압

또 신장 혈관 조영술에서도 ‘우측 신장이 상당히 위축되어 있고, 우측 신동맥은 거의 막혀있는데 이는 외과용 클립에 의해 막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I병원에 입원해 대동맥 우측 신장 우회로술을 받았지만 우측 신장이 전혀 기능하지 않는 영구적인 손상을 입었고, 신장 동맥 손상에 따른 신혈관성 고혈압이 있는 상태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수술 과정에서 우측 신동맥을 제대로 박리하지 않고, 외과용 클립으로 결찰해 신동맥 협착을 유발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원고는 수술 다음 날부터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고, 호흡곤란, 저칼륨 혈증 등의 증상이 발현되었음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이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과실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동맥 협착증-이차성 고혈압이란?

대동맥에서 양측 신장으로 들어가는 두 동맥을 신동맥이라 하고, 동맥경화 등으로 신동맥이 좁아지면서 신장 혈액의 흐름이 방해되는 경우를 신동맥 협착이라 한다.

 

신동맥 협착증은 고혈압과 신장 위축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부전을 일으킨다.

 

신동맥 협착 원인은 50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가 동맥경화증으로 신동맥 협착으로 이어질 수 있고, 40대 이하 젊은 환자 및 여성은 섬유이형성증과 같은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증상은 신장 동맥이 협착되면 신장의 혈액 흐름이 감소하게 되어 신장은 혈액량을 늘리기 위한 호르몬을 분비하게 되는데, 호르몬으로 인해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법원의 판결

가. 수술상의 과실 여부

우측 신동맥을 박리하는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해 외과용 클립을 결찰할 때에는 신동맥 협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신동맥 협착이 우측 신동맥을 박리해 외과용 클립으로 결찰함에 있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증상이라 할 수 없고, 오히려 피고 병원 의료진의 수술적 조작의 과실에 따른 결과로 보는 게 타당하다.

 

피고 강남 병원 의료진, I병원 의료진 모두 원고의 신동맥 협착이 수술 당시 사용된 외과용 클립에 의한 신동맥 손상을 그 원인으로 판단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은 수술 당시 원고의 우측 신동맥을 박리해 외과용 클립으로 결찰하는 과정에서 신동맥 협착을 유발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경과 관찰상 과실 여부

원고는 수술 다음날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았고, 혈청 크레아티닌이 증가했으며, 혈청 크레아티닌이 수술 후 0.66에서 1.88로 급격하게 증가했으며, 사구체 여과율도 수술 전보다 30~50% 감소했다.

 

또한 원고가 호소한 호흡곤란은 수술에 의한 신동맥 협착에 따른 신기능 저하가 원인이 된 것이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의 호흡곤란 호소에 이뇨제 투여, 심전도 검사, 흉부 X-선 검사만 시행했고, 검사 결과에서 아무런 이상 소견이 없다고 판단해 원고에게 퇴원을 지시했다.

 

그런데 원고가 호소한 증상은 신동맥 협착 혹은 폐쇄가 의심되는 경우이므로 의료진으로서는 동위원소를 이용한 신스캔, 복부 CT 신동맥 조영술 등을 시행해 원고의 증상에 대한 원인을 규명했어야 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은 수술 후 원고의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고, 호흡 곤란 및 저칼륨혈증 등이 나타났음에도 내과적 진료 없이 원고를 퇴원시킨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 강남 피고 병원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

강남 피고 병원 의료진은 신동맥 협착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당시 진료기록지의 진단명에 기재된 ‘iatrogenic(의인성의, 의원성의)’을 들고 있다.

 

그런데 진료기록지의 이와 같은 기재만으로 피고 강남 병원 의료진이 원고에게 나타난 증상이 피고 신촌 병원의 수술과 관련성이 있음을 설명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만약 원고가 이와 같은 사정을 고지 받았다면 빠른 시일 안에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한 혈관재건술을 받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다.

 

이 사건 감정의사도 ‘피고 강남 병원 의료진은 신동맥 손상의 원인을 확실하게 알고 있었으므로 개복수술을 해 신혈관 재건 가능성과 수술용 클립을 제거하기 위해 혈관 재건술에 대해 언급을 해야 했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 감정의사는 ‘피고 병원 의료진은 수술 후 영상의학에서 언급한 수술용 클립에 의한 신동맥 협착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았고, 그 클립에 의한 신동맥 협착이라는 정보를 원고에게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았으며, 정보의 일부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고는 자발적으로 자신의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방해되었다’고 회신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강남 병원 의료진은 원고의 증상이 수술 중 사용된 수술용 클립에 의한 신동맥 협착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설명하지 않고, 이를 은폐해 원고의 치료방법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박탈했다고 인정된다.

글 번호: 34565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