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서 넘어져 안와골절 진단
원고는 계단을 내려가던 중 넘어지면서 바닥에 얼굴을 부딪쳐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안면부 CT 촬영 결과 우측 안와하벽골절로 진단되었다.
원고는 피고 성형외과에 입원해 안와골절정복술을 받았고, 다음 날 경과가 호전되고 별다른 합병증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퇴원했다.
퇴원 당일 수술 부위 통증과 부종 발생
원고는 퇴원 당일 오후 11시경부터 수술부위에 통증과 부종이 생기고, 눈 밖으로 눈물 형태의 피가 섞여 나오자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피고 성형외과 당직의사는 원고를 진찰한 뒤 눈뒤출혈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은 있지만 수술 후 이틀째여서 급성 출혈이 아닌 자연스러운 경과 과정일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응급실 당직의사 귀가조치
이에 원고에게 진통제를 처방하고 3일 뒤로 예정된 성형외과 외래 진료에서 추적 관찰할 것이라고 안내한 후 귀가 조치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3일 뒤 원고에 대한 외래진료 과정에서 심한 결막부종과 눈 부위의 부종이 관찰되자 안과에 진료를 의뢰했다.
눈뒤출혈 응급 수술했지만 영구적 실명
CT 촬영 결과 눈뒤출혈(retrobulbar hemorrhage)로 진단하고 응급 혈종제거술을 시행했지만 오른쪽 눈이 영구적으로 실명된 상태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눈뒤출혈 가능성을 인지하고서도 안과적 검사, 안와CT 검사와 같은 객관적인 검사를 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판단해 원고에게 실명을 초래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원고는 피고 병원이 안와골절 정복술을 하기에 앞서 눈뒤출혈, 실명 가능성과 같은 합병증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해 피고 병원은 눈뒤출혈의 경우 수술 후 24시간 안에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데 원고는 수술 후 34시간이 지난 시점에 내원한데다 자연적인 회복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종과 통증만 호소했기 때문에 의료진으로서는 눈뒤출혈을 예상하기 어려웠으므로 진료상 과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안와골절이란?
얼굴과 얼굴 주위의 둔기외상에 의해 흔히 발생하는데 단단한 안와뼈의 가장자리는 보존된 채 얇은 안와하벽이나 내벽에 골절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증상을 호전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골절된 부위로 탈출한 안와조직을 제자리로 복원시키고 골절된 부위를 안와삽입물로 막아주는 수술이 안와골절정복술이다.
법원의 판단
가. 진료상 과실 여부
1. 눈뒤출혈의 진단이 지연될 경우 시신경 손상 치료가 지연되어 영구적인 시신경병증 후유증이 남을 수 있지만 발견 즉시 적절한 처치를 하면 시신경병증의 후유증을 최소로 막을 수 있다.
2. 원고는 응급실에 내원할 당시 통증, 부종과 함께 출혈도 호소했다. 그러나 당시 성형외과당직의사는 눈뒤출혈 등 합병증 가능성이 있다고 인지했으면서도 추가적인 진단을 의뢰하지 않은 채 자연스러운 수술 후 경과 과정으로 판단했다.
3. 원고의 증상에 비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합병증에 해당하는 눈뒤출혈의 가능성도 있다고 본 응급실 의료진으로서는 드물게는 수술 후 24시간 이후에도 눈뒤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한다.
그리고 안압, 상대구심동공운동장애, 안구돌출 등의 소견을 확인하고 추가적으로 안와CT 촬영을 시행해 눈뒤출혈 가능성을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눈뒤출혈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2일간 지연되도록 한 과실이 있다.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눈뒤출혈은 드물기는 하지만 안와골절 정복술 후 발생할 수 있고, 그 경우 실명까지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다.
그러므로 의사는 위와 같은 합병증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피고 의료진이 안와골절 정복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원고에게 눈뒤출혈 발생 및 실명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해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글 번호: 506132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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