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족 환자 한의원 침, 사혈 치료 후 괴사

당뇨병 치료 중 발 저림 증상 치료 위해 한의원 내원

피고인은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다. 피고인은 당뇨병으로 대학병원에서 정기적인 치료를 받아오던 60세 피해자로부터 왼쪽 발 저림 증상 치료를 의뢰받았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피해자의 증상을 ‘좌우 소퇴산통, 각근통, 족척각질, 족 내측 청근이 심하게 관찰, 발에서 종아리 중간까지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나타남, 하지부 염좌’ 등으로 진단했다.

 

혈당수치 측정 않은 채 만연히 침, 사혈시술 등 시행

그럼에도 피고인 한의사는 총 16회에 걸쳐 피해자를 진료하면서 단 한 차례도 혈당수치를 측정하지 않은 채 만연히 피해자의 왼쪽 무릎 아래 부위와 왼쪽 발 바깥 복사뼈 뒷면과 아킬레스건 사이의 패인 부위에 침을 놓는 시술을 했다.

 

또 왼쪽 종아리 정맥류에 침을 놓아 피를 뽑는 사혈시술 및 부황시술을 각각 시행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가 세 번째 내원 하면서 심한 통증을 호소해 2차 감염 또는 당뇨족 가능성이 있었다.

 

발 괴사 상해 발생

그럼에도 피고인은 “사혈로 인해 나쁜 피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왼쪽 발에 혈액공급이 늘어나는 것이 좋은 신호이므로 발 부위에 탄력이 생기면 통증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생각되니 꾸준히 치료받으면 괜찮아질 것이다”고 설명하면서 동일한 시술을 반복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는 2차 감염이 발생해 치료기간을 알 수 없는 왼쪽 발 괴사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마지막 16차 진료후 대학병원에 내원해 당뇨로 인한 족부궤양으로서 왼쪽 엄지발가락이 검게 변해 괴사가 진행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로 인해 좌하지 쪽 동맥혈류 공급을 개선하기 위해 동맥 연결수술과 좌측 족지(발가락) 절제술 등을 받았다.

 

1심 법원의 판단(피고인 무죄)

피해자의 왼쪽 발 괴사 원인은 세균 감염으로 인한 것으로 피고인이 혈당수치를 지속적으로 측정, 관찰하지 않고 시술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행한 시술로 인해 세균감염이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 피고인의 시술은 당뇨병 치료가 아니라 다리 통증의 치료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시술을 받은 동안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으로 치료를 받았기에 피해자가 피고인 때문에 당뇨병 치료기회를 놓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검사의 항소

그러자 검사는 피고인의 침 시술 부위와 피해자의 발 괴사 부위의 장소적 연관성, 피고인의 진료행위와 발 괴사 판정 시기적 연관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항소했다.

 

한의사의 주의의무

장기간 당뇨병을 앓던 피해자의 경우 다리의 혈관이 좁아져 말초신경병증이 발생하는 당뇨족 가능성이 높으므로 한의사는 혈당수치를 지속적으로 측정 관찰해야 한다.

 

또 침 또는 뜸으로 인한 상처발생 및 감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 발생 개연성이 높은 경우 치료를 중단하고 전문병원으로 전원 시켜 전문의로 하여금 치료하게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2심 법원의 판단

가. S대병원의 진단서 향후치료의견 중 ‘상기 괴사는 2개월 정도 지속된 좌하지의 사혈로 인해 이차감염이 당뇨족에 발생해 진행된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나. 의사들도 당뇨병 환자의 다리에 청색증이 있다면 주사를 하거나 하는 의료행위를 하지 않고 당뇨병 환자의 다리 부위에 청색증이 나타날 경우 혈관질환을 의심하는 것이 의료진의 기본 자세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원인을 밝히지 않은 채 침술과 사혈 등 당뇨병 환자에게 해가 될 수도 있는 행위를 한 것은 적절치 못한 치료행위로 생각된다고 S대병원 의사가 진술했다.

 

다. 피고인이 발바닥 상처를 여러 번에 거쳐 보았고, 그 과정에서 혈액순환이 잘 되면 호전되니 안심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치료를 계속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발 부위 피부색이 더욱 검게 변하고 통증이 심해짐에도 걱정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치료하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 피해자는 계속 몸이 아프고 열이 나는 등 몸살 증세가 있었고, 피고인에게 계속 아프다고 하자 피고인은 혈색도 좋고, 발 온도도 좋아져 혈액순환이 좋아졌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마. 피해자는 S대병원 의사에서 피고인이 혈액순환이 잘되어 발 부위 온기가 찾아왔다고 했다고 전하자 발 부위에 염증이 발생해 열이 나니까 따뜻해진 것인데 그것을 족냉이 치료돼 가는 것으로 잘못 안 것 같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바. 피해자의 발 괴사 정도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시행한 침 시술 외에는 다른 발 괴사의 원인을 상정하기 어렵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의 발에 난 상처가 2개월 정도 지나도록 잘 아물지 않고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사. 이런 점 등에 비춰 볼 때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 또한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당뇨족으로 인한 발 괴사 가능성에 유의해 침, 사혈 등 한방시술에 인한 세균감염 위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한 경우 전문의로 하여금 치료하게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 이를 위반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로 하여금 발 괴사 등의 상해를 입게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아. 피고인은 초범이지만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의 가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원에 처한다. 글 번호: 3438번

 

 

2022.02.22 - [안기자 의료판례] - 임플란트 시술중 병원감염으로 안구내염, 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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