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 방치해 거대아 출산 후 언어장애, 지체장애

빈혈과 임신성 당뇨 증상 발생

원고는 G산부인과에서 산전 진찰을 받아왔는데 혈액검사 결과 혈색소 수치가 8.5g/dL로 참고치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태로 확인되는 등 빈혈 증상이 있었다.

 

또 혈중 당 수치가 294mg/dL로 참고치인 70~140mg/dL에 비해 현저히 높아 임신성 당뇨(gestational diabetes mellitus) 증상도 있었다.

 

원고는 임신 35주차에 피고 병원에 처음 내원했는데 당시 몸무게는 77.7kg이었다. 원고는 피고에게 G산부인과에서 시행한 혈액검사 결과 및 50g 당부하검사 결과를 알려주었다.

 

이에 피고 의사는 원고를 빈혈과 임신성 당뇨로 진단한 후 빈혈이 지속될 경우 그에 대한 치료를 할 예정이라는 점과 심인성 당뇨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다.

 

원고는 임신 36주차에 피고 병원에 다시 내원했고 당시 몸무게는 79.4kg이었다. 태아 초음파검사 결과 태아의 머리 크기는 9.27cm, 몸무게는 2.94kg으로 측정되었다.

 

원고는 다음 날 빈혈 증상 치료를 위해 농축적혈구 3팩을 수혈 받기도 했다.

 

원고는 임신 40주차에 병원에 다시 내원했는데 당시 몸무게는 81.5kg이었고, 태아의 머리 크기는 9.62cm, 태아의 몸무게는 3.65kg이었다.

 

당시 피고는 원고에 대한 내진 결과 자궁경부가 일부 개대된 소견이 보여 입원을 권유했지만 일단 입원을 거절했다.

 

견갑난산 분만

원고는 임신 40주 4일차에 분만 진통을 느껴 병원에 입원해 자연분만을 진행했다. 그런데 분만 과정에서 태아의 머리는 별다른 문제없이 나왔는데 어깨가 나오지 못하는 견갑난산(shoulder dystocia)dl 발생했다.

 

이에 피고가 맥로버츠 수기법과 치골상부압박법을 시행한 결과 비록 태아의 머리가 분만된 후 몸통 전체가 분만될 때까지 약 2분의 시간이 소요되기는 했지만 4.76kg의 남자아이인 원고 B를 출산했다.

 

B는 출생 직후 일시적으로 호흡이 없는 상태가 유지되기도 했지만 산소 공급 등의 조치를 취한 뒤 호흡이 곧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만 원고는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오른쪽 팔의 움직임이 없거나 약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언어장애, 지체장애 판정

원고는 오른쪽 팔의 이상 증상과 관련해 상완신경총 손상이 의심되자 출산 후 약 2시간 뒤 개인 승용차를 통해 I병원으로 전원 되어 곧바로 신생아 중환자실로 입원조치되었다.

 

원고 B는 그 뒤 언어장애 3급 판정, 오른팔과 오른손 마비로 지체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또 상완신경총 손상에 다른 오른팔의 운동 마비가 있는 상태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이 원고의 임신성 당뇨 증상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주기적인 혈당 확인, 인슐린 투여 등의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임신성 당뇨란?

산모에게 임신성 당뇨 증상이 있는 경우 고혈압, 임신중독증, 양수과다증, 산도 손상 등의 각종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거대아로 인한 견갑난산, 폐기능 발달 저하 등의 여러 부정적인 결과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단 조절, 운동요법 등을 통한 철저한 혈당 관리와 지속적인 혈당검사를 통한 추적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견갑난산과 상완신경총 손상

견갑난산이란 태아의 머리가 분만된 후 태아의 어깨(견갑)가 산모의 치골 결합부 위에 걸려서 정상적인 산모의 자궁 수축과 견인으로 분만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견갑난산으로 인해 태아에게 상완신경총 손상(경추 5~8번, 흉추 1번의 척추 신경뿌리 부위가 손상되는 것), 쇄골 골절, 위 팔뼈 골절, 갈비뼈 골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법원의 판단

피고는 원고의 임신성 당뇨 증상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임신성 당뇨에 따른 거대아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주기적인 혈당 확인, 인슐린 투여 등의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또 태아 초음파검사 결과에 따른 태아의 예상 체중만 만연히 신뢰했을 뿐 임신성 당뇨에 따른 거대아의 가능성과 그로 인한 분만과정에서 견갑난산 발생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

 

피고는 원고가 병원에 처음 내원한 이후 신생아를 출산하기까지 단 한번도 태아의 혈중 당 수치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피고의 의료상 과실로 인해 신생아가 당초의 예상 체중인 3.65kg을 현저히 초과하는 4.76kg의 거대아로 출생하게 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글 번호: 566087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