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뼈 척수내 출혈, 추간판 돌출 소견 발견
원고는 갑자기 발생한 허리의 저린감 및 화끈거림으로 잠에서 깬 뒤 우측 하지 마비증상을 느꼈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의료진은 마미증후군을 의심하면서 흉요추부 MRI 검사를 한 결과 제9흉추(등뼈)부 척수내 출혈과 제8, 10 흉추부에 척수내 부종, 제2-3 요추(허리뼈)에 추간판 팽윤과 제5요추-제1천추 우측으로 신경공 협착을 동반한 미만성 추간판 돌출 소견이 있었다.
수핵제거술 후 척수내 2차 출혈 발생
이에 피고 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같은 날 원고에 대해 제5요추 부분 후궁절제술 및 현미경하 수핵제거술(디스크절제술)을 실시했다.
원고는 다음 날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일어서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오후 3시 경 제10-11 흉추 부위의 뜨거운 감각을 느꼈다.
또 우측 하지 근력 저하가 2-3등급까지 진행되었고, 오후 7시 경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채 감각 및 운동 근력이 저하되었다.
의료진이 오후 7시 흉요추부 MRI 검사를 한 결과 제6흉추-제1요추 척수내 출혈 병변(2차 출혈)과 그 주위에 부종이 관찰되었다.
척수강내 3차 출혈 후 하지 완전마비
이에 의료진은 자정 무렵 원고에게 스테로이드를 투여했다.
그러나 원고의 증상은 완화되지 않았고, 제8-11흉추 감압술 및 후방고정술을 시행했다.
원고는 수술 다음 날 제10흉추 신경에 해당하는 부위에 감각의 호전을 보였고, 이후 특별한 증상 변화가 없어 물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원고는 2주 뒤 약간의 충격 이후 우측 상지가 저리는 증상을 느꼈고, MRI 검사 결과 이전 출혈 발생 부위 위쪽인 제6경추-제3흉추 척수강내 출혈(3차 출혈) 소견이 있어 상급병원으로 전원을 권유했다.
원고는 그 뒤 상지의 불완전 마비 및 양측 하지 완전마비 상태에 있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흉추 척수내 출혈과 부종에 대해 혈관종 제거술을 시행하지 않고 부적절하게 디스크절제술 등을 시행한 의료상 과실로 인해 하지 완전마비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해면상 혈관종(Cavernous Angioma)
혈관기형의 일종으로, 조직학적으로는 근육층과 탄력층이 없이 단일 세포층의 모세혈관이 해면체 모양(벌집 모양)으로 생긴 덩어리를 말한다.
치료 방법은 수술적 치료와 방사선 수술이 있으며, 증상이 있는 해면상 혈관종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법원의 판단
1. 의료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
피고 병원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감정의는 1차 MRI 검사상 원고의 우측 하지마비 증상은 흉추부 척수내 병변으로 인한 척수마비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제5요추-제1천추도 디스크 파열되어 격리된 소견은 관찰되지 않으므로 흉추 척수내 출혈과 척수 부종의 급성 증상으로 발현된 우측 하지 마비 환자에게 기존의 기왕증으로 판단되는 제5요추-제1천추간 추간판 돌출 소견에 대해 디스크절제술을 시행한 것은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 잘못이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척수내 혈종을 유발한 해면상 혈관종이 척수 전반부에 위치한 경우 일반적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해 2차적인 척수 손상을 방지하고, 급성 출혈이 소실된 다음 부종을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불가피하게 출혈이 재발하고 마비가 진행되면 초기에 미세현미경하 척수내 수술을 계획할 수 있다.
이 경우 경막을 열고 정중앙 척수절개술을 통해 척수내 출혈의 원인이 된 해면상 혈관종을 제거하는 것이 적절한 치료법이다.
그럼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은 2차 출혈 이후 비로소 고용량이 아닌 스테로이드 500mg을 투여한 후 2차 출혈에 대해 척추감압술 및 후방고정술을 시행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감정의는 원고가 척수내 혈관종에 의한 출혈과 부종으로 마비가 진행되었으므로 척수내 종양을 치료하는 수술법인 미세현미경하 정중앙 후방 척수절개술과 척수내 출혈 및 혈관종 제거술을 시행해야 한다는 소견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이 척수 골절과 같은 척수신경의 외부 압박을 치료하는 수술법인 척추감압술 및 후방고정술을 시행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런 사정 등에 비춰 보면 원고의 운동 및 감각 마비의 원인은 흉추 척수내 출혈과 부종에 의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이를 진단하지 못한 채 적절한 치료법인 고용량 스테로이드 투여 및 정중앙 후방 척수 절개술과 척수내 출혈 및 혈관종 제거술을 시행하지 않고 위와 무관한 디스크절제술과 척추감압술 및 후방고정술을 시행한 것은 의료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2. 의료상 과실과 장해 사이의 인과관계 여부
의료진은 원고가 호소한 증상의 원인인 척수내 혈관종을 진단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증상 및 질환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았다.
원고와 같이 불완전 마비상태에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할 경우 2차 손상에 의한 신경학적 마비를 일부 호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의료진이 보존적 치료법인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법을 실시하면서 정중앙 후방 척추절개술과 척수내 출혈 및 혈관종 제거술을 시행했다면 추가적인 출혈과 신경학적 마비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 등에 비춰 보면 피고 병원 의료진의 위와 같은 과실과 원고의 장해 사이에는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글 번호: 11386번
2022.03.10 - [안기자 의료판례] - 해면혈관종 수술 의료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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