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조기 진단 및 전원 조치 의무
의사가 진찰, 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거나 그런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신속히 전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사건의 쟁점
이번 사건은 요추 척추전방전위증 등으로 킬레이션 치료를 받던 도중 구토를 한데 이어 구음장애, 시야장애 등의 증상이 발생해 상급병원에서 뇌출혈 응급수술을 했지만 부전마비 등의 후유증이 발생한 사안.
사건의 쟁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에게 뇌출혈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발생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진단, 치료하거나 전원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다.
척추전방전위증 등으로 프롤로 치료
원고는 꼬리뼈 주위 통증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에 내원해 요추부(허리등뼈) 척추전방전위증, 요추부 척추협착 진단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7회에 걸쳐 프롤로 치료 및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치료 이후 두통을 호소했다.
원고는 프롤로 치료 외에 추가적으로 킬레이션 치료를 받기 위해 오후 3시 42분 피고 병원 물리치료실 침상에 누워 간호사로부터 정맥주사를 맞았다.
킬레이션 주사 직후 구토 증상 발생
그런데 투약 시작 후 약 6분이 지난 오후 3시 48분 경 구토 증상을 보였고, 오후 3시 50분 간호사가 원고의 상태를 살핀 뒤 킬레이션 치료를 중단했다.
오후 4시 7분 경 원고의 주치의인 피고 D가 처음으로 간호사들과 함께 원고의 상태를 살핀 다음 수액주사를 처방했다.
피고 의사, 수차례 원고 상태만 확인
피고 D는 오후 4시 18분 경, 오후 5시 1분 경, 오후 6시 35분 경 등 네 차례 원고의 상태를 확인했다.
피고 D 외에 간호사들과 물리치료사도 몇 차례 원고의 상태를 확인했지만 원인 파악, 진단 등을 위한 검사를 하거나 증상 완화를 위한 시술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피고 D는 치료 과정 중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원고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구음장애 및 시야장애 증상까지 나타났다.
오후 6시 56분 경 피고 D가 원고의 상태를 확인했고, 오후 7시경에는 마취과장까지 원고의 상태를 확인했다.
뇌출혈 응급수술했지만 후유증 발생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의 의식이 기면(drowsy) 상태이고, 좌측 동공반사가 정상적이지 못한 상태임을 확인했으며, 오후 7시 30분 경 신경계통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S병원으로 전원하기로 결정했다.
S병원이 오후 9시 뇌 CT를 촬영한 결과 뇌출혈을 확인했지만 사정상 응급수술을 할 수 없어 P병원으로 전원해 응급 개두술 및 혈종제거술을 했다.
하지만 원고는 뇌출혈로 인한 후유증으로 우측 부전마비, 구음장애, 기억장애, 어지럼증,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들은 피고 병원이 원고에게 신경계 이상증상이 발생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피고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
1. 원고는 킬레이션 치료를 받기 이전부터 두통을 호소하다가 치료 시작 후 6분 만에 구토 증상이 나타났고, 이후에도 상태가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되어 가기만 했다.
2. 원고는 이후 구음장애, 시야장애, 의식 변화 증상까지 나타났는데 이런 증상은 킬레이션 치료의 일반적인 부작용으로 볼 수 없고, 신경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3. 그럼에도 피고 의사 D는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나 증상 완화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원고가 기면(drowsy), 좌측 동공반사 비정상적 상태까지 악화되고 나서야 마취과 의사로부터 상태를 확인받을 수 있었다.
5. 또 구토 증상을 보인 시점으로부터 3시간 30분, 구음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 시점으로부터 2시간 30분 가량 지나고서야 상급병원으로 전원조치 되었다.
6. 이런 점에서 피고 의사 D는 원고에게 발생한 뇌출혈 증상에 대해 최선의 조치를 취하고,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전원 시켜야 할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 글 번호: 534417번
2022.06.29 - [안기자 의료판례] - 뇌출혈 재발 검사, 수술 지연 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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