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초반인 A씨는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우측 고관절 골절상을 입고 수술한 뒤 K요양병원에 입원했는데요. 당시 환자 분은 배뇨장애가 있어 유치도뇨관을 삽입한 상태였고, 치매와 우울증, 식이량 저조 등의 증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환자는 K요양병원에 입원한 지 한 달 여 만에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되어 안타깝게도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가족들은 환자가 사망한 뒤 K요양병원의 의료상 과실로 인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는데요.
환자 보호자들은 소송 과정에서 요양병원을 잘못 선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입니다.
(1) 환자 보호자들은 K요양병원이 물리치료를 해 준다고 약속해 입원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1주일에 2번 물리치료를 한다는 설명과 달리 실제로는 핫팩 치료하는 게 고작이었다고 합니다.
(2) 환자는 혈뇨 증상이 있었지만 K요양병원은 소변검사, X-ray, CT 검사 등을 시행하지 않고 혈액검사만 한 뒤 급성신부전 진단을 내리고 수액과 영양제를 공급했습니다.
(3) 환자 보호자들은 환자가 전화를 걸어 K요양병원에 더 이상 있기 힘들다며 퇴원시켜 달라고 호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호자들이 서둘러 퇴원조치한 뒤 F병원으로 전원하고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환자가 끼고 있던 틀니에서 온갖 부패한 음식 찌꺼기가 끼어 있었고, 허리와 엉덩이에 심각한 욕창이 있었습니다. 결국 K요양병원은 환자에 대한 보호 조치, 영양관리, 욕창 등을 게을리 한 의료상 과실이 인정되어 3천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는데요.
이런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요양병원을 선택하기에 앞서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들이 있는데요.
요양병원 선택할 때 확인할 점
① 의사등급, 간호등급 확인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를 기준으로 의사등급을 1~4등급, 간호등급을 1~6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의사 1등급은 의사 1명이 돌보는 환자 수가 35명 이하(전문의 비율 50% 이상), 간호1등급은 간호사 1명이 돌보는 환자 수가 4.5명 미만일 부여됩니다. 의사, 간호사 1명이 돌보는 환자 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환자 입장에서는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입원할 요양병원을 고를 때 의사등급, 간호등급이 상위(1~2등급)인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요양병원 의사등급, 간호등급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 에 접속해 상단 병원‧약국 메뉴를 클릭한 뒤 세부 조건별 찾기에서 검색할 수 있다.
② 입원 적정성평가 등급 확인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의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입원 적정성평가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요양병원 적정성평가는 구조부문(△의사 1인당 환자 수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간호인력(간호사+간호조무사) 1인당 환자 수 △약사 재직일수율)과 진료부문(환자의 신체기능, 인지기능, 배설기능, 피부상태, 질환관리, 영양상태, 건강상태 등 의료서비스)을 평가하는데요.
심평원은 평가지표별 결과를 종합 점수화해 국민이 알기 쉽게 1~5등급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 이왕이면 적정성평가 등급이 우수한 1~2등급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게 좋겠죠.
요양병원 적정성평가 등급을 검색하려면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접속해 상단의 병원‧약국 메뉴를 클릭한 뒤 ‘병원평가정보’에서 ‘병원평가정보’에 들어가 확인하면 됩니다.
③ 병원 분위기 파악하기
요양병원을 방문해 입원상담 할 때 원무과 직원과 입원과 관련한 것만 상담하지 말고 병원을 둘러보면서 분위기를 파악해 보세요.
예컨대 직원들이 인사를 잘 하는지, 얼굴 표정이 밝은지, 물리치료실에서 재활치료를 하는 치료사와 환자가 서로 대화를 하면서 치료를 하는지, 병실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지, 청결한지 등을 살펴보면 병원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➃ 환자의 질환에 맞는 요양병원 선택
요양병원은 중점적으로 진료하는 분야가 있는데요. 거동이 불편하면서 치매나 파킨슨이 있어 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요양병원이 있는가 하면, 재활치료를 특화한 요양병원, 투석치료를 표방하는 요양병원, 암환자들이 주요 입원하는 요양병원 등 다양합니다.
앞에서 예시한 사례에서 보듯이 환자 보호자는 K요양병원이 재활치료를 중점적으로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환자를 입원시켰다가 큰 낭패를 봤습니다.
따라서 요양 목적으로 입원하는데 환자가 내과적인 질환이 있다면 해당 요양병원에 내과 의료진이 있는지, 만약 치매질환이 있다면 신경과 전문의가 있는지 확인해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한 요양병원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 재활을 목적으로 입원한다면 재활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의 의료진과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가 몇 명인지 물어보고 재활치료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 시설을 둘러본 뒤 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투석치료를 해야 한다면 신장내과 전문의가 상주하는지, 인공신장실에 경력직 간호사가 몇 명이나 근무하는지 등도 반드시 확인할 것을 추천합니다.
암요양을 위해 입원한다면 내과 전문의의 치료 경력을 확인하고, 비급여치료를 강요하는지, 비급여비용이 터무니없이 높은지, 식단이 어떤지, 치료 프로그램은 어떻게 짜여있는지 확인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2022.06.26 - [의료이야기] - 정부 평가 우수 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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