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주사 의료과실

정맥주사 후 괴사 근막염 발생 사건의 쟁점

의사는 업무의 성질에 비춰 위험 방지를 위해 최선의 주의를 기울여 치료해야 하고, 이런 주의의무 기준은 진료 당시의 의료수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장염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는 영아에게 정맥주사로 영양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수액이 피부로 유출되면서 화상과 괴사 근막염이 발생한 사안이다.

 

사건의 쟁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영아를 대상으로 정맥주사를 하는 과정에서 수액이 누출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와 경과관찰의무를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다.

 

 

정맥주사 수액 누출 사건의 개요

생후 3일 된 원고는 로타바이러스장염 등으로 피고 병원에 내원해 입원치료를 받게 되었다.

 

의료진은 원고가 입원한 당일 필수영양 공급 등 정맥치료를 위해 왼쪽 손등에 정맥주사를 삽입했다. 그런데 3일 뒤 정맥주사로 투여되던 수액이 피부로 유출되어 왼쪽 손등에 광범위하게 화학적 화상 및 괴사 근막염(이 사건 상해)이 발생했다.

 

근막염 부위 절개 후 세척술

원고는 그 뒤 5일간 피고 병원에서 장염 치료와 함께 화상 및 괴사 근막염 소독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퇴원한 당일 대학병원으로 전원되어 이 사건 상해 부위 절개, 세척술을 받은 뒤 입원치료를 받았다.

 

원고의 손해배상소송 제기

그러자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정맥주사를 투여하는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상해를 입게 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이에 대해 피고 병원은 원고에게 정맥주사를 삽입하고 이를 통한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고, 이 사건 상해는 불가항력적인 것으로서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에 과실이 있다는 원고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다음은 판결 요지를 정리한 것이다.

 

가. 원고의 구체적인 상황

원고는 피고 병원에 입원할 당시 생후 3일된 영아로서 성인에 비해 혈관이 가늘고 피부가 연약해 움직임 등으로 인해 주사 부위의 피부 벗겨짐, 궤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나. 영아 정맥 영양주사하는 의료진의 주의의무

(1) 당시 원고에게 투여된 정맥 영양수액은 고농도의 수액으로서 말초혈관 밖으로 유출되어 피하조직에 침윤될 경우 염증, 괴사 등을 일으킬 수 있다.

 

(2) 그러므로 피고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수액이 유출되지 않도록 정맥주사를 제대로 삽입하고, 이를 고정하며 삽입 이후에는 수시로 주사 부위 내지 수액투여 등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 수액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설령 위 수액이 유출되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피부가 괴사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다. 피고 병원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상해가 불가항력적이라거나 원고 측에 과실 내지 책임이 있고, 상해의 발생 경위 등에 비춰 피고의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의 연령, 건강상태 등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정맥주사치료에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이 사건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달리 이 사건 상해가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

 

(2) 당시 원고의 연령과 입원상태 등에 비춰 원고가 통상적인 움직임을 벗어나 과도하게 상해 부위를 움직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3) 이 사건 상해의 면적, 상태 등에 비춰 상해 당시 수액이 유출된 시간과 그 양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등에 비춰 상해 발생에 대해 원고나 그 보호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의 책임을 제한할 만한 사정도 발견할 수 없다.

 

라. 법원의 판단

피고 병원 의료진은 위에서 언급한 주의의무를 위반해 수액이 유출되어 원고에게 상해가 발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병원은 원고와 그 가족들에게 상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글 번호: 3150번

 

2022.08.01 - [안기자 의료판례] - 중심정맥관 삽입술 의료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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