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출혈 자궁경부암 검사에서 정상…1년 뒤 암 확진

산부인과의원이 질출혈과 어지럼증 증상이 발생한 환자의 자궁경부암을 의심해 자궁암검사를 한 결과 정상으로 판정했는데 1년 여 뒤 다른 병원에서 자궁경부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경우 산부인과의원은 어떤 잘못을 한 것일까?

 

자궁경부암 증상

자궁경부암은 질에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임상증상으로는 대부분 성교 후 경미한 질출혈이 가장 흔하다.

 

 

또 월경 간 출혈이나 폐경 후 출혈도 나타날 수 있다. 암이 진행하면서 출혈과 질 분비물이 증가하고 주변 장기를 침범하게 되면 배뇨곤란, 혈뇨, 직장출혈, 하지의 동통 및 부종, 체중감소 등을 동반하게 된다.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자궁경부암은 암 전단계를 거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해 예방 가능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 진단을 위한 선별검사방법으로는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Pap Smear), 자궁경부 액상 세포진검사 등이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 자궁경부 확대경 검사 등이 보조적으로 이용된다.

 

 

자궁경부 세포진검사의 위음성률은 20~50% 정도이고, 선별검사인 자궁경부 액상 세포진검사의 위음성률은 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검사로 자궁경부암이 의심되면 확진을 위해 조직생검, 즉 착공생검, 원추생검 등을 시행한다.

 

아래 예시한 사례는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환자가 1년 뒤 다른 병원에서 MRI 검사를 받은 결과 자궁경부암으로 확진된 사안이다.

 

선별검사에서 정상이었지만 자궁경부암 확진 사례

K는 3월 경부터 생리 후 간헐적으로 질출혈이 있고, 어지럽고 몸이 많이 피곤한 증상이 있자 4월 16일 C산부인과의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C산부인과 의사는 난소에서 약 4cm 크기의 난소낭종을 발견하고 한 달 후 내원해 추적검사를 받으라고 권유했다.

 

의사는 진료기록부에 ‘자궁내 경부암 의증’이라고 기재한 뒤 자궁경부 액상 세포진검사와 혈액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했다.

 

 

K는 4월 16일 혈액검사, 갑상선 호르몬 검사, 초음파검사에서 모두 정상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4월 18일 선별검사에서는 ‘이상 세포는 없지만 세포 수가 충분하지 않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follow-up 하시기 바란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의사는 4월 21일 K의 휴대전화로 ‘자궁암 검사 결과 정상입니다’라고 문자를 보냈고, 가다실 1, 2차 접종을 했으며, 7월 20일 자궁경부암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그런데 K는 다음 해 12월 6일 D병원에서 시행한 골반 MRI 검사에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아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받았다.

 

자궁경부암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책무

 

(1) 추적검사를 시행해야 할 의무

위에서 예시한 환자처럼 비록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에서 정상 판정이 났다고 하더라도 자궁내막에 출혈이 있는 등 자궁경부암 가능성이 있다면 의사로서는 추적검사를 검토해야 한다.

 

자궁내막 출혈은 자궁경부암의 가장 흔한 증상일 뿐만 아니라 선별검사에서 채취한 세포가 비록 정상이긴 하지만 세포수가 부족하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추적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궁경부 액상 세포진검사의 위음성률도 상당히 존재해 검사 결과와 달리 자궁경부암이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 충분한 설명의무

만약 의사가 환자에게 재검사를 실시하거나 조직생검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의사로서는 일반인인 환자에게 선별검사의 한계, 자궁경부암일 가능성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추적검사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확실하게 주지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자궁경부암이 의심된다는 점과 선별검사의 한계성을 설명하지 않은 채 만연히 3개월 후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는데 그친다면 환자로 하여금 자궁경부암에 걸리지 않았다는 신뢰를 가지게 할 수도 있다.

 

자궁경부암이 의심되는 환자가 추적검사를 받기로 한 날짜에 내원하지 않았다면 의료기관은 어떻게 해야 할까?

 

위 사안에 대해 법원은 "해당 의료기관은 환자가 내원해야 할 무렵이나 그 직후 전화나 문자로라도 이를 알려야 함에도 이와 같은 조치조차도 하지 않은 것은 결국 환자로 하여금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해 예후가 좋은 시기에 수술을 받을 기회를 놓치게 한 진료상의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자궁경부암이 의심된다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자궁경부암은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조기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뿐만 아니라 자궁경부암이더라도 1기에 수술하면 5년 생존율이 약 90% 이상이어서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암이 진행되면서 출혈 증가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만큼 자궁경부암 증상이 발생하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 검사 결과 정상 판정을 받더라도 출혈 증상 등이 계속되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추가적인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아울러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자궁경부암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해 사전에 대응방법을 숙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2021.07.04 - [안기자 의료판례] - 자궁경부암 표준치료와 설명의무

자궁경부암 표준치료와 설명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