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당 위험신호 '경련' 방치해 뇌손상 초래

저혈당 단계별 증상

저혈당은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가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 혈당이 70mg/dl 이하로 떨어지면 1단계로 배고픔, 흥분,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심한 피로감, 시력이상, 두통 등이 발생하고 혈당이 20mg/dl로 심각한 저혈당이 되면 경련, 의식 저하에 이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도 있으며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아래 예시한 사건은 뇌출혈이 발생해 기면상태이면서 언어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경련 증상이 발생한데 이어 통증에 반응이 약해져 상급병원으로 전원해 검사한 결과 저혈당으로 인한 뇌손상으로 진단된 사안이다.

 

 

경련 발생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의무

입원환자가 갑자기 경련과 같은 저혈당 증세를 보일 경우 의사는 경련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신속하게 혈당검사, 혈액검사 등을 실시하고, 저혈당으로 확인될 경우 포도당을 정맥주사하는 등의 처치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환자의 경과를 관찰하고, 처치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상급병원으로 전원조치하는 등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 

 

 

뇌출혈 환자, 저혈당 뇌손상 발생 사건

환자는 쓰러진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에서 뇌교 뇌출혈 진단을 받고 K병원으로 전원 되었다.

 

당시 환자의 상태는 기면, 의사소통 일부 가능, 보행 불가능, 일상생활동작 상태 스스로 불가능, 묻는 말에만 고갯짓으로 표현하고, 눈 맞춤 가능한 인지상태, 콧줄로 영양분 공급, 기타 자가호흡 안정적이었다.

 

환자는 한 달 뒤 E병원으로 전원해 타인의 부축을 받고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그런데 E병원으로 전원온 지 5일 뒤 오후 9시 50분 경 수면 중 두 눈을 깜빡거리며 왼쪽 팔다리를 불수의적으로 떠는 경련 증상을 보였고, 동공반사가 미미하게 나타났다.

 

E병원 의료진은 환자에게 5% 포도당생리식염수, 디아제팜을 투여하고, 산소를 공급한 뒤 심전도 모니터링을 연결해 활력징후를 관찰하였다.

 

환자는 다음 날 오전 8시경까지 기면상태에 있었고, 9시 15분경에도 기면상태로 통증에 느리고 약하게 반응하였다.

 

E병원은 상급병원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하고 G병원 응급실로 전원하였다.

 

G병원은 환자가 이송 온 직후 혈당검사를 시행했는데 혈당 수치가 3mg/dl로 매우 심한 저혈당이 확인되었다.

 

의료진은 9시 50분 경 환자에게 50% 포도당 수액을 정맥주사로 투여하였고, 환자는 포도당 수액 투여 직후 혈당이 216mg/dl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오전 10시 10분 경 76mg/dl로 정상범위 수치를 유지하였다.

 

G병원은 환자에 대한 뇌 MRI 검사를 시행해 ‘저혈당에 의한 백질 손상’으로 판단하고, 환자에 대해 저혈당으로 인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진단하였다.

 

그 뒤 환자는 뇌손상으로 인해 무의식, 전신마비, 기관절개를 통한 호흡, 콧줄을 통한 영양 공급, 도뇨관을 통해 소변을 배출하는 상태가 되었다.

 

 

환자 측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그러자 환자 측은 “E병원이 환자의 경련에 대한 원인을 찾기 위한 혈당검사 등을 소홀히 하고 뒤늦게 상급병원으로 전원한 과실이 있다”면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E병원의 과실을 인정해 환자 측에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음은 판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법원은 "환자는 오후 9시 50분 경 경련을 일으킨 뒤 다음 날 오전 9시 30분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는데, 이런 경우 의료기관은 경련의 원인을 찾기 위한 혈당검사, 혈액검사 등을 시행할 의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은 혈당검사 등을 시행했음에도 환자의 의식저하 및 경련의 원인을 찾기 어렵다면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전원해야 할 주의의무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병원 의료진은 경련의 원인을 찾기 위한 혈당검사 등을 소홀히 했고, 12시간이 경과한 이후에서야 환자를 G병원 응급실로 전원한 과실이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법원은 "환자는 E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인해 저혈당에 의한 뇌손상을 입고, 그로 인해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전신상태가 악화되었다"면서 "E병원은 환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글 번호: 5227991번

 

 

2022.12.22 - [안기자 의료판례] - 저혈당, 고혈당 증상과 의사의 진료과정 의무

저혈당, 고혈당 증상과 의사의 진료과정 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