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근육통 증상 검사 지연해 췌장염 악화

췌장염 증상 진단검사 지연해 상태 악화

의사는 발열이나 구토,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내원한 경우 발열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검사 등 필요한 검사를 해야 한다.

 

또 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고, 여러 사정상 혈액검사, CT 검사 등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신속하게 상급병원으로 전원해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아래 사안은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세 차례 입원 치료를 했지만 진단 검사를 하지 않아 급성 췌장염을 악화시킨 사례다.

 

발열 등 급성 췌장염 증상 있었지만 진단 지연

A는 8월 17일 발열, 근육통 증상으로 F 의원에 내원했다가 입원했고, 전신성 홍반 루푸스(SLE) 진단을 받은 후 스테로이드 투여 등의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다.

 

루푸스는 전신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췌장염 진단 지연 사건

 

환자는 11월 4일 고열, 근육통 증상이 다시 발현하자 F 의원에 입원해 루푸스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그런데 12월 22일 다시 같은 증상으로 입원해 수액, 해열진통제, 항생제, 스테로이드 투여 등의 치료를 받았다.

 

F 의원 의사는 12월 23일 환자가 구토,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하자 소화성 궤양 치료제 판타졸을 투약한 뒤 폐, 복부 방사선 촬영을 잇 따라 실시했다. 그런데 검사 결과 오른쪽 하복부 가스 이외에 특별한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환자는 12월 24일 새벽 복부 통증을 호소한 뒤 증상이 심해지고, 5차례 구토를 하는 등 상태가 악화되자 오후 5시경 G 병원으로 전원 되었다.

 

G 병원은 복부 CT 검사를 실시해 급성 췌장염으로 진단하고, 금식과 함께 수액 치료, 약 투여 등의 치료를 시행했다.

 

하지만 다음 날 복부 팽만, 복통, 호흡 곤란 증상이 심해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F 의원 상대 손해배상 소송

그러자 환자 측은 F 의원이 급성 췌장염 진단을 지연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환자 측은 “F 의원이 발열에 대한 원인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를 하지 않은 채 항생제, 진통제, 해열제만 투여했고, 입원한 날부터 복부 통증을 호소했음에도 대면 진료나 혈액검사를 하지 않아 급성 췌장암 진단을 지연했다”라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F 의원의 과실을 인정하고, 환자에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음은 법원 판결 이유를 정리한 것이다.

 

(1) 환자의 상태

환자는 발열, 근육통 증상으로 세 번 입원했고, 입원할 당시에도 이미 고열이 2주가량 지속되고 있던 상태였다.

 

환자는 세 번째 입원한 다음 날 구토,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환자 주장, 법원 판결

 

(2) 의사의 처치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열 증상이 있었다면 의사로서는 감별 검사를 통해 발열의 원인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F 의원 의사는 세 번째 입원한 12월 22일 발열의 원인을 감별하기 위한 혈액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항생제와 해열진통제 등만 투여했다.

 

또 F 의원 의사는 환자가 구토, 소화 불량 등의 증상에 대해 판타졸을 투여하고 방사선 촬영만 했을 뿐 혈액검사나 복부 CT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

 

법원은 “환자가 입원했던 시기가 연휴여서 응급 혈액검사나 CT 촬영을 할 수 없었다면 이런 검사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신속하게 전원 시키는 등의 조치를 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3) F 의원 진료기록을 감정한 의사의 의견

감정의는 “환자가 호소한 소화기 증상의 감별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 요검사 등이 필요하며, 적어도 흉부 및 복부의 단순 영상의학 검사 등을 시행해 감별 진단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회신했다.

 

또 감정의는 “의료진이 스테로이드를 투약 중인 환자에게 발열의 원인을 알기 위해 필요한 급성 염증의 기본 검사 없이 항생제, 수액, 스테로이드, 진정제 등을 투여한 것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고, 환자가 처음 발열로 방문했을 때부터 응급 상황으로 생각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감정의는 “루푸스 발열의 원인 감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검사를 시행하거나 검사가 불가능하다면 상급병원으로 전원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4) 법원의 결론

법원은 “F 의원은 환자의 입원 및 치료 과정에서 발열, 복부 통증 등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 등을 시행해 급성 췌장염을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 급성 췌장염 악화 등의 위험에 대처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로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라고 결론 내렸다.

 

글 번호: 107914번. 급성 췌장염 진단 지연 사건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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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1 - [안기자 의료판례] - 췌장암 수술 후 췌장루 진단, 치료 못한 과실

췌장암 수술 후 췌장루 진단, 치료 못한 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