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음부 질염 악화와 의사 과실 판단

외음부 질염 악화되어 괴사 발생했다면

아래 사안은 외음염으로 항생제 등을 치료했지만 호전되지 않고, 당뇨, 산증 등으로 증상이 악화된 사례다.

사건의 쟁점은 환자의 외음부 상태가 중증 감염으로 악화된 상황에서 의료진이 응급 수술을 하지 않은 것이 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E는 4월 6일 외음부에서 염증이나 종양 등으로 부어오르는 종창과 통증이 지속되자 D 병원에 내원해 산부인과 외래 진료를 받았다.

의사는 골반검사 등을 진행한 후 상세불명의 외음염으로 진단하고, 항생제, 스테로이드 크림, 소염진통제 등을 처방하고 4주 후에 다시 내원할 것을 권고했다.

E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4월 10일 다시 내원했고, 의사는 질 분비물 검사 등을 거쳐 외음부 종창 부기와 발적에 대해 항균제, 소화제 등을 처방한 뒤 좌욕을 하라고 지시했다.

의사는 환자의 병변이 호전되지 않자 정맥 내 항생제 치료 등을 위해 입원하도록 했다.

당시 담당 의사는 환자가 기존에 복용하던 당뇨약 등의 복용을 허용하고, 제4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균제인 맥스핌주를 투여했다.

환자는 4월 21일 왼쪽 허벅지, 복부, 가슴 부위에서 두드러기 양상이 관찰되고, 혈당검사 결과 혈압이 높게 나타났다. 22일에는 체온이 38.1도로 측정된 이후 미열이 지속되었다.

또 24일에는 병변이 외음부에서 치골 상부 쪽으로 넓어져 발적, 부종, 열감, 덩어리 양상으로 악화되었다. 이에 담당 의사는 환자에게 금식 조치를 하고, 생리식염수와 조영제에 의한 신장 손상을 억제하는 뮤테란을 투여했다.

같은 날 촬영된 CT 영상 판독에서는 대음순, 소음순, 음핵, 질구, 하복부 피하지방 부종, 침윤 소견이 있어 외음부염 의증, 장간막염 의증, 십이지장 벽 비후 및 점막 부종 소견이 있어 십이지장염 의증으로 진단되었다.

환자는 26일 동맥혈가스분석검사 결과 산증(산성도 7.08), 혈당 검사 결과 저혈당 증상이 나타났고, 의식 기면 상태가 되었다.

의료진은 환자를 중환자실로 전실하고, 대사성 산증 교정을 위해 탄산수소나트륨주, 알부민,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의 조치를 했지만 심정지가 발생해 사망하고 말았다.

그러자 환자 보호자인 원고들은 D 병원이 중증 감염상태에 있는 환자에 대한 치료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CT 검사 결과 환자의 외음부 상태가 중증 감염된 것으로 진단했다면 즉시 응급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했어야 함에도 의료진이 별다른 효과가 없는 항생제만 지속적으로 투여했을 뿐 적극적인 수술이나 배액술을 시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D 병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은 법원의 판단 이유를 정리한 것이다.

회음부 괴저(괴사로 인해 환부가 탈락 또는 부패하는 것)는 회음부에 생긴 염증이나 고름집 등이 점차 악화되어 병변 주위의 지방조직 및 연조직, 근육 층까지 괴사시키며 침범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항생제와 보존적 치료를 유지하며 병변이 호전되지 않거나 심해지면 광범위한 괴사 병변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이나 배액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환자가 입원한 직후부터 항생제를 투여했고, 병변이 악화되고, 발열 증상이 지속되자 회음부 괴저 등의 응급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CT 검사를 시행했으며, 25일부터 발열에 대해 경험적 항균제인 세파졸린을 투여했다"라고 판단했다.

또 법원은 CT 검사 결과 외음부염 의증, 장간막염 의증, 십이지장염 의증 진단이 있기는 했지만 응급수술을 필요로 하는 감염 등 응급 상황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CT 검사 결과 회음부 괴저를 시사하는 직접적인 소견은 없었고, 당시 감염 상태가 중증에 해당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수술 치료를 시행해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환자에 대한 부검 결과를 감정한 의사는 “외음부 피하조직에서 광범위한 괴사 및 심한 염증 소견을 보였다”라는 병리 소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소속 감정의사는 “환자의 기저 질환인 당뇨로 인해 상처 치유가 지연되고, 급성 신부전으로 인해 전신 상태 악화로 병변이 악화되면서 외음부 괴사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원은 “CT 검사 이후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급성 신부전, 대사성 산증 등으로 환자의 전신 상태가 악화되면서 외음부염이 급속하게 괴사로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법원은 “위와 같은 급성 신부전, 대사성 산증 등으로 환자의 상태가 급속히 나빠지는 시점에서 병변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적 치료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이런 사정을 종합해 의료진에게 중증 감염 상태에 있는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글 번호: 5124242번. 외음부 질염 악화 사건의 판결문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설명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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