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중 과다출혈 초래, 전화처방만 한 당직의사의 과실

자궁절제술 도중 난소동맥 완전 결찰 못해 과다 출혈, 저혈압 소견 불구 당직의가 전화 처방만 한 과실.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일부 승소, 2심 원고 일부 승소

사건의 개요
환자는 질출혈 및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면서 피고 병원에 내원해 자궁근종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위해 입원하였다.

 

피고 의사는 부분적 복부자궁절제술 및 양측 난소난관절제술을 시행한 뒤 15:10경 회복실에서 경과를 관찰하였다.

 

그런데 22:55경 어지러움, 가슴답답 증상을 호소하였으며, 얼굴이 창백하였고, 소변배액량이 불량하였다. 이에 의료진은 혈장대용제인 펜타스판, 포도당액을 주입하고 하지를 거상시킨 뒤 활력징후와 상태 변화를 확인하였다.

 

환자는 다음 날 00:20경 의식이 저하되어 기면상태가 되고, 산소포화도가 저하되는 등 상태가 계속되자 인공기도삽관 및 앰부배깅, 에피네프린 및 아트로핀,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했으며 수술부위 출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복식초음파 및 질식초음파를 시행했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계속 하면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했고, 개복수술을 위해 또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과정에서 사망하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을 자궁절제술 후 발생한 다량의 배안 복막강출혈이고, 이로 인해 순환혈액량감소 쇼크에 빠져 혈압저하 및 신장부전 상태로 진행되었고, 비가역적으로 사망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하였다.

 

2심 법원의 판단
환자는 수술 당시 자궁근종 혹은 자궁 표면 일부와 직장 또는 장관 사이에 유착이 존재했으므로 자궁절제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유착박리술을 시행해야 하지만 당시 수술기록지상 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전혀 기재돼 있지 않다.

 

의료진은 원고의 자궁을 직장 등 주위 유착조직에서 박리함에 있어 사전에 직장 등 장기 손상 및 그로 인한 출혈에 대비한 만반의 조치를 취한 후 조심스럽게 박리해야 한다.

 

또한 자궁절제술을 시행함에 있어 난소동맥의 결찰부위가 풀릴 위험성 및 유착부위의 출혈 가능성에 대비해 더욱 주의를 기울여 혈관을 결찰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 병원은 만연히 원고의 자궁을 박리하다가 그에 유착된 원고의 직장 앞쪽에 손상을 가했고, 난소동맥 등의 혈관을 완전하게 결찰하지 못해 과다출혈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

 

경과관찰 해태로 인한 응급처치 및 전원 지연
피고 병원 의료진은 수술 당시 자궁과 장의 유착, 수술 이후 혈압저하 등의 상태로 보아 출혈 합병증의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수술 이후 과다출혈로 인한 이상증상 발생 여부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고, 실제로 이상증상이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과다출혈을 진단하고 적절한 처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과다출혈로 인한 심각한 저혈압 소견이 나타난 상황에서 주치의나 당직의의 적극적인 치료 없이 당직의의 전화 처방에 따른 조치만 취하였다.

 

아울러 환자가 과다출혈로 인한 저혈류량성 쇼크 상태에 빠진 이후에야 당직의가 직접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분만실로 옮겼으며, 그로부터 약 1시간이 경과한 시점에서 심폐소생술, 초음파검사를 시행하였다.

 

그리고 뒤늦게 타병원으로 전원해 응급 혈관색전술을 받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는 환자의 과다출혈을 신속히 감지하지 못하고 신속하고 적절하게 치료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한 과실이 있다.

 

판례번호: 1심 26394번, 2심 200494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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