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기능 이상 환자 무리하게 맹장수술해 대변매복증, 급성 간부전

간기능 이상 환자 무리하게 충수절제술(맹장수술)해 대변매복증, 급성 간부전 사망.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일부 승

 

사건의 개요

원고 황OO는 딸이 머리 아픈 증상을 보이자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고, 단순 복부 방사선검사, 이학적 검사로 1차적인 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하복부 압통 및 반사통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급성 충수돌기염이 있는 것으로 일응 판단했다.

피고는 원고 황00에게 충수돌기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음을 알리고, 환자에게 수액, 항생제를 투여하고 글리세린 관장을 시행했다.

피고는 환자에게 CT 검사를 시행했지만 급성충수염이 확진되지는 않았으며, 또한 피고는 충수가 천공되지 않은 상태임을 확인했다.

 

또 이학적 검사와 CT 검사를 바탕으로 급성 충수돌기염으로 인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 다음 충수돌기 절제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피고는 환자를 전신마취하고 복부를 개복한 후 망아의 충수돌기를 절제하는 충수돌기절제술을 시행했고, 수술 당시 충수에 염증이 발생한 상태는 아니었으며, 충수에 대변이 들어 찬 대변매복증을 보이고 있었다.

fecal impaction

대변메막힘, 분변매복, 대변매복, 숙변(宿便), 분변막힘. 딱딱한 분변(糞便)이 직장 혹은 S상결장에 정체 또는 축적되어 있는 것.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우주 의학사전)

환자는 이 사건 수술 이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기면상태가 되었고 통증자극에는 미약하게 반응을 하지만 더 이상의 의식회복은 보이지 않아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빌리루빈수치는 12.5mg/dL, PTT는 46초, 알카리성 포스파타제 수치는 2239IU/L로 측정됐고, 다음날 새벽 호흡곤란을 일으키자 대학병원으로 전원조치했지만 사망했다.

원고들 주장

환자가 피고 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두통, 발열, 구토 등의 각종 증상은 주로 간 기능 이상에 의한 것이었으며, 여기에 단순히 대변매복증이 병발한 상태였다.

그런데 피고는 만연하게 각종 증상이 수술이 시급한 급성충수염에 의한 것으로 오진한 다음 이 사건 수술을 시행했고, 그 결과 이미 간 기능 이상에 빠져있던 환자의 간이 더욱 악화되어 급기야 전격성 간부전으로 발전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이 사건 수술 전에 피고는 혈액검사를 통해 간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인지했으므로 피고는 만연하게 급성충수염에 의한 것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간에 전문성이 있는 내과 전문의에게 협진을 의뢰하는 등의 신중한 진단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법원 판단

환자는 간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대변매복증이 병발해 피고 병원에 내진했다가 이 사건 수술 이후 간 기능의 이상이 회복되지 않고 계속 악화돼 결국 급성 간부전으로 발전해 결국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는 환자의 혈액검사 결과 간기능의 이상을 의심할만한 수치가 확인되었고, 피고 병원에 내원하기 전에 병원을 두 차례나 경유했다. 

그러므로, 간기능 이상이 발생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최소한 피고 병원에 내원하기 전에 복용한 약물이 무엇인지 여부를 확인했어야 할 터임에도 이러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피고는 환자에게 발생한 간기능 이상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충수절제술을 감당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간기능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적인 검사조차 시행하지 않은 채 자신의 임상적인 경험만을 과신한 채 충수절제술을 감행했다.

급성충수염은 염증조차 발생되지 않은 극히 초기의 상태에 불과해 급박하게 충수돌기절제술을 시행할 정도가 아니었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판단이 잘못임이 명백하다.

판례번호: 1심 1887(2011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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