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관해에 이른 백혈병환자 척수천자, 메토트렉세이트 주입 후 패혈증 쇼크로 사망

(백혈병환자 사망)

 

손해배상
1심 원고 패, 2심 원고 일부 승, 대법원 파기환송, 2심 항소 기각

피고 병원 의료진은 환자에 대해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예후 중간군으로 판정한 후 관해 도입 치료를 시작해 완전관해에 이르렀다.

이에 피고 병원 의료진은 관해유지 치료를 위해 환자에 대해 척수천자를 시행해 뇌척수액검사를 하는 한편 환자의 척수강 내로 메토트렉세이트(MTX)를 주입한 사실, 피고 병원 의사 G는 척수천자를 시행할 때 한 번에 끝내지 못하고 주사바늘을 3~4번 정도 삽입한 사실이 있다.

또 척수천자 시행 및 척수강 내 MTX 주입후 환자가 3~4시간 정도 안정을 취한 후 귀가할 때 G는 침습 부위 상태를 점검해 척수액의 누출 여부나 지혈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이와 함께 환자가 척수천자 시행 이후 고열을 동반한 신경마비 증세를 보였고, 척수천자 시행후 침습 부위에 압박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척수액이 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로 인해 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사실, 환자는 신체 마비를 일으킨 후 장기간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패혈증에 의한 쇼크로 사망했다.

이에 원심(2심 법원)은 환자에게 척수천자 직후 발생한 고열과 신경·신체 마비 증상 및 그 이후 장기간의 치료에도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은 G가 척수천자를 시행함에 있어서 여러 번 주사바늘을 삽입한데다가 그 침습 부위에 대한 압박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로 인해 알 수 없는 병균에 감염된 결과로 발현된 신경마비 증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
척수천자 시술에서 주사바늘을 한 번에 삽입하지 못했다고 해서 이를 두고 바로 어떠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에게 척수천자 및 척수강 내 MTX주입을 시행한 후 3~4시간 누워서 안정을 취하게 하는 한편 이후 뇌척수액 누출을 의심할 만한 별다른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환자를 특별한 조치 없이 귀가하도록 한 게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나아가 무균성 뇌막염은 MTX에 의한 다양한 신경증상 중 하나에 불과하므로 무균성 뇌염의 가능성이 배제된다는 이유로 MTX에 의한 신경독성 가능성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다.

백혈병에 의한 면역력의 저하 등 의료상의 과실 이외에 환자의 사망을 초래할 다른 원인이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MTX에 의해 척수 및 뇌에 신경독성이 발생한 경우의 임상 경과와 뇌척수액에 병균이 감염된 경우 임상경과 등을 심리해 환자의 임상 결과가 의료상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을 담보할 사정이 있는지를 판단해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척수천자를 시행함에 있어서 여러 번 주사바늘을 삽입한데다가 그 침습 부위에 대한 압박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과실로 인해 알 수 없는 병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의료행위에서 주의의무 판단기준, 의료행위의 재량성 및 의료소송에서 입증책임의 분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원심 법원에 환송한다.

판례번호: 대법원 5081번(2008다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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