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발열, 기침 등을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를 인플루엔자로 판단해 뇌수막염, 뇌염 진단을 지체해 정신지체, 간질, 언어기능 장애 초래.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일부 승
사건의 개요
원고는 두통, 발열, 기침 등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에 내원했고, 피고 의사 F는 해열제와 항생제를 처방한 후 귀가시켰다.
원고는 다음날 다시 두통, 고열, 구토 등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에 내원했고, 피고 병원 의료진은 편도염으로 진단하고 원고를 입원시켰다.
원고는 입원후 두통과 온몸의 불편함, 기침, 오한, 구토, 배뇨곤란, 헛소리, 비틀거리며 걸음 등의 증상으로 보였다.
피고 F는 인플루엔자 B와 편도선 염증이라고 진단하고, 타미플루와 유나신 등의 약제를 처방했다.
하지만 원고가 입원한 후에도 계속 두통을 호소하고 배뇨곤란을 겪으면서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비틀거리며 걷는 등 이상 증상을 보였다.
피고 F는 탈수 및 영양부족으로 판단하고 원고에게 수액과 영양제를 처방했다.
이에 원고의 보호자는 스스로 원고를 피고 병원에서 H병원으로 전원시켰고, H병원 의료진은 뇌수막염, 폐결핵, 폐렴으로 진단한 후 바로 00대병원으로 전원시켰다.
현재 원고는 뇌염의 후유증으로 간헐적인 간질 발작, 인지 및 언어기능 이상, 전체 지능지수 42의 중등도 정신지체, 근력저하 등의 장해를 가지게 되었다.
뇌염[encephalitis ]
뇌 실질의 염증성 질환. 뇌염이란 뇌 실질의 염증성 질환을 총칭하는 말로서 뇌를 싸고 있는 뇌수막에 생기는 염증(뇌수막염)과는 다른 질환이다. 뇌수막염과 뇌염이 함께 있는 경우는 이를 수막뇌염이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서울대병원 의학정보)
원고들의 주장
원고가 피고 병원에 입원한 후 두통, 구토, 걸음걸이 이상, 배뇨곤란 등 뇌염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였음에도, 피고는 뇌염에 대한 고려 없이 독감이라고 단정적으로 진단하여 그에 따른 치료만 함으로써 증상을 악화시켰다.
피고 병원이 뇌염 및 뇌수막염 진단을 위하여 뇌척수액 검사를 할 수 없었다면, 원고를 신속히 뇌척수액 검사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켰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원고의 증상을 악화시켰다.
피고들의 주장
원고가 피고 병원에 입원하였을 당시 신종플루 또는 독감의 증세를 나타내었기 때문에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이에 대한 진찰 및 치료를 한 것이다.
이러한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의료행위는 현재의 의학 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도 적절한 행위였다.
법원의 판단
피고 병원에 내원하였다가 그 다음날 입원한 이후 상급병원으로 전원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였으나 피고는 인플루엔자 B와 편도선 염증으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약제만 처방했다.
원고가 배뇨곤란, 걸음걸이 이상, 헛소리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음에도 피고가 수액 및 영양제를 처방하고 뇌염에 대한 검사나 전원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원고가 피고에게 뇌수막염의 가능성에 대하여 문의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증상의 발현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경과관찰만을 제안하였다.
소아에게 두통,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뇌에 염증이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진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아가 걸음걸이 이상, 배뇨곤란 등 신경학적 이상을 보일 경우에는 반드시 뇌염, 뇌수막염 등 뇌에 염증이 발생할 경우를 염두에 두고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 뇌척수액 검사 등을 실시하거나 실시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피고 병원의 간호사가 원고에게 전원을 권유할 정도로 당시 원고의 증상이 악화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뇌수막염이나 뇌염의 경우 가능한 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사망률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피고 의료진 스스로도 퇴원요약지(DISCHARGE SUMMARY)에 뇌수막염이 의심된다고 기재하여 원고의 증세가 뇌의 염증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런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의 증상을 확인한 후 뇌염 등 뇌 부위의 염증으로 인한 병변의 가능성을 의심하여 CT, MRI, 뇌척수액 검사 등을 실시하거나 또는 이를 실시할 수 있는 병원으로 신속히 전원시켜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례번호: 1심 2288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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