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병 환자를 격리, 강박치료해 혈전증 초래

 

정신분열병환자에 대한 강박치료와 폐동맥혈전색전증

 

사건: 손해배상

판결: 1심 원고 일부 승, 2심 원고 일부 승

 

사건의 개요

망인은 정신분열병이 재발하여 클로자핀 투여량을 증량하였음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 증상이 개선되지 아니하자 피고 병원에 재입원하였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에 대하여 면담치료, 약물치료를 실시하는 한편, 주치의의 판단 아래 2~4 포인트 강박치료를 실시하였다.

 

망인은 사고 당일 화장실에 다녀온 후 여자 간호사에게 ‘남자에요? 여자에요? 남자인 거 같은데 무서워요’라고 말하였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이 점심을 먹지 않고 수면을 취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의료진은 12:45경 망인의 병실에서 '쿵' 소리가 나서 달려가서 보았는데, 망인이 혈압기 앞쪽에 엎어진 상태로 쓰러져 있었으나, 외상은 없었다.

 

망인은 12:50경 눈을 크게 뜨고 소리를 지르며 숨을 몰아쉬었고, 간호사의 손짓에 눈을 깜빡이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의식이 없었다.

 

이에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에게 수액을 투여하고, 산소를 공급하면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서 상급병원으로 전원했지만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망인의 사인은 '폐동맥혈전색전증'으로 판명되었다

 

폐동맥혈전색전증

색전(emboli)에 의하여 폐동맥의 순환이 폐쇄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색전의 약 95%는 하퇴정맥, 대퇴정맥 및 장골정맥 등 하지의 심부정맥(deep vein)에서 형성된 혈전에 의하는데, 심부정맥 혈전이 혈관 벽에서 떨어지면 우심실을 거쳐 폐동맥계로 들어가 혈관을 폐쇄하게 된다.

 

심부정맥 혈전이 발생하면 다리의 통증 및 부종이 있을 수 있고 피부색이 붉게 변하기도 하며 만지거나 누르면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법원의 판단

망인의 사인인 폐동맥혈전색전증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에게 격리 및 강박 지침을 위반하여 강박치료를 실시한데 따른 것이다. 

 

또 혈전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추가적인 예방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에 따라 심부정맥 혈전이 유발되었다.

 

나아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사고 당일 망인에 대한 신체검진을 소홀히 한 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망인에게 재차 강박을 실시하는 등 이상증상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여 위 심부정맥 혈전이 폐동맥계로 들어가 혈관을 폐쇄함으로써 초래된 것이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에 대하여 강박을 실시하기 전후 망인 또는 망인의 보호자에게 강박치료 실시 여부 및 그 사유, 방법, 부작용 등에 관하여 설명의무를 다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병원 의료진은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망인 내지는 망인의 보호자로 하여금 강박치료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 잘못이 있다.

 

판례번호: 1심 26642번, 2심 201500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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